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점대학으로서 대학 이끌어갈 책임도 갖춰야
  • 충북대학교(총장 윤여표.오른쪽)가 지난 22일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과 세종시 내 충북대 부지 확보를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충북대학교
    ▲ 충북대학교(총장 윤여표.오른쪽)가 지난 22일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과 세종시 내 충북대 부지 확보를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충북대학교

    충북대학교(총장 윤여표)가 지역을 넘어 인근의 세종시까지 캠퍼스를 넓히는 공룡행보를 이어가는 가운데 지난해부터 갈등을 빚어오던 교통대학교 증평캠퍼스와의 부분 통합 문제는 해결의 기미가 없어 외형확장에만 치중한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충북대는 지난 22일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대회의실에서 행복청과 세종시 내 충북대 부지 확보를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이번 협약에는 행복도시 내 약 3만3000㎡의 대학부지에 연구중심의 동물병원, 동물재활 의학센터, 줄기세포·재생의학 연구소, 기능성 소재공원, 수의과대학 임상교육시설 및 대학원 설립에 대한 내용이 포함됐다.

    충북대는 국립학교설치령의 대학설치에 관한 규정이 개정되는 선행 절차에 맞춰 ‘마스터 플랜’ 수립하고 토지매매 계약을 체결하는 등 2023년까지 ‘대학 부지를 확보해 대학의 외연을 넓힐 예정이다. 

    윤여표 총장은 “이번 협약을 통해 충북대학교는 개신캠퍼스를 중심으로 세종·오창·오송의 4개 캠퍼스를 아우르는 ‘캠퍼스광역화’ 사업에 한 발짝 더 다가섰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행복도시에 들어서는 ‘대학공동캠퍼스’와도 긴밀한 교류를 통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하고 연구 중심의 캠퍼스를 통해 학생들이 글로컬 명문 인재로 거듭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충북대가 오창, 오송에 이어 세종시까지 진출해 외형적인 ‘캠퍼스광역화’를 추진하고 있지만 교통대 증평캠퍼스와의 부분 통합에 문제에 대해서는 해결을 위한 어떠한 적극성도 보이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교통대 학생들은 겨우내 총장실을 점거하고, 이를 지지하던 교수들은 해고됐으며 동문과 증평지역 주민들까지 나서 통합 반대 운동을 펼쳤지만 아직까지 충북대의 구체적인 답변과 이렇다할 계획 발표는 없다.

    3월 새학기가 시작되면서 수업거부 사태까지 벌이며 강경 입장을 취하던 학생들도 대의보다 학점에 직결되는 개인적 불이익을 끝내 감당하지 못하고 교실로 돌아가며 이들의 슬픔은 세간에 묻혀버린 사건이 되고 말았다.

    캠퍼스간 부분 통합은 신규 확장보다 이해 당사자간의 상대성으로 인해 복잡한 문제가 많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막연한 시간끌기로 청년 학생들의 시간을 옥죄지 말고 다양한 방법를 모색해 적극적으로 해결해 나가야 한다.

    지난 2월기준 12.5%라는 사상 최악의 청년 실업률이 보여주듯 대학을 졸업한 청년들이 곧바로 학자금 대출빚을 떠안은 신용불량자로 전락하는 위기의 현실이다. 대부분은 지방대 졸업생들이다. 이러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내실있는 대학정책이 외형확장보다 더 필요한 때다.

    충북대는 의대와, 약대, 로스쿨 등 종합대학이 갖춰야할 대부분의 학과를 보유하고 있어 지역 거점대학으로서의 많은 장점과 조건을 지녔다. 지역을 대표할만한 외형을 지녔다면 지역의 대학을 이끌어가야할 품격과 책임도 갖춰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