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체육 활성화와 여성, 장애인 선수 문제 해결에 노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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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정현숙 단양군청탁구단 총감독.ⓒ뉴데일리
    ▲ 정현숙 단양군청탁구단 총감독.ⓒ뉴데일리

    28일 충북 단양국민체육센터에서 열린 ‘제12회 정현숙배 단양오픈탁구대회’를 위해 경기장을 찾은 정현숙 단양군청 탁구단 총감독(63·대한탁구협회 부회장)을 만났다.

    이날 대회는 사라예보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서 첫 세계정상 금자탑을 세운 정현숙 전 선수를 기념하는 탁구대회다.

    정현숙 부회장에겐 다른 선수(탁구)와 달리 따라 붙은 ‘닉네임’이 있다.

    ‘사라예보의 신화’, ‘녹색테이블의 반란’

    정 부회장은 1973년 사라예보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서 이에리사, 박미라 선수와 함께 조국 해방 후 첫 구기 종목에서 중국의 정하이잉과 후유란 등 난공불락의 중국 벽을 깨고 코르비용컵을 한국에 안겨준 금메달리스트다.

    본인에 이름을 딴 대회 개회식을 마친 정 부회장을 단양군탁구협회 사무실에서 만나 그간의 이야기를 들어 봤다.

    -단양군청 탁구단을 맡게 된 인연은?

    단양군과 첫 인연은 지난 2001년 단양군에서 열린 전국초등학교탁구대회에 참석했다 당시 이건표 단양군수가 “단양에도 탁구동호인들을 위해 "정현숙 탁구교실’을 열어 달라”는 요청으로 단양을 자주 찾게 됐다.

    이후 1년이 조금 지난 단양군에서 탁구단을 창단한다며 탁구단을 맡아줄 것을 요청 받았지만 선뜩 수락을 받을 수가 없어 8개월 정도 지난 후 맡게 됐다.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것 같은데

    사실 그랬다. 실업팀도 아니고 자치단체에서 그것도 군 단위에서 탁구단을 창단한다는 것에 조금 걱정이 됐다. 맡고 나서 성적에도 큰 부담도 갔다. 하지만 창단 1년 만에 전국체육대회에서 동메달을 따냈다. 창단 2년차에는 같은 대회에서 은메달을 2005년에는 이은희 선수가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창단 당시 선수 영입에 어려움은 

    전국에 탁구를 하는 고등학교를 대상으로 선수들을 살펴봤다. 탁구단을 맡으면서 이름 없이 숨겨진 선수를 골라 그들을 키우고 싶다는 생각을 평소 갖고 있었다. 잘하는 선수보다 기량을 갖춘, 성장할 수 있는 선수를 선발했다. 결과는 좋았다. 지금도 열악한 여건 속에서 운동하는 고등학교 선수를 선발해 ‘탁구에 김연아’로 키우고 싶은 욕심도 있다.

  • ▲ 지난달 제96회 전국체전에서 개인전 은메달을 수상후 선수들과 함께 한 모습.사진제공=단양군청
    ▲ 지난달 제96회 전국체전에서 개인전 은메달을 수상후 선수들과 함께 한 모습.사진제공=단양군청
     

    -단양군청 대표 에이스인 이은희 선수 영입이 이에리사 전 선수의 추천으로

    그렇다. 창단한지 1년 정도 지났을 때 이에리사 용인대 교수가 이은희(대구 경일여고 3년)를 추천했다. 이은희는 고교 선수 시절 8강 이상을 오른 적이 없었다. 하지만 이에리사 교수는 “국내에 전진속공형 선수가 많지 않은데 이은희는 그 방법을 알고 재치도 있고 남에게 지는 것을 무척 싫어해 대성할 선수”라고 팁을 줬다.
    이은희는 단양군청 팀에 입단하고 국가대표는 물론, 세계대회와 전국대회에서 수많은 입상을 하며 단양군청탁구단에 간판 에이스가 됐다.

    -창단 후 각종 대회 때 선수들에게 자신감을 주는 2가지 비법을 지시했다고 하던데

    그랬다. 실업팀도 아니고 군 단위 팀에다 시합 경험도 부족한 것에 대해 용기와 배짱을 심어주기로 했다. 먼저 각종 대회 때 마다 단상에 있는 본인에게 올라와 인사를 하도록 했다. 일반 선수들은 단상에 올라오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일부러 선수들이 용기를 내도록 했다.

    두 번째는 선수입장 시, 가장 먼저 입장해 중앙에 서도록 했다.
    이 두 가지는 너희들의 총감독은 ‘살아 있는 사라예보의 탁구 신화’고 박창익 감독은 1986년 서울아시안게임 단체전 ‘금메달리스트’라는 자부심을 간접적으로 심어 준 것이다. 이것이 적중했다.

    -앞으로의 계획은

    현재 단양군청 탁구단 박창익 감독이 너무 잘하고 있다. 2년 정도만 단양탁구단을 맡고 생활체육 활성화와 여성, 장애인 선수들 문제 해결에 노력하고 싶다고 밝혔다.

    탁구로 40년을 넘겨온 정 부회장은 지난 7월 며느리를 봤다.

    단양군청 여자탁구단은 이은희, 최문영, 이예람 등이 국가대표로 배출됐다. 정 감독과 선수들은 지금도 시간을 쪼개 지역 탁구동호인들에게 재능기부를 하고 있다. 
               
    정현숙 감독은 지난 2002년부터 단양군청 여자탁구단 총감독을 맡고 있으며 2006 도하 아시안게임 여성 대표선수단 단장, 대한체육회 이사, 대한올림픽위원회 부위원장, 국민생활체육협의회 이사 등을 역임했다.

    현재는 한국여성스포츠회 회장, 한국탁구협회와 국민생활체육회 부회장과 대한탁구협회 부회장을 맡고 있으며 국민훈장 최고훈장인 무궁화장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