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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忠淸道 길] 속리산 ‘세조길’…자연·사람 ‘공존’ 편안한 길

청량한 계곡 물소리·맑은 공기·상큼한 산내음…찌든 때 깨끗히 씻어낼 ‘명품길’

입력 2017-08-03 15:09 | 수정 2017-11-18 09:36

조선 8경 중 하나 ‘명승지’…제2의 ‘금강산’이라 불리는 ‘명산’

▲ ⓒ속리산국립공원 관리사무소

프랑스의 어느 유명한 한 교수는 “걷는 것은 가장 우아하게 시간을 보내는 행동”이라고 말했다.

또한 수많은 사람들이 걷기를 찬양하는 말을 많이 해왔다. 걸음으로써 소통하고 관광이 여행으로 변모하게 만들고 건강까지 챙기는 일석삼조의 효과를 거두게 됐다.

이처럼 둘레길은 여타의 레포츠 활동과는 달리 걷기여행은 인문학적, 문화적인 요소를 더함으로써 풍부한 콘텐츠를 만들어 내고 있다.

언제부터인가 여행이라는 것이 여러 곳을 둘러보기보다 천천히 걸으면서 내가 살고 있는 곳을 다시 보는 것으로 바뀌고 있으며 여행을 하면서 걷는 것을 빼놓지 않으려 하고 있다.

충북도 보은군과 경북도 상주시의 경계에 법주사(法住寺)와 문장대(文藏臺)로 유명한 속리산(俗離山·1058m)이 있다.

속리산은 한자로 풀이하면 ‘속세를 떠난 산’이란 뜻 그대로 ‘속세를 떠나는 사람들이 줄을 이어 찾는 곳’이다.

원래부터 속리산은 조선 8경의 하나로 일컬어지는 명승지이며 제2의 금강산이라 불리는 명산이다.

이 곳에 있는 법주사가 창건(신라 진흥왕14년 A·D 553년)된 지 230여년이 지난 신라 선덕왕 5년(784)에 진표율사가 김제 금산사로부터 이곳에 오게 됐다. 율사가 이곳에 오는 도중 들에서 밭을 갈던 소들이 모두 무릎을 꿇고 율사를 맞이하는 것을 보고 사람들이 “짐승까지 저러한데 하물며 사람에 있어서랴, 참으로 존귀한 분일 것이다”하고 머리를 깎고 율사를 따라 입산수도하는 이가 많아졌다고 전해진다.

그래서 이때부터 ‘속세를 떠난다’는 뜻으로 이곳을 속리산이라고 부르게 됐다고 한다.

▲ ⓒ속리산국립공원 관리사무소

세조길은 2016년 9월에 개통돼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신규탐방로이다. 전에는 속리산 진입도로가 차와 사람이 함께 다녀 불편하고 위험했었다.

그래서 속리산국립공원이 차와 사람이 함께 다니는 위험한 길이 아니라 자연과 사람이 공존하는 편안하고 아름다운 길을 만들었다.

속리산 세조길은 속리산의 대표 나무인 소나무가 우거진 숲 사이로 청량한 계곡의 물소리와 맑은 공기, 그리고 상큼한 산 내음으로 마음의 찌든 때를 깨끗히 씻어낼 수 있는 명품길이다.

계유정난을 일으켜 어린 조카 단종에게 사약을 내려 죽이고 즉위한 세종대왕의 둘째 아들 세조가 내내 죄책감에 시달렸고 피부병으로 많은 고생을 했다.

그의 고통은 외부적 요인 뿐 아니라 내부적 요인, 즉 자신의 손에 죽임을 당한 단종과 김종서를 비롯, 많은 신하들을 죽인 죄책감과 회한 등 내적 고통을 속리산에서 씻어버리고자 했을 것이다.

▲ ⓒ속리산국립공원 관리사무소

세조 10년에 속리산에 순행을 온 것도 법주사에서 법회를 열고 안면이 있는 신미스님을 만나기 위한 것으로, 스승인 신미대사가 머물던 부도탑이 있는 복천암으로 순행왔던 길에 천년고찰 법주사~세심정까지 2.4㎞ 구간을 세조길로 만든 것이다.

여기에 나란히 이어지는 ‘오리숲’을 더하면 운치 있는 숲길이 십리를 훨씬 더 넘는다. 오리숲에는 황톳길 체험장과 조각공원이 있다.

속리산국립공원 김지혜 해설사는 “세조길과 오리숲은 3~4시간이면 충분히 걸을 수 있는 코스로 숲도 울창하고 경사도 완만해 어린 자녀와 함께 걷기 좋은 숲길”이라면서 “속리산 관광단지~법주사 입구까지에 걸쳐 있는 오리숲은 그 거리가 대략 2㎞(5리)라 붙은 이름으로 천천히 자연을 관찰하며 걸어볼 만하다”고 전했다.

기존 탐방길 오른쪽으로 세조길로 들어서면 오랜기간 사람 왕래가 없던 탓인지 숲은 울창하지만 평탄한 산책로가 나온다. 숲길의 나무사이로 쏟아지는 운치란 로맨틱의 극치이다.

이어 눈썹바위 너머로 물을 가득 머금은 법주사 수원지가 한 눈에 들어온다. 계곡수는 물속이 훤히 들여다보일 정도로 맑기만 하다.

▲ ⓒ속리산국립공원 관리사무소

수원지를 지나 숲길을 스치면 시멘트포장도로와 잠시 만난 뒤 다리를 건너면 달천계곡 오른쪽길로 이어진다. 얼마 걷지 않아 길옆으로 천왕봉에서 발원한 계곡물을 만날 수 있고 바위 사이로 흐르는 경쾌한 물소리를 들을 수 있다. 숲길은 자그마한 연못인 목욕소(沐浴沼)로 이어진다.

세조가 약사여래의 명을 받은 월광태자가 꿈에 나타나 점지해 준 이곳에서 목욕한 뒤 피부병이 깨끗이 나았다는 이야기가 전해오고 있다.

이곳부에서 기존 탐방로인 계곡을 따라 300여m 올라가면 세심정이 나온다. 이 곳이 세조길의 마지막이다. 이곳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올라가면 복천암과 문장대가 나오고, 오른쪽으로 올라가면 천왕봉과 신선대로 연결된다.

특히 이 곳에 오면 특별한 먹거리를 빼놓을 수 없다. 세조길 초입인 법주사 가기 전에 은성식당의 송이백숙과 풍미식당의 산채비빔밥, 그리고 배영숙산야초식당의 대추한정식이 유명세를 타고 있다.

또한 세조길 중간에 있는 태평휴게소에 들러 시원한 막걸리 한잔과 파전으로 갈증을 해소하고 커피를 즐기며 잠시 쉬어가는 것도 좋을 듯 싶다.

세조길 마지막 장소에 이르면 세심정휴게소에 들러 산채비빔밥, 감자전, 더덕구이 등으로 허기진 배를 달랠 수 있다.

세조가 무거운 마음의 짐을 지고 올라갔고 마음을 씻고 내려온 속리산의 사은순행 길을 한번쯤 가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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