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원식 만난 자리서 "파트너하기 싫다면 여야 관계 끝장낼 것"
  •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가 13일 오전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와 상견례 만남을 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가 13일 오전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와 상견례 만남을 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가 상견례 자리에서부터 지난 예산안 처리 과정에서의 이른바 '한국당패싱'에 유감을 표하며 '민주당 맞패싱'을 경고했다.

    한국당 신임 김성태 원내대표와 함진규 정책위의장은 13일 오전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박홍근 원내수석부대표·강훈식 원내대변인과 상견례의 만남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김성태 원내대표는 우원식 원내대표를 향해 "예산안 협상 과정에서 제1야당인 한국당을 패싱하는 밀실거래는 하지 말라"며 "제1야당을 패싱하고 밀실거래를 하면서 장물(贓物)을 만들면, 그게 선거구제고 공수처법인데, 정상적인 물건이라 내놓으면 수용하기 어렵지 않겠나"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힘들고 어렵더라도 제1야당인 한국당이 여러분의 파트너"라며 "손잡기 쉽다고 국민의당과 그렇게 (밀실거래를) 하면 앞으로 여야 관계는 끝장난다고 분명히 말씀드리니, 파트너하기 싫다면 국민의당과 계속 하라"고 경고했다.

    이에 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는 "밀실야합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앞으로 계속 만나가면서 그 때 무슨 일이 있었는지 자세히 말씀드릴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아울러 "한국당과 이야기하면 아무 것도 안 되니까, 그야말로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니, 이야기해봐야 안 되기 때문에 (패싱했던 것)"라며 "한국당과 이야기해서 뭐가 되면 그렇게 (패싱)할 일이 없다"고 책임을 한국당 쪽으로 넘겼다.

    이날 김성태 원내대표의 경고는 여차하면 민주당을 '역(逆)패싱'하고 청와대 권력과 직접 맞상대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경선 전후에 걸쳐 "문재인정권의 독선과 독주에 강력하게 맞서싸우겠다"고 천명해왔다. 이날 집권여당 원내대표와의 상견례 면전에서도 "문재인정권의 독단과 전횡, 포퓰리즘 정치와 정치보복에 맞서 강력한 제1야당으로서의 역할을 다하겠다"고 거침없이 말했다.

    야당과 정권이 직접 힘을 겨루는 구도로 돌입하게 되면, 여당의 존재감은 상대적으로 희미해질 수밖에 없다. 이른바 '청와대 여의도 출장소'론이 되살아나게 되는 것이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전날 선출 직후에 가진 인터뷰에서도 "영수회담은 한국당과의 1대1 영수회담이어야 한다"며 "문재인정권이 그동안 의도적으로 한국당을 제1야당으로 취급하지 않고 배제한 것은 대단히 잘못된 인식"이라고 압박했다.

    홍준표 대표가 전부터 주장해왔듯, 문재인 대통령과 홍준표 대표가 1대1로 마주앉는 형식의 여야 영수회담을 주문한 것인데, 이렇게 되면 민주당 추미애 대표의 입지는 좁아지게 된다.

    정치권 관계자는 "야당이 여당을 '출장소'로 여겨 상대하지 않고 정권과 직접 힘겨루기에 나서겠다고 하면, 여당의 존재감이 희미해질 수밖에 없다"며 "이미 지금도 민주당이 청와대 코드 맞추기에만 급급한 상황인데, 향후 원내의 진행 상황에 따라 여당 실종 현상이 가속화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