청주·천안 미분양 5594세대…충남 서천 장항·충북 진천·증평 등 中도시 ‘틈새’
  • 충청지역에 아파트 분양시장이 침체국면에 들어간 가운데 시공사들이 틈새시장인 중소도시를 타킷으로 분양에 나서고 있다. 사진은 충남 서천군 ‘장항 이테크 더리브’ 조감도. ⓒ이테크 건설
    ▲ 충청지역에 아파트 분양시장이 침체국면에 들어간 가운데 시공사들이 틈새시장인 중소도시를 타킷으로 분양에 나서고 있다. 사진은 충남 서천군 ‘장항 이테크 더리브’ 조감도. ⓒ이테크 건설

    충청권 아파트 분양시장이 침체국면으로 빠져들고 있다.

    결론적으로 충청권 아파트 시장은 세종시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아파트 분양시장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30일 부동산 관계자 및 행정기관 공동주택 담당자 등에 따르면 충청권 아파트 시장 침체는 최근 몇 년 간 아파트 공급 물량이 쏟아진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또한 정부가 불법적인 아파트 투기수요를 차단하고 실수요자들에게 그 기회를 돌리기 위한 억제정책도 부동산 침체원인을 불러왔다는 것이 부동산 업계의 평가다.

    올해 하반기 국내 아파트 분양물량은 다소 유동적이기는 하지만 49만9000가구 정도로 전망된다. 이는 지난해 35만5000가구 보다 17만 세대가 많은 물량이다.

    충남지역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아산 탕정에 삼성디플레이가 들어서면서 아파트 분양이 쇄도했으나 최근 천안·아산지역에 미분양이 쌓여 가고 있다.

    문제는 이 지역의 아파트 분양이 살아날 여지가 적다는 것이다. 개발호재가 없기 때문에 올해 하반기에도 침체국면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충남도청 건축허가 담당 한 주무관은 “충남지역의 아파트 공급자체가 많은 데다 최근에도 공급이 이어지고 있어 시장상황은 올해 상반기와 같다”면서 “지방 시장의 가격 하락은 공급이 많은 탓”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2016부터 3년간 20만가구가 매년 공급되고 있는 충남지역은 공급부담이 적잖게 작용하고 있지만 지역을 기반으로 한 시장이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또 “특히 최근 시장의 분위기는 올해 추가로 아파트를 짓겠다고 한 곳은 없고 사업자체를 뒤로 미루고 있다”고 설명했다.

    천안시 건축과 신영호 주무관은 “지난 4월 말 기준으로 미분양 세대수는 3516세대다. 그 중에서 가장 미분양이 많은 곳이 두정동 효성 헬링턴 1289세다. 분양을 지속하고 있지만 수요가 없어 이같은 현상이 지속되고 있는데 준공이 2020년 4월이어서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다.

    최근까지 분양이 성공적으로 이뤄졌던 세종지역의 분양시장도 일시에 많은 아파트 분양이 몰리다보니 가격이 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114 리서치 한 관계자는 뉴데일리와 전화통화에서 “세종시는 10% 정도 아파트 가격이 올랐기 때문에 피로감 등을 감안하면 하반기 상승폭은 둔화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 관계자는 “세종과 충남지역은 공급부담이 적잖게 작용하고 있고 분양을 많이 했기 때문에 한템포 쉬어갈 것”이라며 “건설사 등이 택지개발 쪽으로 눈을 돌리고 분양이 보다 잘되는 곳으로 선택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청주시 안전도시주택국 장휘영 공동주택 담당 주무관은 “충북 청주지역에 아파트 미분양은 지난 4월말 기준으로 2078세대에 이르고 있으며 하반기에는 착공 예정인 아파트가 1~2곳에 불과하다”면서 “아파트 분양이 이어지면서 미분양세대가 증가 추세에 있고 아파트 가격도 하락했다”고 전했다.

    한편 청주 오송 A아파트의 경우 분양에서 임대로 전환하기도 했다.

    충청권 아파트 시장이 침체되고 있는 가운데 분양시장 트렌드가 변화하고 있다.

    아파트 건설사들이 인구 10만명 미만의 작은 중소도시를 눈여겨 보고 있어서다.

    최근 충남 서천군은 충남에서도 작은 지역이자 오지로 불리는 지역이다. 그런데 최근 서천군 장항읍에 첨단산업과 주거·상업·교육·공공시설 등이 입주한 장항국가산업단지(2만 75만 4954㎡)개발사업으로 부동산 시장이 꿈틀거리고 있다.

    아파트 분양시장이 침체국면으로 빠져들면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시행사들이 대도시 및 중소도시에 비해 아파트 분양이 비교적 뜸한 군소도시에 주목하고 있는 것이다.

    대부분 이들지역은 아파트가 지어진지 오래됐고 낡기 때문에 새로운 디자인의 아파트가 들어서면 분양이 용이하기 때문에 수요가 있기 마련이다.

    장항읍은 지난 18년 동안 신규 공급된 물량이 169가구에 그친 지역이라는 점이 건설사들이 ‘틈새’를 찾게 된 것으로 해석된다.

    최근 장항읍에 이테크건설과 한국토지신탁이 이런 틈새시장을 노리고 아파트를 짓고 있다.

    이테크건설이 장항읍 창선2리 350-3에 지하 1층~지상 최고 20층 7개동, 전용면적 81~84㎡의 347가구의 ‘장항 이테크 더리브’를 분양한다.

    한국토지신탁도 장항읍에 코아르 328세대의 아파트를 짓고 있으며 2019년 11월 준공한다. 평형은 중·소·대형 규모의 평형으로 구성됐다.

    서천군 건축허가 담당 공무원은 “최근 두 건의 분양 외에도 2건의 아파트 신축을 위한 협의가 진행중”이라고 소개했다.

    충북 증평군의 한 부동산 업체는 “아파트 분양시장이 침체국면에 들어서면서 건설사들이 아예 아파트를 짓지 않거나 새로운 투자처를 찾고 있다”면서 “아파트 분양시장의 새로운 트렌드는 인구가 늘고 있는 진천군이나 증평군 등 지방의 중소도시, 또는 산업단지 건설 등에 새로운 투자처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