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강국 맞나?" 구멍 뚫린 인터넷공간…북한 사이버부대 1~2년 새 급성장
  • 23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사단법인 통일미디어가 주최한 '북한의 사이버공격: 실태 소개와 대응방안'국제회의가 진행되고 있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23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사단법인 통일미디어가 주최한 '북한의 사이버공격: 실태 소개와 대응방안'국제회의가 진행되고 있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과거 북한은 정보를 얻기 위해 한국 어부를 납치했는데, 어선에 15명 정도가 있으면 젊고 똑똑한 사람 한 명만 남기고 전부 수장시켰다고 합니다. 그리고 얻는 정보라고는 해안가 지역과 몇 명 사는지 정도였지요. 그런 정보를 얻기 위해 사람을 죽이던 북한은 사이버공격을 통해 훨씬 더 중요한 정보를 쉽게 얻고 있습니다." (이광백 국민통일방송 대표)

    갈수록 거세지고 있는 북한의 사이버공격 사례를 파악하고 대응방안을 논의하는 국제회의가 열렸다.

    사단법인 통일미디어는 23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북한의 사이버공격: 실태 소개와 대응방안> 국제회의를 열고 "북한은 사이버공간과 우리 법제 허점을 최대한 활용해 사이버공격을 전개하고 있다"고 밝혔다. 회의에선 "국민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정부의 전략적인 사이버안보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는 의견이 쏟아졌다.

    개회사를 맡은 이광백 국민통일방송 대표는 "북한 사이버부대는 1~2년 새 급격히 발전하고 있지만 한국은 아직도 뚜렷한 대책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방부도 안전하지 않을 뿐더러 특히 우리 같은 민간단체는 속수무책"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이번 국제회의를 통해 북한 사이버공격 대응방안을 찾아낼 수 있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유동열 자유민주연구원 원장은 "한국을 겨냥해 북한이 해외를 통해 사이버공격을 하는 횟수가 하루에 150만건에 달한다"고 밝혔다. 1초에 17~18회 공격당하고 있는 셈이다. 유동열 원장은 "이마저도 민간시설 공격은 제외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북한 사이버전력을 일부에서는 낮게 평가하는데 작년 말까지 추산한 게 6,800명(작전요원 1,700명, 기술지원 5,100명)이다. 작년 국방부 295건 상급비밀이 무차별적으로 빠져나갔다. 이지스함과 F-15 날개도면도 털렸다. IT 강국이라는 대한민국의 보안이 무력하다. 반대로 북한의 해킹능력은 매우 뛰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유동열 원장은 "반미(反美)·친북(親北)·반자본주의 등 한국을 적색의식화 시키려는 북한 사이버심리전에도 주의해야 한다"며 "이들은 50여개 친북사이트와 1,000여개의 SNS 계정을 활용, 여기에 300명의 댓글요원이 한국 주요 포털에서 유언비어를 퍼트리고 정보를 조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23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사단법인 통일미디어가 주최한 '북한의 사이버공격: 실태 소개와 대응방안'국제회의가 진행되고 있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23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사단법인 통일미디어가 주최한 '북한의 사이버공격: 실태 소개와 대응방안'국제회의가 진행되고 있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다음 연사로 나선 마틴 윌리엄스 노스코리아테크 편집장은 "어릴적부터 재능이 있다고 판단되는 아이들은 북한 정권에 의해 집중적인 지원과 교육을 받으며 유능한 해커로 성장한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은 전국경연대회를 통해 최고의 학생들을 확보하고, 이들을 마치 영국이나 한국의 올림픽 선수처럼 키워낸다"고 덧붙였다.

    마틴 편집장은 "지난 몇년 간 국제경연 결과만 봐도 이들의 실력을 객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고 했다. 2015년 국제수학올림피아드에서 4위를 차지하는 등 아직 한·미·중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수많은 유럽국가보다는 북한의 실력이 높다는 것이다.

    "흥미스러운 것은 이 시스템이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항공모함 구축이나 미사일 개발보다 해킹 교육은 돈이 얼마 들지 않아 현실적으로 북한이 집중하고 있는 전략이다. 모두가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

    마틴 편집장은 "(북한은) 작년에 국제대학생프로그래밍대회에서 28위를 기록했고, 이는 코넬대·카이스트와 같은 순위였다"고 말했다.

    문종현 이스트시큐리티 이사는 "북한은 이미 엘리트 양성을 시작하고 있으며 평양과기대의 경우 미국·캐나다 등 해외교수를 초빙해 우리나라 카이스트처럼 영어수업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생각하기에는 '북한에서 뭐 강의해봤자'라고 생각하겠지만 그건 옛날 이야기"라고 했다.

    유동열 자유민주연구원 원장은 기자들과 가진 질의응답 시간에서 한국이 사이버안보법 하나 제정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개탄했다.

    유동열 원장은 "국정원이 권한을 남용한다거나 인권침해할 수 있다는 지금 집권여당(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들의 반대로 국회에서 사이버안보법 통과가 안 됐다"면서 "이미 미국·일본 등은 사이버안보법을 통해 (사이버공격에) 대응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국가기관·공공시설 외에는 조사할 권한도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현재 한국이 현재 세계 정세에 역행하고 있다"고 했다. 나아가 유동열 원장은 "새 정부 들어 적폐라는 말을 많이 하는데 이런 게 대표적인 안보적폐"라면서 "국민들이 사이버안보의 중대함과 실태를 알 수 있도록 인식재고를 위한 사이버안보법 도입이 시급하다"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