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바브웨 국민들 “무가베 TV연설에 충격…그러나 탄핵은 될 것”
  • 로버트 무가베 짐바브웨 대통령이 또 다시 사임을 거부했다. 사진은 지난 17일(현지시간) 수도 하라레 외곽의 한 대학 졸업식에 등장한 무가베 대통령. ⓒ美폭스뉴스 관련보도 화면캡쳐.
    ▲ 로버트 무가베 짐바브웨 대통령이 또 다시 사임을 거부했다. 사진은 지난 17일(현지시간) 수도 하라레 외곽의 한 대학 졸업식에 등장한 무가베 대통령. ⓒ美폭스뉴스 관련보도 화면캡쳐.


    지난 19일(현지시간) TV에 출연한 로버트 무가베 짐바브웨 대통령이 전국에 중계된 연설에서도 사임을 거부하자 짐바브웨 여당이 ‘탄핵’ 카드를 꺼내 들었다고 美AP 통신 등 주요 외신들이 보도했다.

    美AP통신에 따르면, 로버트 무가베 대통령은 이날 TV방송 연설을 하면서 “사임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고, 이를 본 짐바브웨 국민들이 격하게 반발하며 시위를 벌였다고 한다.

    트위터 등 SNS에서도 무가베 대통령의 사임 거절을 비난하는 글이 쏟아졌다고 한다. 美AP통신은 “텐다이 비티 前재무장관도 자신의 트위터에 ‘이 독재자에게는 우리 국민과 탁구(토론하는 것을 의미)를 즐길 권리가 전혀 없다’며 강하게 비판했다”고 전했다.

    국제위기그룹(ICG)의 남아프리카 전문가인 피어스 피구 박사 또한 “무가베는 연설하면서 사임을 언급하지 않았다”면서 “그는 완전히 통제 불능인 사람”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고 한다.

    美AP통신은 “일부 짐바브웨 국민들은 무가베가 자기 정당에 의해서 직위를 뺏기고 탄핵에 직면했음에도 (국민들에게) 도전하는 행태에 충격을 받고 눈물을 흘렸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짐바브웨 집권여당은 무가베 대통령의 ‘사임 불가’ 연설을 들은 뒤 그를 당 대표직에서 해임하고, 에머슨 음난가그와 前부통령을 신임 당 대표로 추대했다고 한다. 무가베 대통령의 부인 그레이스 무가베 또한 여당 산하 조직인 ‘여성연맹’ 총재직을 박탈하고 당에서 출당 조치를 했다고 한다.

    美AP통신은 “짐바브웨 여당은 중앙위원회를 열고, 20일(현지시간) 무가베 대통령에 대한 탄핵 절차에 돌입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짐바브웨 여당의 러브모어 마투케 의원은 美AP통신에 “무가베의 지난 19일 TV연설은 우리를 놀라게 했다. 이런 태도는 상상을 넘어선 것”이라며 “당 중앙위원회의 무가베 탄핵 결정은 별도의 결정이 있을 때까지 계속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한다.

    러브모어 마투케 의원은 이어 “현재 군 당국은 자신들이 갈 길을 가고 있고, 정치인들 또한 해야 할 일을 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궁극적인 목표는 무가베가 가야 할 길을 가게 만드는 것”이라면서 무가베 대통령의 축출을 멈추지 않을 것임을 밝혔다고 한다.

    ‘미국의 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짐바브웨 국영 언론들조차도 ‘국민은 무가베가 떠나기를 원한다’고 적은 팻말을 들고 있는 시위대의 모습을 보여주며, 무가베 대통령의 축출을 ‘짐바브웨의 해방’이라고 불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