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의 ‘호주 침략’에 반발 여론 강해져…WSJ “서방 진보, 中에 환상”
  • 지난 12일 호주 의회에서 사임을 발표하는 '샘 다스타리' 노동당 상원의원. ⓒ호주 ABC뉴스 보도화면 캡쳐.
    ▲ 지난 12일 호주 의회에서 사임을 발표하는 '샘 다스타리' 노동당 상원의원. ⓒ호주 ABC뉴스 보도화면 캡쳐.


    전 세계 ‘좌파 진영’은 왜 그렇게 中공산당에 호의적일까. 혹시 中공산당이나 이와 관련이 있는 재벌들에게 ‘돈’을 받기 때문에 그런 걸까. 최근 호주의 ‘친중파’ 상원의원 한 명이 뇌물 스캔들로 사임했다. 中재벌과의 관계 때문이었다고 한다.

    BBC와 가디언, 텔레그라프 등 英언론과 CNN, 월스트리트 저널 등 美언론들은 지난 12일(현지시간) 호주 노동당 소속 ‘샘 다스타리’ 상원의원의 사임 소식을 일제히 보도했다.

    英BBC는 “호주 상원의원 ‘샘 다스타리’가 中기업인과의 거래가 폭로돼 정치적 타격을 입고 결국 사임했다”고 보도했다. 사임한 ‘샘 다스타리’는 올해 34살의 젊은 정치인으로, 2013년 상원의원에 당선된 이후 호주 노동당에서 ‘떠오르는 스타 의원’으로 유명했다고 한다.

    英BBC는 “그의 사임은 호주 정치계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두고 경계심이 커지는 것을 보여준 것”이라며 “中정부는 지난주 ‘우리는 호주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려 한 적이 없다’고 관련 사실을 부인했다”고 전했다.

    英BBC에 따르면 ‘샘 다스타리’ 상원의원은 사임하면서 “나는 노동당이 추구하는 가치에 따라 행동했으며, 우리 당의 가치와 임무를 지키기 위해 사임한다”고 밝혔다고 한다.

    그러나 英BBC는 “다스타리 상원의원은 中억만장자 ‘후앙 시앙모’와 거래를 할 당시 두 번이나 노동당 지도부를 맡고 있었다”면서 “다스타리 상원의원이 노동당 지도부에 있을 때 중국 기업은 그에게 여행 비용과 입법 비용을 후원했다”고 지적했다.

    英BBC는 “의회 기록에 따르면, 다스타리 상원의원은 남중국해 분쟁과 관련해 중국 편을 드는 발언을 계속 해 왔으며, 호주 매체 ‘페어팩스 미디어’에 따르면, 그는 ‘후앙’ 씨에게 ‘당신은 호주 정부의 감시를 받고 있다’는 정보기관 관련 기밀을 전달했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다스타리 상원의원은 ‘페어팩스 미디어’의 관련 보도에 대해 “기자들 사이에 퍼져 있는 ‘후앙’ 씨에 대한 험담을 전해준 것”이라며 기밀 유출 사실을 부인했다고 한다.

    英BBC는 “지난 주 말콤 턴불 호주 총리는 국내 정치계를 파고드는 외국의 영향력 확산을 단속하겠다고 밝혔다”면서 “턴불 총리는 이때 특정 국가를 지목하지는 않았지만 사실상 중국이 호주의 내정에 영향을 끼치는 것에 대해 경고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 독일 정보기관 BfV는 지난 11일 "中스파이들이 SNS를 통해 독일 정치인들의 기밀을 수집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中공산당은 "그런 적 없다"며 관련 사실을 부인했다고 한다. ⓒ독일 '도이체벨레(DW) 보도화면 캡쳐.
    ▲ 독일 정보기관 BfV는 지난 11일 "中스파이들이 SNS를 통해 독일 정치인들의 기밀을 수집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中공산당은 "그런 적 없다"며 관련 사실을 부인했다고 한다. ⓒ독일 '도이체벨레(DW) 보도화면 캡쳐.


    英BBC는 “중국은 이후 자국이 호주 정계에 개입하려 했다는 사실을 부인하며 호주 정부에 ‘공정하고 이성적인 태도’를 보일 것을 촉구했다”고 덧붙였다.

    ‘샘 다스타리’ 호주 상원의원의 사임과 호주 정부의 태도가 영미계 언론의 관심을 끈 것은 中공산당의 ‘패권주의’에 공개적으로 반발한 첫 국가이기 때문이었다.

    中공산당은 호주는 물론 중남미, 아프리카, 중앙아시아 등에서 ‘자원개발외교’ 등을 명분으로 중국인을 대거 현지로 진출시키고, 중국 재벌을 앞세워 현지 정치인과 언론, 학계 등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광업이 매우 발전한 호주에는 거액의 중국계 자본과 함께 100만 명이 넘는 중국인이 진출해 현지 사회에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이에 호주 ‘자유연립당’ 정부가 공식적으로 반발하기 시작한 것이다.

    美‘월스트리트 저널(WSJ)’은 ‘샘 다스타리’ 상원의원의 사임 소식을 전하며 호주 정부는 中공산당이 정보기관을 앞세워 호주에서 영향력을 강화하려는 데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美‘월스트리트 저널’은 “미국, 영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5개국 정보기관이 ‘다섯 개의 눈(Five Eyes) 연합’이 지난 7월 캐나다 오타와에서 회합을 가졌을 당시 미국과 영국, 캐나다 정보기관은 민주주의 체제에 관여하려는 러시아 정부의 행태를 우려했지만, 호주와 뉴질랜드 정보기관은 中공산당의 영향력 확산을 막는 게 쉽지 않다고 우려했다”고 지적했다.

