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과 관계없는 교수에게 수업 받을 수 없다'교육부에 '특수교육법' 관련 감사 요구
  • ▲ 한국교통대 증평캠퍼스ⓒ목성균 기자
    ▲ 한국교통대 증평캠퍼스ⓒ목성균 기자

    한국교통대 증평캠퍼스 학생들이 학습권 보장 등의 이유로 총장실 점거농성에 이어 유아특수교육과 학생들이 폐과 중단과 교수 해임에 반발해 수업거부 사태로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증평캠퍼스 유아특수교육학과 학생들은 지난달 28일 학생총회를 열고 2∼4학년 모두가 같은 달 29일부터 수업거부에 들어갔다.

    3일 수업거부에 나선 학생들은 “지난해 9월 대학본부가 일방적으로 폐과(유특과)를 통보하고 1명뿐인 전임교수 마저 해임했다”면서 “전공과 관계없는 교수가 학과장 직무대리를 맡고 있어 수업을 거부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학생들은 “충북도내 유일한 유아특수교육학과를 폐과시키려는 대학의 움직임은 국가가 특수교육대상자에게 적절한 교육을 제공하기 위한 특수교육 교원 양성을 무시하는 처사”라며 “대학본부는 유아특수교육학과 폐과를 즉시 철회하라”고 주장했다.

    학생들은 “대학본부는 학습권 권리보장을 위해 총장실을 점거했다는 이유로 증평캠퍼스 8개 학과 학생대표를 ‘특수공무집행방해혐의’로 경찰에 고소하고 이들 학생들을 부추겼다는 이유로 증평캠퍼스 교수 3명을 해임했다”며 해임된 유특과 교수에 대한 징계 철회와 복직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어 “1학년 1학기에 신입생들이 반듯이 강의를 받아야 하는 전공필수 2과목(기초강론)인 유아특수교육학개론과 장애아통합교육론은 시간강사를 구하지 못해 폐강됐다”며 “현재 4학년 선배들이 스터디그룹을 통해 1학년들에게 가르치고 있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학생들은 교육부에 ‘장애인 등에 대한 특수교육법 제5조(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의 임무)’를 다하지 않은 한국교통대에 감사를 실시할 것도 요구했다.

  • ▲ 한국교통대 증평캠퍼스 국제관에 붙은 '수업거부'대자보ⓒ목성균 기자
    ▲ 한국교통대 증평캠퍼스 국제관에 붙은 '수업거부'대자보ⓒ목성균 기자

    이 특수교육법에 따르면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는 특수교육대상자에게 적절한 교육을 제공하기 위해 △장애인에 대한 특수교육종합계획수립 △특수교육대상자의 취학지도 △특수교육교원의 양성 및 연수 △특수교육대상자에 대한 진로 및 직업교육 방안의 강구 등 12가지 업무를 수해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한편 이 같은 사태는 지난해 9월 교통대 본부가 유아특수교육과 폐과를 일방적으로 통보하면서 이 과를 포함해 증평캠퍼스 8개학과가 충북대와 부분통합을 요구하면서 촉발됐다.

    이에 학생들(8개학과)은 충북대와 부분통합을 요구하며 총장실을 한 달 가까이 점거하고 농성을 벌여 왔다.

    대학본부는 학생대표를 경찰에 고소하고 충북대와 통합을 강경하게 요구해 온 교수 3명을 해임하고 1명은 정직 처분을 내렸다.

    이처럼 증평캠퍼스 사태가 악화일로를 걷자 증평군민들이 나섰다.

    ‘교통대 증평캠퍼스 정상화를 위한 범주민 비상대책위원회’는 4일 증평캠퍼스 활성화를 촉구하는 군민결의대회를 연다.

    증평군청 대회의실에서 열리는 결의대회에는 군, 의회, 시민단체 등 150여명이 참석해 증평캠퍼스 활성화를 위한 결의문 낭독과 군민서명에 들어갈 예정이다.

    증평 범주민 대책위원회는 “한국교통대는 증평캠퍼스 활성화를 위해 대화에 나서라”는 압박이다. 하지만 김영호 한국교통대 총장은 요지부동이다.

    김 총장은 “충북대는 부분통합이라는 실현 불가능한 일로 교통대 구성원과 지역주민, 학생을 선동하고 오도한 부분은 치졸한 처사”라며 “충북대와의 통합이 증평 지역의 발전을 보장하는 대안이 될 수 없다”며 버티고 있다.

    지난 2012년 신설 승인된 한국교통대 증평캠퍼스 유아특수교육학과는 올해 11명의 첫 졸업생을 배출했다. 하지만 내년 학기부터는 유특과 신입생을 뽑지 않을 계획이다.

    전국 8개 대학(국립대 1곳, 사립대 7곳)유아특수교육학과 중 충북도내에서는 증평캠퍼스 유아특수교육학과가 유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