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 속 명상 즐기고 숲속 테마·친근한 이야기 있는 체험형 숲길
  • ▲ 꼬부랑길.ⓒ보은군
    ▲ 꼬부랑길.ⓒ보은군

    한국 8경 가운데 하나로 기암고봉, 울창한 숲‧수려한 계곡, 천년고찰 법주사와 정이품송 등 뛰어난 자연경관과 문화유산을 지닌 보은 속리산 입구에는 ‘말티재’란 고개가 있다.

    조선시대 제7대 세조 임금이 피부병으로 요양 차 속리산에 행차했을 때, 이 고개에 이르러 타고 왔던 어연(御輦)에서 내려 말로 갈아탔다고 한데서 그 이름이 유래가 됐다고 전해온다.

    지금은 성족리 동학터널‧속리터널이나 갈목리 갈목터널이 생겨 속리산을 가는데 이들 터널 길을 주로 이용하지만 불과 10여년 전만해도 말티재를 넘어야만 했다.

    말티재는 열두 굽이 험준한 고갯길로 부처님의 자비를 깨우치고 마음의 안식을 찾기 위해 속리산과 법주사를 찾아왔던 많은 이들의 사연과 애환이 서려있는 고개다.

    말티재를 올라 고갯마루에 들어서면 ‘꼬부랑길’을 만날 수 있다.

    말티재 꼬부랑길은 해발 430m에서 480m에 위치한 총연장 10km의 둘레길로 2016년 12월에 준공됐다.

    갈목리 솔향공원부터 속리터널과 장재저수지를 돌아 말티재까지 조성된 꼬부랑길은 열두 구비인 말티재의 구불구불한 지형을 그대로 살린 109구비의 비포장 길이다.

  • ▲ 지난해 11월 있은 꼬부랑길 걷기대회 모습.ⓒ보은군
    ▲ 지난해 11월 있은 꼬부랑길 걷기대회 모습.ⓒ보은군

    꼬부랑길은 숲속 테마와 친근한 이야기가 있는 체험형 숲길로 자연 속에서 명상을 즐기고 숲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다.

    바쁘고 일상생활에 지친 도시인들이 속리산의 울창한 산림에서 뿜어져 나오는 맑은 공기를 만끽 할 수 있어 산림치유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또한 영화 촬영지와 전지훈련 코스로도 각광을 받고 있다. 안재석 감독의 영화 ‘마차타고 고래고래’의 촬영이 2015년 6월에 이뤄졌다.

    2017년 5월에는 전국마라톤협회와 이곳에서 훈련을 한 국제적인 마라톤 선수들인 케냐 선수단으로부터 마라톤 훈련코스로 인정받기도 했다.

    아울러 국내 미라토너들이 선호하는 단거리 코스로 지난해 대추축제 때 2000여명이 참가한 하프마라톤 대회도 열렸다.

    이 말티재 10km의 숲속 비포장 런닝코스가 각광을 받는 것은 모든 스포츠 종목의 기본은 달리기인데 시멘트나 아스팔트 도로 위를 달리면 무릎 관절이 손상되기 쉽기 때문에 비포장을 선호하는 이유일 것이다.

    이처럼 꼬부랑길은 완만한 경사의 굵은 모래(마사토) 길로 운동선수의 무릎에 무리를 주지 않아 체력훈련을 하는 데 적격이라서 전지훈련 선수단이 많이 찾고 있다.

  • ▲ 숲체험 휴양마을.ⓒ보은군
    ▲ 숲체험 휴양마을.ⓒ보은군

    산림관리 임도로 활용되는 꼬부랑길은 멋을 뽐내지는 않지만 속리산의 맑은 산소와 자연 그대로의 소나무 군락으로 이뤄진 속리산 절경 속에서 새소리를 들으며 걷다보면 꼬부랑길의 매력에 흠뻑 빠지게 된다. 

    말티재 정상 주변에는 꼬부랑길과 함께 한옥 11동, 황토 10동, 통나무 3동 등 22동 55칸에 하루 350명이 머물 수 있는 힐링 파라다이스 ‘속리산 숲체험 휴양마을’ 및 말티재 생태축 복원으로 설치한 ‘속리산 관문’과 소나무 홍보전시관, 스카이바이크 시설을 갖춘 솔향공원 등 관광명소도 상존한다.

    속리산 숲체험 휴양마을에 잠시 머물며 속리산 관문을 둘러보고 꼬부랑길을 걸어보고, 솔향공원에서 소나무 내음과 스카이바이크의 즐거움에 푹 빠져본다면 이것이 최고의 힐링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특히 배가 고파 올 때면 꼬부랑길에서 정이품송을 지나 법주사 쪽으로 가다보면 도로 양쪽으로 많은 식당들이 들어서 있어 이 곳에서 지역 특산음식으로 허기를 달래면 좋은 추억거리로 남기에 충분하다.

    이 곳에는 산채비빔밥, 자연산 버섯전골, 약초 산채정식, 대추더덕구이 정식, 산채순대 및 국밥·전골 등을 파는 식당이 즐비하다.

    또 대추의 고장 답게 대추 한정식(산야초 밥상 등)을 파는 식당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