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석·원내3당 공식 출범 제3의길, 중도…“충청도 색채 없어”
  • ▲ 국민의당 충북도당이 지난 12일 충북도 브리핑룸에서 바른미래당 출범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이민기 기자
    ▲ 국민의당 충북도당이 지난 12일 충북도 브리핑룸에서 바른미래당 출범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이민기 기자

    충북 6·13 지방선거전에서 바른미래당이 어느 선까지 정치적 공간을 확보할지 초미의 관심이 쏠린다.

    최근 바른미래당(국민의당+바른정당)은 30석을 갖고 원내3당으로 공식 출범했다. 국회 원내교섭단체 구성 요건인 20석을 크게 상회하며 깃발을 꽂은 것이다. 비슷한 시기에 창당한 민주평화당이 14석 확보에 그친 점과 비교되는 대목이다. 바른미래당을 두고 위풍당당한 통합당이란 평이 나오는 뒷배경이다.

    바른미래당은 이념적으로는 좌도 우도 아닌 중도를 천명했다. 더불어민주당이 진보진영을, 자유한국당은 보수진영을 각각 지지기반으로 삼고 있는 토양에서 제3의 길인 중도 노선을 표방한 것이다.

    적잖은 의석수를 보유하고 중도를 지향하는 바른미래당이 지선판을 통해 힘을 발휘할 수 있을까. 역대 전국선거의 풍향계였던 충북판을 통해 바른미래당의 바람몰이 가능성을 낱낱이 살펴본다. 

    2016년 20대 4·13총선에서 바른미래당의 한 축인 국민의당은 충북에서 비록 당선자를 배출하지는 못했지만 선전했다는 게 중론이다. 국민의당은 총 8곳의 선거구 가운데 서원, 흥덕, 청원, 제천·단양, 증평·진천·음성에 후보자를 냈다.

    국민의당이 호남권에서 일으킨 ‘녹색바람’이 청주권 등에 일정부분 상륙했다. 당시 서원 선거구(선거인수 17만3705명·투표수 10만3816명)에서 국민의당 안창현 후보는 1만1877표를 획득했다.

    더불어민주당 오제세 후보가 4만4718표를 득표해 당선됐고,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 최현호 후보는 4만3400표를 기록해 2위를 차지했다. 1, 2위간 득표차는 1318표에 불과했다. 3위 안 후보의 1만1877표가 오, 최 후보의 순위 또는 득표차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즉 국민의당이 없었다면 안 후보의 표가 오, 최 후보 가운데 한쪽으로 몰렸을 것으로 분석된다는 얘기다.

    이 뿐만이 아니다. 흥덕(20만247명·11만362명)과 청원(14만4497명·8만2627명)에서도 일맥상통한 결과가 도출됐다.

    흥덕 선거구에서는 △1위 민주당 도종환 후보 4만9982표 △2위 새누리당 송태영 후보 4만33표 △3위 국민의당 정수창 후보 1만2364표였다. 1, 2위간 득표차는 9949표로 3위 정 후보의 표가 당락을 뒤바꾸거나 격차를 더 벌릴 수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청원 선거구도 1위 민주당 변재일 후보와 2위 새누리당 오성균 후보간 당락을 가른 표차는 3093표다. 3위 국민의당 신언관 후보가 얻은 1만392표가 선거판의 향배를 좌우했을 것으로 분석된다.

    청주권 이외의 지역에서도 국민의당은 역할을 했다. 증평·진천·음성 선거구에서 새누리당 경대수 후보는 민주당 임해종 후보에 비해 5026표를 더 획득해 1위에 올랐다.

    3위 국민의당 김영국 후보의 득표수는 1만3948표로 증평·진천·음성 역시 청주권 3곳의 선거구와 동일한 해석이 가능하다.

    다만 제천·단양의 경우 1, 2위간 격차가 무려 2만표에 육박하고 국민의당 후보가 7000표 미만을 득표해 논외 대상으로 보인다.

    지역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총선을 불과 2개월 가량 앞두고 창당된 국민의당이 거대 정당의 틈바구니 속에서 괜찮은 성적표를 받은 것”이라며 “바른미래당의 이번 지선 행보를 지켜 볼 필요가 있다”고 평했다.

    하지만 지역정당론이 기저에 깔린 반론도 만만찮다. 일각에선 바른미래당이 충청도 정당이 아닌 점과 충청권 대표인사가 참여하지 않은 점 등을 거론하며 지선에서 ‘찻잔 속의 태풍’에 머물 것으로 내다본다. 

    충청도의 이익을 정면에 내걸었던 자민련은 1995년 1회, 1998년 2회 지선에서 거센 바람을 일으키며 충청권을 싹쓸어 담았다.

    자민련은 충남 부여를 기반으로 오랜 세월 정치를 한 김종필 전 국무총리를 비롯해 충청권 주요인사들이 만든 지역정당이다.

    1회 지선 당시 충청권을 들끓게 한 김 전 총리의 ‘충청도 핫바지론’ 같은 인위적 변수를 충청도 색채가 없는 바른미래당이 엮어내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일부의 지적도 제기된다.

    바른미래당의 지선 1차 관문은 충북 전 선거구에 과연 공천자를 낼 수 있느냐 여부라는 전망이 나온다. 바람몰이의 수위를 가늠할 수 있다는 얘기다.   

    국민의당 충북도당은 바른미래당의 출범을 하루 앞둔 12일 충북도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지방선거에서 도내 모든 선거구에 후보자를 공천하겠다”며 공언했다.

    공천 숫자를 통해 바른미래당이 지선에서 펼칠 역량의 상당부분이 일단 가려질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