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규홍 시사칼럼] 2017년의 추억, ‘역주행·네 탓·내로남불’

박규홍 서원대학교 명예교수

박규홍 칼럼 프로필 보기 | 최종편집 2017.12.29 17:45:00

▲ 박규홍 서원대학교 명예교수.ⓒ서원대학교


지방의 한 식당에 들렀다. 식당 벽에 액자가 하나 걸려 있었는데 액자의 글이 눈에 들어왔다. ‘네 덕, 내 탓’. 단 네 글자가 써진 그 액자를 보면서 2017년의 우리 사회를 생각해보았다.

12월 28일자 속보로 통일부 적폐청산TF인 통일부정책혁신위원회가 과거 보수 정부의 남북관계 및 대북·통일정책 추진과정 점검 결과를 발표하였다. ‘개성공단 전면중단 조치 같은 중차대한 정책이 헌법이나 남북관계발전법, 남북교류협력법 등에 근거하지 않고 대통령의 통치행위 방식으로 이뤄졌다.

지난 정부는 2016년 2월10일 국가안전보장 상임위원회 회의가 열리기 전인 2월 8일에 박근혜 대통령이 개성공단에서 철수 하라는 지시를 내렸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통일부적폐청산TF가 참 대단한 사실을 발견했다고 여기는 모양이다. 지금의 남북경색국면이 전임 보수정권의 탓, 즉 ‘남 탓’이라는 얘기다. 

개성공단 가동중단과 철수 결정은 그 당시 우리 국민이 북한에 인질로 억류될 우려가 있어서였고 북핵 도발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제조치에 동참하기 위한 명분으로 내려진 타당한 조치였다. 개성공단 입주자들의 피해가 컸지만 당시 국민들은 국가 안위와 국민의 안전을 위한 불가피한 조치로 받아들였다. 그런 타당한 조치가 세상이 바뀌면서 절차를 무시한 전임 대통령 권한남용의 적폐로 둔갑되고 있다. 

통일부 발표문을 보면서 바로 떠 올려 진 것은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후 대통령 업무지시로 노후 석탄발전소 가동중단과 신고리 원전 5‧6호기 건설공사를 중단한 일이다. 문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콩 볶듯이 발표했던 대통령 업무지시는 적법한 절차를 거친 조치였는가?

영화는 영화일 뿐인데 일어날 수 없는 일을 그린 가공의 픽션 원전 영화 ‘판도라’를 보고나서 눈물을 흘리며 탈원전을 결심했다는 문대통령이 취임하자마자 노후 원전 조기폐쇄, 신규 원전 건설 중단, 화력발전 가동중지, 신재생 에너지 확대 등등 정신없이 밀어붙였다. 국운을 좌우할 중차대한 국가 에너지정책을 허구적 영화 한편을 보고 즉흥적으로 결정한 것이 적법하고 합리적 통치행위로 볼 것인가? 

정권이 바뀌면 전임 정권의 비리를 들추어서 자신들은 이전 정권과는 뭔가 다르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액션이 늘 있었지만 문재인 정권 들어 결벽증 환자처럼 촛불을 앞세워 적폐청산에 너무 집착하고 있다.

통일부정책혁신위원회 발표 내용에는 박 전 대통령의 권력 남용에 결론을 맞추려한 흔적이 역력해서 앞으로 정부 각 부서마다 설치한 적폐청산TF 팀들의 적폐 뒤지기 경쟁이 통일부정책혁신위원회와 별반 다르지 않을 것임을 짐작할 수 있다.

적폐 뒤지기 경쟁으로 국익을 위해 덮어두어야 할 국가 기밀문서가 열리고, 그에 따른 부작용으로 장차 나라에 큰 해를 끼칠 수도 있는데, 실제로 지금 그런 일이 벌어지고 있다. 전임정권을 흠집 내려다 자칫 제 발등 찍는 일이 발생할 지도 모른다.

문재인 정권이 지난 7개월간 보여준 모습에서 보수우파정권이 그들보다 더 부도덕했다고 생각하는 국민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국민들은 정치판 좌우가 별반 다르지 않고 정치인 그들만의 리그를 하고 있다는 사실도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문 정권은 여전히 자신들만이 무흠결 정권이라고 착각하고 적폐청산국면을 이어가고 있다. 국민들은 적폐청산엔 별 관심이 없다. 시대의 흐름에 역행하는 좌파적 정책을 더 불안해한다.

2017년의 추억을 반추하면서 떠올려지는 단어가 적폐청산, 내로남불, 남 탓, 역주행이다. 7개월 전 취임식에 문 대통령이 내세웠던 협치와 상생은 이미 사어(死語)가 되어버렸다. 2017년의 추억으로 떠올려지는 단어 ‘적폐청산, 내로남불, 네 탓, 역주행’이 2018년부터는 ‘협치 상생, 솔선수범, 네 덕 내 탓, 정상주행’으로 바뀌어야 선진 대한민국의 미래를 도모할 수 있지 않을까? 

예로부터 현명한 지도자는 국태민안(國泰民安)을 최고 덕목으로 여겼다. 튼튼한 국방과 탄탄한 경제를 만드는 것이 좋은 정치이기 때문이다. 단순하게 생각해도 국민을 잘 지켜주고, 등 따습고 배부르게 하는 지도자가 훌륭하다는 얘기이다.

문재인 정권이 갈등을 치유하고 미래로 가려면 정치보복성 적폐몰이를 2017년으로 마감하고 국민들의 마음을 미래로 여는 선언을 하면 어떨까? 

문대통령의 임기가 아직 4년이나 남아있다.     

보도자료 및 기사제보 press@newdaily.co.kr
[자유민주·시장경제의 파수꾼 - 뉴데일리/newdaily.co.kr]
Copyrights ⓒ 2005 뉴데일리뉴스 - 무단전재,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