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달인’ 安핵폭탄 미투기류에 長考…“본인 선거에만 전력?”
  • ▲ 이시종 충북도지사ⓒ뉴데일리 D/B
    ▲ 이시종 충북도지사ⓒ뉴데일리 D/B

    6·13지방선거를 불과 3개월여 앞두고 터진 ‘안희정 발(發) 성폭행 스캔들’이 전국에 휘몰아치고 있는 가운데 3선 출마가 기정사실화된 더불어민주당 이시종 충북지사가 과연 어떤 수(手)를 선거판 위에 놓을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먼저 등판시기다. 각종 선거전에서 내리 7전7승을 기록해 ‘선거의 달인’으로 불리는 이 지사는 장고(長考)를 거듭하고 있다. 그가 최근까지 민주당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안 전 충남지사를 둘러싼 성폭행 파문 등을 예의주시하며 3월 또는 4월 등판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즉, 충남에서 시동이 걸린 예사롭지 않은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기류가 충북 등으로 번질 가능성을 염두하면서 효과적으로 출사표를 던질 수 있는 최적의 타이밍을 찾고 있다는 것이다.

    이 지사 측은 ‘안희정 발(發) 성폭행 스캔들’이 충북판에까지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란 예상을 내놓으며 일단 ‘3월 조기등판설’에 선을 긋고 있다. 파문이 민주당에 불리하게 작용하더라도 충남과 대전 등에 국한될 것이란 얘기다. 지선까지 3개월여 남은 기간이 ‘길다면 긴 시간’이라는 게 기저에 깔렸다.

    조기등판이 오히려 도내 전체 판세를 어렵게 할 수 있다는 견해도 있다. 이 지사가 너무 일찍 링 위에 오르게 되면 민주당이 쫓기는 인상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지사의 한 측근은 “우리가 분명 앞서 있는데 링 위에 빨리 올라 갈 필요가 있느냐”면서 “이 지사의 행보는 도내 민주당 전 선거구에 영향을 미친다. 이 지사는 이 점을 심사숙고하고 있다”고 전했다.

    심지어 5월에 등판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 지사가 조기등판할 경우 사실상 ‘이시종 호(號) 심판론’을 연일 주장하고 있는 4선의 오제세 의원(청주 서원)과 대혈전을 벌이는 시간이 길어진다며 등판시기를 최대한 늦춰야 한다는 게 골자다.

    이 지사가 본선에 오르더라도 정치적으로 깊은 내상(內傷)을 입은 상태에서 링에 오르게 된다는 점이 곁들여져 있다.

    하지만 일각에선 성폭행 스캔들이 전국을 들썩이고 있는 것과 충북 제2의 도시 충주에서도 민주당 소속 한 기초단체장 예비후보가 성추행 논란에 휩싸여 있는 점 등을 꼽으며 이 지사가 전격적으로 3월에 출마선언을 할 수도 있다고 점친다.

    지역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안 전 지사를 겨냥한 2차 성폭행 폭로까지 나왔다. 그야말로 핵폭탄”이라며 “핵폭탄에 충주 논란이 겹쳐질 수 있다. 충청권 전역이 영향권에 들어갈 수 있는 만큼 이 지사가 조기에 등판해 직접 판 정리를 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내다봤다.

    이런 가운데 특히 여당 지지층 일각에서는 이 지사가 여당 내 충청권 좌장이라며 ‘특단의 카드’를 선보이며 중원판 분위기를 전환시켜야 한다는 의견을 개진하고 있다. 이 지사의 당선 횟수나 연령 등이 지난 6회 충청권 광역단체장 가운데 가장 선임인 만큼 자신의 선거를 넘어 초대형 악재의 진원지인 충청판을 최소한 둘러보는 정도의 수(手)라도 둬야 한다는 것이다. 

    안희정 발(發) 성폭행 파문으로 인해 6회 지방선거 당시 이 지사와 동반 당선된 안 전 지사, 권선택 전 대전시장 등이 나란히 불미스러운 일로 ‘중도낙마’한 것 등이 새삼 불거지고 있는 게 배경이다. 민주당은 6회 선거 때 충북, 대전, 충남, 세종 등 충청권 광역단체 4곳을 모두 석권하는 기염을 토한 바 있다.  

    여당의 한 관계자는 “이 지사 쯤 되면 본인 선거만 생각해선 안 된다. 민주당 주자 중 충청권에서 유일하게 3선에 도전하는 게 아니냐”며 “이 지사가 조기등판이든, 뭐가 됐든 충청표심을 향한 카드를 한 장 꺼내 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지사의 구상을 조만간 엿볼 수 있을 것이라는 얘기도 나돈다. 그가 7일 제천을 끝으로 도내 시·군 순방을 모두 마친 만큼 곧 도 기자실을 찾아 마무리할 도정과 특히 지선 등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한편 ‘이시종의 사람들’로 불리는 충북도 참모 3인방은 지난달 말 임대계약을 완료한 봉명동 캠프에 몸담을 것으로 알려졌다.

    김진오 홍보보좌관과 이영규 비서관 등은 퇴직신청을 했고 늦어도 이달 안으로 도를 떠날 계획이다. 황명구 사회복지정책보좌관의 경우 후발주자로 합류할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