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낙화 기능보유자·충북무형문화재 22호 김영조씨
  • ▲ ‘전통낙화’ 기능보유자 김영조씨가 지난달 22일 충북 보은 속리산에서 열린 행사장에서 한 어린이와 함께 인두로 이름을 새기고 있다.ⓒ김정원기자
    ▲ ‘전통낙화’ 기능보유자 김영조씨가 지난달 22일 충북 보은 속리산에서 열린 행사장에서 한 어린이와 함께 인두로 이름을 새기고 있다.ⓒ김정원기자

    불과 인두를 이용해 자유롭게 그려내는 ‘전통낙화’ 기능보유자 김영조씨(67).

    김씨는 낙화를 그리는데 평생을 바쳐온 충북무형문화재 22호다.

    불을 사용하는 낙화는 종이와 나무, 천, 가죽, 박 등의 재료 표면에 인두로 지져서 그림이나 글씨, 문양을 쓰거나 그리는 한국의 전통공예다.

    김씨 “낙화는 특성상 한번 지져내면 수정을 못합니다. 낙화는 밑그림을 따라 앵무부리 인두로 선을 그려나가고 불의 세기와 손에 힘을 주는 정도에 따라 색이 표현되는 아주 섬세한 작업”이며 “인두의 온도가 높거나 힘을 많이 줘 누르면 색이 진해지고 온도가 낮거나 손의 힘을 빼 그리면 색이 옅어진다. 이 세상에서 낙화로 표현하지 못하는 대상이 없을 정도”라고 설명했다.  

    충남 부여가 고향인 김씨는 9살 때 서울로 부모님이 서울로 이사를 가는 바람에 서울에서 고등학교까지는 보냈다. 그는 우연히 충북 보은에 들였다가 1979년부터 이곳에 정착해 44년째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김씨는 1972년부터 낙화를 그리기 시작했는데, 서울에서 전창진 스승으로부터 1972부터 3년 정도 낙화를 배운 것이 전부다. 그는 스스로 척박하고 일천한 전통낙화의 대중화에 기여해왔으며 전통낙화를 정착시키는데도 기여했다. 지금은 각종 전시회와 각종 문화행사에 참여하면서 낙화를 그리고 가르치고 알리는데 심혈을 기우리고 있다.

    그동안 김씨가 가진 전시회는 4번으로 그리 많지 않다. 지금은 후진양성을 위해 낙화를 가르치는데 몰두하고 있다.

  • ▲ 김영조 전통낙화 기능보유자의 작품인 신선암 마애보살 반가상.ⓒ김영조씨
    ▲ 김영조 전통낙화 기능보유자의 작품인 신선암 마애보살 반가상.ⓒ김영조씨


    자신의 대를 이을 전수자는 김씨의 막내딸인 김유진씨(34)다. 그는 청주대를 졸업 한 뒤 본격적으로 낙화를 배우기 시작해 지금은 10년 경력의 내공을 키웠다. 김씨는 아버지에게 낙화를 배워 지금은 무형문화재 직전단계인 전수조교를 하고 있고 보은서 함께 생활을 하면서 공동작품 활동할 정도로 상당한 수준까지 올랐다. ‘사계산수도’는 김유진씨의 작품이다,

    김씨의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12폭의 ‘당산무진도’, ‘신선암 마애보살상 반가상’, 그리고 마치 살아있는 듯한 ‘맹호도’ 등이 꼽힌다.

    낙화는 불을 사용하기 때문에 안전수칙을 지켜야 하는 것이 중요하다.
    김씨는 최근 낙화를 가르치면서 가장 신경을 쓰는 것은 화상을 입지 않도록 세심한 주위를 기우린다. 낙화는 뜨거운 인두를 사용하기 때문에 사람에게 닿지 않도록 해야 하며 아이들이 자칫 장난치다 화상을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김씨는 “낙화작품의 세계는 여러 사람이 하는 것도 아니고 혼자 감내야 하는 고독과 고통의 연속”이라며 “전통적, 기본적으로 현대미술과 연관 짓은 낙화만을 그리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의 희망은 자신에 이어 대를 잇는 딸 유진씨가 자신의 작품세계를 뛰어 넘어 새로운 낙화의 세계로 이어나가기를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