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FA 소식통들 “평양 주민들, 특별한 공사 없는데 자재 구입에 의아”
  • 평양 여명거리 준공 전 현장을 둘러보는 김정은.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평양 여명거리 준공 전 현장을 둘러보는 김정은.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최근 북한에서 묘한 움직임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지난 19일 “북한이 최근 중국으로부터 건설 자재들을 대량으로 수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북한 소식통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자유아시아방송’에 따르면, 최근 北무역기관 간부들이 현금을 들고 중국에 가서 중국 업체들과 건설자재 조달을 위한 계약을 경쟁적으로 체결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현재 북한 내에서는 알려진 대규모 건설공사가 없다고.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평양 소식통은 “최근 노동당 중앙 소속 무역기관들이 건설자재를 경쟁적으로 수입하고 있다”면서 “노동당 중앙급 무역기관 간부들이 중국으로 출장 가서 현금결제를 조건으로 건설자재 독점 수입 계약을 체결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고 한다.

    이 소식통은 “지난 13일, 평양건설총국(수도건설총국) 간부 여러 명이 건설자재 수입계약을 위해 중국에 파견됐다”며 “대외건설총국 산하 남강건설, 능라건설, 인민군 산하 7.27 건설총국도 중국으로 가서 건설자재 수입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최근 평양에 건설한 아파트나 대형 건물들의 모든 창문틀과 출입문, 욕조, 전기 스위치 등이 모두 중국에서 수입한 자재들”이라면서 “건설자재는 민생 용도로 분류돼 대북제재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설명했다고 한다.

    소식통은 “겨울철이 다가와 평양에서는 별다른 건설 현장도 없는데 ‘수도 건설’이라는 명목으로 건설자재를 대량으로 사들이는 것에 대해 평양 주민들은 의아해 하고 있다”면서 “무역기관 간부들 또한 그 많은 건설자재를 어디에 쓰려는 것인지에 대해 입을 닫고 있다”고 전했다고 한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중국 주재 무역기관 간부도 비슷한 이야기를 전하면서, 김정은 정권이 이런 일을 벌이는 데는 다른 의도가 있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그는 “최근 평양건설총국 간부들이 중국에서 건설자재를 대량 주문하는 것은 앞으로 지방도시나 평양에 지을 건설현장에 필요한 자재를 미리 확보해두기 위해서”라면서 “지금까지는 지방 건설현장에 필요한 자재는 자체 수입을 했지만 이제는 수도건설총국에서 확보한 자재를 사서 쓰라는 이야기”라고 설명했다고 한다.

    소식통은 “노동당 중앙에서는 건설자재 수급을 보다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서라고 주장하지만, 실제로는 수입가격에다 이윤을 붙여 지방에 팔아먹으려는 의도”라고 주장했다고 한다.

    소식통은 최근 평양건설총국이 中단둥시에 있는 한 건설자재 업체와 5년 동안 연간 1,500만 위안(한화 약 24억 8,500만 원) 어치의 아파트 마감재와 실내 장식용 재료를 수입하기로 독점계약을 맺은 바 있다면서 “평양건설총국이 중국산 건설자재 수입 및 판매권을 독점하려는 것은 향후 자재 품귀현상이 일어나면 많은 이윤을 붙여 되팔려는 의도”라고 주장했다고 한다.

    이 말대로라면, 김정은 정권은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로 외화벌이 통로가 막히자 주민들에게 돈을 뜯어 자신들의 사치스러운 생활이 필요한 외화를 충당하려는 속셈을 갖고 있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