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행’ 원하는 김련희 “남녘 탈북자들 죽지 못해 살아” 주장
  • 지난 11일 방한한 토마스 오헤아 퀸타나 UN북한인권특별보고관이 14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방한 성과에 대해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뉴데일리 공준표 기자
    ▲ 지난 11일 방한한 토마스 오헤아 퀸타나 UN북한인권특별보고관이 14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방한 성과에 대해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뉴데일리 공준표 기자


    방한(訪韓) 중인 토마스 오헤아 퀸타나(Tomas Ojea Quintana) UN북한인권특별보고관이 중국 북한식당에서 일하던 여종업원들의 단체 탈북과 관련, 북한의 입장을 대변하는 듯한 발언을 해 논란을 빚고 있다.

    특히 퀸타나 보고관이 ‘민주사회를 위반 변호사모임’(민변)을 비롯한 속칭 진보단체 위주로 의견을 수렴한 것으로 알려져, 그의 편향된 시각이 불필요한 남남갈등을 유발하는 것은 물론 국제사회에 왜곡된 사실을 전파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퀸타나 보고관의 북한 편향 발언은 14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나왔다.

    퀸타나 보고관은 '여종업원 12명 단체 탈북' 사례를 직접 언급하면서, “여성들의 결정이 자의에 의한 것이었는지 살펴봐야 한다”고 했다. 퀸타나 보고관은 ‘북한에 있는 부모들의 상황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방한기간 중 정부기관·시민단체·언론 등 여러 관계자들과 만났다”며, “한국 정부에서는 앞으로 경제개발을 바탕으로 남북관계를 재정립하려는 포괄적인 전략을 제시했다”고 했다.

    지난해 11월 처음 한국 땅을 밟은 퀸타나 보고관은 올해 7월에도 방한해 강경화 외교부장관 등과 회동을 가졌다.

    퀸타나 보고관의 첫 방한에서는 북한의 5차 핵실험으로 인한 UN의 고강도 대북제재결의안 채택, 두 번째 방한에서는 미국인 오토 웜비어 사망 사건이 주요 의제였다. 이번 방한 시점에서 가장 뜨거운 이슈는 '북한 여종업원 12명 탈북'이었다.


    ◆북한 여종업원 '납치' 언급한 UN특별보고관

    지난 12일 퀸타나 보고관은 '북한 여종업원들이 국정원에 의해 통제받고 있다'고 주장한 민변 소속 변호사 4명과 80분간 면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가정보원은 13일 한 매체와의 통화에서 ‘지난해 중국 내 북한 식당에서 일하다 집단 탈출, 한국에 입국한 여종업원이 납치된 게 아닌가’ 하는 의혹에 대해 “자유의지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통일부 역시 “그들은 자유의사에 따라 한국에 왔고 학교를 다니는 등 정착했다”고 했다.

    그러나 퀸타나 보고관은 이날 모두발언 중 “북한으로 돌아가길 원하는 사람들이 있다”며, ‘납치’ 의혹을 제기했다. 심지어 그는 “북한이 종업원 납치를 주장하고 있다”고 했다(such as those who wish to return to the DPRK, or the gruop of 12 women restaurant workers who DPRK says were abducted by the ROK).

    모두발언이 끝나고 기자들의 질문은 대부분 '북한 여종업원' 문제에 집중됐다.

    "당사자를 만나 직접 확인했느냐"는 질문에 퀸타나 보고관은 "언론에서 정확한 보도를 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며, "일각에서 여종업원들이 '납치돼 입국한 것'이라고 주장하기 때문이며, 여종업원들과의 면담을 추진 중에 있다"고 했다.


    ◆우리 국민 억류 문제 묻자 “북한이 접근 허용해야 상황 파악”

    "탈북민 중 북한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사람들이 있다고 했는데, 동시에 북한 수용소에 감금돼 있는 우리 국민들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퀸타나 보고관은 "(그 점은) 우려의 대상이며, 관계기관의 접근을 북한이 허용해야 감금된 사람들의 상황을 파악하고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가장 큰) 어려움은 (억류 인사들에 대한) 최신 정보가 없고, 접근하기 어렵다는 점“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UN인권최고대표사무소는 향후 인권침해 가해자들에 대응할 사법전문가를 채용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 질의응답 시간에 발언에 나선 탈북자 김련희(48)씨. ⓒ뉴데일리 공준표 기자
    ▲ 질의응답 시간에 발언에 나선 탈북자 김련희(48)씨. ⓒ뉴데일리 공준표 기자


    ◆북송 원하는 김련희·권○○ “남녘에서 죽지 못해 살고 있다”

    이날 회견장에는 ‘북송을 요구하는’ 탈북자 김련희(48), 권OO(45)도 자리했다. 김씨는 “간질환 수술비를 벌기 위해 브로커를 통해 남한에 들어왔지만, 여권을 돌려받지 못해 한국에 강제 억류됐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퀸타나 보고관과 면담한 민변도 김씨의 ‘북송’을 정부에 촉구하고 있다.

    탈북 후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한 김씨는, ‘강제로’ 한국 국적을 받았다는 취지의 주장을 하고 있으나, 정부 당국은 ‘자의에 의한 취득’이라고 설명했다.

    김씨는 남한 정부가 자신을 억류하고 있다며, 퀸타나 보고관에게 “남녁에 있는 탈북민들은 죽지 못해 살아가고 있다. 남쪽에서 (탈북자들에 대한) 인권침해가 있는지는 알아봤느냐”고 물었다. 퀸타나 보고관은 “그 부분에 대해 말씀드릴 입장이 아니다”라고 짧게 답했다.'

    김씨와 동행한 권○○(45)씨는 “(북에) 억류돼 있는 한국 국적자들은 북한 국민을 유괴하고 팔아먹으려다 공화국법에 의해 무기징역 받은 건데 어떻게 생각하느냐”며 퀸타나 보고관의 답변을 요구하기도 했다. 퀸타나 보고관은 권씨의 질문에 대해서도 “질문이 아니라 코멘트에 가깝기 때문에 답하지 않겠다”고 했다.


    ◆퀸타나 UN북한인권특별보고관은?

    아르헨티나 변호사 출신인 퀸타나 특별보고관은 작년 8월 UN북한인권특별보고관에 임명돼 임기를 시작했다. 그는 2008년부터 2014년까지 UN미얀마인권특별보고관으로도 일했다.

    2004년 UN인권위원회 결의에 따라 설치된 UN북한인권특별보고관은, 북한 인권 상황을 조사·연구한 뒤 UN총회와 인권이사회에 그 내용을 보고하는 임무를 수행한다.

    UN인권위원회는 특별보고관의 보고서 내용을 참고해 북한 인권 결의안 발의 여부를 결정한다. 특별보고관의 임기는 최장 6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