    美‘월스트리트 저널’은 “뉴질랜드 언론들은 지난 12일(현지시간) 中공산당이 노동당 정권 하에서 민감한 정보를 취득하고 현지 중국인 사회에 강한 영향력을 끼치려 한다는 정보기관의 경고를 보도했다”면서 “내 생각에 이번에 호주에서 일어난 일(상원의원 사임)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한 것으로 실제 中공산당의 영향력은 엄청난 수준일 것”이라는, 전직 정보기관 분석가 ‘피터 제닝스’ 호주안보정책연구소 소장의 말을 곁들였다.

    美‘월스트리트 저널’은 “호주 우파 정권은 지난 주 정당들은 외국 자본으로부터 기부를 받을 수 없도록 하는 법안을 발의했다”면서 “이는 외세가 자국 정치에 영향을 끼치려는 시도를 막는 것으로, 법안은 이르면 2018년에 시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 美월스트리트 저널은 호주 상원의원 사임 이후 "서방 진보정치인들은 중국이 자기네처럼 될 거라고 기대하지만 그건 환상"이라고 일침을 놓았다. ⓒ美월스트리트 저널 관련보도 화면캡쳐.
    ▲ 美월스트리트 저널은 호주 상원의원 사임 이후 "서방 진보정치인들은 중국이 자기네처럼 될 거라고 기대하지만 그건 환상"이라고 일침을 놓았다. ⓒ美월스트리트 저널 관련보도 화면캡쳐.


    美‘월스트리트 저널’은 “호주 정보기관은 오래 전부터 中공산당이 호주 내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려 한다고 경고해 왔다”며 “이들의 메시지대로 호주 정계에 대한 외세의 영향력을 매우 빠르게 커져가고 있다”는 조지 브랜디스 호주 검찰총장의 이야기도 전했다.

    美‘월스트리트 저널’은 “거대한 자본력을 앞세워 경제적 기회를 주겠다는 中공산당과 손을 잡고 그들의 영향력 확대를 허용할 것인지, 전통적인 안보 동맹이기는 하나 ‘미국 먼저’를 내세우는 미국과 계속 손을 잡을지 호주의 향후 선택은 불투명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美‘월스트리트 저널’은 같은 날 ‘서방이 직면한 현실: 중국은 그들처럼 바뀌기를 원치 않는다’는 기사를 통해 “지난 수십 년 동안 서방이 보는 중국관은 환상과 희망일 뿐이었다”면서 서방 정치인들의 ‘친중적 태도’를 비판했다.

    美‘월스트리트 저널’은 “서방 정치인들은 어리석게도 자유무역과 개혁개방을 하면 중국도 자기네 나라처럼 독재와 권위주의를 철폐하고 자유민주주의 체제로 전환될 것이라고 기대했다”면서 “이런 기대가 환상이라는 현실에 직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리고 그 사례로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의 중국 방문 사례를 소개했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중국을 찾아 中공산당 지도부에게 서방 진영의 ‘진보적 사상’과 ‘공정한 자유무역’을 설명하며 권유했다고 한다. 여기에 대한 中공산당의 대답은 “조용히 문닫고 가라”는 것이었다고.

    美‘월스트리트 저널’은 호주에서 일어난 상원의원 사임과 정치인의 외국계 후원금지 법안 발의, 中공산당이 ‘만리장성 방화벽’ 등으로 언론의 자유를 통제하고 일당 독재체제를 강화하는 한편 화교 네트워크를 통해 현지 정치권에 영향력을 행사하려 노력 중인 사실 등을 소개하며 “중국이 서방처럼 변할 것”이라는 서방 진보 정치인들의 주장은 환상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영미권 언론들은 ‘중화사상’을 바탕으로 한 中공산당의 패권전략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호주에서 ‘샘 다스타리’ 상원의원이 사임한 일을 여기에 대한 첫 대응사례처럼 보고 있다.

  • 中공산당 관영 CCTV와 문재인 대통령의 단독 인터뷰. 이때 中CCTV의 태도에 많은 국민들이 분노했다. ⓒ청와대 제공 사진.
    ▲ 中공산당 관영 CCTV와 문재인 대통령의 단독 인터뷰. 이때 中CCTV의 태도에 많은 국민들이 분노했다. ⓒ청와대 제공 사진.


    그런데도 中공산당의 협박에는 찍 소리도 못하고, 국가원수가 홀대를 받아도 좋다고 헤헤 거리는 나라도 있다. 바로 한국이다. 현재 한국의 ‘자칭 진보진영’은 북한과 김정은 정권에 대해서는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러나 中공산당의 독재와 인권유린, 언론탄압 등에 대해서는 침묵하고 있다. 中공산당이 수십만 명의 불법체류자를 한국에 보내는 것도 비판하지 않는다.

    문재인 대통령이 중국을 ‘국빈 방문’한 뒤 계속 홀대 정도가 아니라 '천대'를 받고 있음에도 한국의 ‘진보 진영’은 中공산당의 무례함을 비판하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