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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오택균 충북한약협회장 ⓒ뉴데일리
    ▲ 오택균 충북한약협회장 ⓒ뉴데일리


    과거 ‘보약 한 첩을 지어 먹어야 한 계절을 난다’는 말이 있다.

    특히 겨울에는 추운 날씨 탓에 감기 등으로 고생하는 사람이 많아 몸이 허약한 노인들과 아이들에게 한약방에서 두루미에 꿴 하얀 약봉지를 한 첩씩 지어다가 먹이곤 했다.

    그러나 지금은 한약방이란 간판을 찾아보기 힘들다. 시장 골목에 제일 좋은 자리를 차지하고 동네 어르신들의 사랑방 노릇을 하던 한약방들이 건강보조식품 등에 밀려 경영난을 겪으면서 점차 사라져 가고 있다.

    오택균 충북한약협회 회장(69)을 만나 한약방의 운영 실태를 들어봤다.

    -한약방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는데.
    한약방을 경영하는 사람들의 평균 연령이 75세다. 더구나 신규 한약방은 생겨나지 않아 해마다 10%내외로 자연 감소되고 있다. 이로 인해 그 수가 줄어들며 찾는 사람도 많지 않아 심각한 경영난에 허덕이고 있다.

    -한약방이 경영난을 겪는 가장 큰 문제는.
    먼저 건강보험 적용이 안 되기 때문이다. 양약은 대부분 건강보험이 적용돼 소비자가 부담 없이 구매 할 수 있지만 한약은 한의원에서 조제하는 몇 가지를 제외하고 건강보험 적용이 안 되고 있다.

    -건강보험 적용을 위해 어떤 활동을 하고 있나.
    건강보험 적용은 한약업계의 숙원사업이다. 한약협회 중앙회 차원에서 강력하게 보건복지부에 건의하고 있다.

    -또 다른 경영의 어려움은.
    인터넷과 방송을 보면 건강보조식품 광고가 수도 없이 나온다. 한약은 그 사람의 체질에 맞게 조제해서 복용해야 효과가 있는 것인데, 제조 공장에서 건강보조식품이란 이름으로 제품을 대량 생산하고 저렴하게 판매하고 있어 도저히 경쟁이 안 된다.

    한약방은 주요 취급품목이 ‘보약’위주여서 병 치료 약은 거의 안 팔리고 있으며 대량으로 양산되는 건강보조식품에 밀려 이중고를 겪고 있다.

    -한약방에서 짖는 한약의 장점은.
    동의보감 등으로 널리 알려진 대로 건강 유지에는 한약이 최고다. 한약은 초근목피 등 자연식품으로 만들어져 우리 몸과 가장 친숙하고 안전하게 몸을 보호해 준다. 그래서 보약으로 불린다.

    -한약 재료에 쓰이는 중국산에 대한 불신도 있는데.
    예로부터 한약 재료는 국산과 중국산이 함께 쓰여 왔다. 중국산이라고 해서 무조건 나쁜 것이 아니며 그 지역에서만 나는 재료가 따로 있는 것이다. 이름 끝에 당이나 원자가 붙은 중국산 재료는 너무 귀해서 금고에 넣어 놓고 사용하기도 한다. 현재 국내 유통되는 중국산 재료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공식 검사를 통과한 제품만 사용하고 있다.

    -현재 한약 가격은.
    10만원에서 50만원 사이로 다양하다. 이는 약의 목적과 효능에 따라 어떤 약재가 쓰이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물가가 많이 올랐으나 한약 값은 거의 변동이 없는 것 같다.

    -충북협회 회원은.
    현재 충북협회 회원은 100여명 정도 된다. 정말 많이 줄었다. 내년까지 3년제 회장을 연임중인데, 어떻게 하면 회원들이 좀 더 안정적인 경영을 할 수 있는지 늘 고민하고 있다.

    -협회 봉사활동은.
    해마다 내수읍사무소에서 독거노인 등 취약계층을 선정해 주면 20~30명에게 보약을 지어주고 있다. 한약방은 한 지역에서 이동 없이 오랫동안 유지하는 사람이 많아 지역주민들과 매우 친숙한 편이어서 이웃에 대한 봉사활동을 많이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