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꿔’ 프레임…“정치노병 老慾 개탄” 지사선거전, 청주·보은 점화
  • ▲ 충북청년정책연대가 지난 20일 충북도 브리핑룸에서 6·13 지방선거에서 청년이 비례대표로 의회에 진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이민기 기자
    ▲ 충북청년정책연대가 지난 20일 충북도 브리핑룸에서 6·13 지방선거에서 청년이 비례대표로 의회에 진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이민기 기자

    ‘세대교체론’이 6·13 충북 지방선거판 위에 하나의 어젠더로 부상해 그 향배에 초미의 관심이 쏠린다.

    도내 양대 선거인 지사 및 청주시장 선거 여기에 보은군수 선거까지 ‘세대교체론’에 직명해 있는 국면이다. 실제 지사 선거에 나선 여야 주자들은 ‘세대교체’를 입을 모아 역설하고 있고 청주시장을 노리는 주자들도 ‘젊은 리더십’을 강조하고 있다.

    보은군수 선거도 자유한국당 정상혁 군수(1941년생)가 만 77세로 무려 여든 살에 가까워 ‘세대교체’ 프레임에 묶여 있다는 시각이 많다. 

    ‘세대교체론’은 이미 수면 위로 올라온 상태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이시종 지사(만 70세)가 사실상 자신의 ‘나이’를 의식한 발언을 내놓을 정도다.

    이 지사는 지난 20일 충북도 브리핑룸에서 3선 출마선언에서 “그동안의 노련하고 풍부한 경험과 열정, 미래비전으로 도민 여러분을 ‘희망의 땅, 기회의 땅’으로 안전하게 모시겠다”고 말했다.

    고령인 이 지사가 ‘세대교체론’을 의식해 노련함과 풍부한 경험 등을 의도적으로 언급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다.

    즉, 야당은 물론 여당 내부에서 조차 이 지사의 ‘나이’를 기저에 깔고 ‘세대교체론’으로 압박을 가하는 것을 의식해 노련함과 경험이란 키워드로 맞불을 놨다는 얘기다.

    ‘세대교체론’ 카드를 제일 먼저 뽑아든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민주당 4선의 오제세 의원(만 68세)이다. 그는 지난해 12월 초  이 지사를 겨냥해 “후배에게 양보하라”고 포문을 열고 지사 선거전에 뛰어 들었다.

    최근 들어선 오 의원은 ‘세대교체론’ 대신 ‘이시종호(號) 심판론’으로 공격의 무기를 바꿨다. 그가 4선을 기록한 것과 나이도 이 지사와 두 살 차이 밖에 나지 않는 점을 들며 ‘세대교체’를 말하는 게 앞뒤가 맞지 않다는 일각의 지적을 수용한 것으로 보인다.

    야권은 이 지사가 재선 도백(道伯)을 지냈고 나이도 고령인 점을 겨냥해 ‘바꿔’ 프레임 짜기에 힘을 쏟고 있다.

    한국당 박경국 예비후보(만 59세)와 바른미래당 신용한 예비후보(만 49세)는 나란히 ‘세대교체’에 방점을 찍고 판갈이를 시도 하고 있다.

    박 예비후보는 공천이 확정된 뒤 19일 충북도 기자실을 찾아 또 한번 세대교체의 필요성을 강조했고 신 예비후보는 20일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많은 도민들은 (이 지사가) 이제 충북의 어른으로서 조언이나 애정어린 채찍질을 해주는 역할을 맡아야 할 때가 됐다고 얘기한다”며 우회적으로 용퇴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청주시장 선거전 역시 ‘세대교체론’이 이미 한 축을 차지하고 있다.

    민주당 유행열 예비후보(만 53세)는 지난 5일 청주시 브리핑룸에서 “청주시민들은 변화를 원하고 젊은 민주적 리더십을 원한다”며 출사표를 던졌고 이광희 예비후보(만 54세)도 세대교체 행보를 보이고 있다.

    결국 공천 경쟁자인 한범덕 예비후보(만 65세) ‘나이’를 정조준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평이 적잖다. 공천장을 두고 본격적인 경선레이스에 돌입하면 세대교체 요구의 목소리는 한층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한국당 주자군은 김양희 충북도의장(만 62세), 천혜숙 예비후보(만 62세), 황영호 청주시의장(만 58세) 등으로 모두 65세 이하다.

    한국당의 한 관계자는 “연령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노쇠한 후보가 하나도 없다. 민주당 주자들이 거론하는 세대교체는 내부 얘기”라며 “재밌는 것은 이 지사도 고령인데 여당 내부에서 젊은 리더십을 주창하고 있는 점”이라고 꼬집었다.

    보은군수 선거판도 세대교체론이 갈수록 불거지는 양상이다. 정 군수가 여든 살에 가까운 나이에 3선에 도전하는 게 배경이다. 전국적으로도 흔치 않은 사례라는 점이 곁들여져 있다.

    민주당은 최근 한국당이 이 지사의 3선 출마선언 이후 낸 ‘도민은 안중에도 없는 노병의 노욕’이란 제목의 성명을 비꼰다. 바로 이 성명이 정 군수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한국당은 성명에서 “이번 지선은 지난 8년간 충북도정을 장악했던 낡은 세력을 일소하고 세대교체를 통해 새 충북을 만들어야 하는 중차대한 선거”라며 “전시성 이벤트 행사 말고는 없음에도 자신의 영달 만을 위해 노욕을 부리는 정치노병의 행보를 개탄한다”고 비난했다.

    이어 “옛말에 사람은 물러날때와 나아갈때를 알아야 한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이 지사보다 나이가 많고 똑같이 3선에 도전하는 사람이 정 군수”라며 “이 지사를 노욕으로 비난하기 전에 정 군수의 노욕부터 질책하는 성명을 먼저 내는 것이 올바른 순서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사 및 시장, 군수 선거전 등에 ‘세대교체론’이 불붙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판을 점령하는 거대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