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73식’ 기관총·군사용 고주파 무전기·GPS 안테나 등 발견
  • 유엔 안보리 소말리아-에리트레이 감시그룹이 펴낸 보고서 가운데 북한제 무기 '73식 기관총'의 모습. ⓒ美VOA 관련보도 화면캡쳐-유엔 보고서.
    ▲ 유엔 안보리 소말리아-에리트레이 감시그룹이 펴낸 보고서 가운데 북한제 무기 '73식 기관총'의 모습. ⓒ美VOA 관련보도 화면캡쳐-유엔 보고서.


    북한제 무기들이 소말리아와 에리트레아 등 내전 중이거나 정정이 불안한 나라에서 계속 발견되고 있다고 ‘미국의 소리(VOA)’ 방송이 14일 보도했다.

    ‘미국의 소리’ 방송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소말리아·에리트레아 제재 위원회 산하 감시 그룹은 연례 보고서를 통해 해당 지역에서 북한이 만든 무기와 군용 장비가 발견되고 있어, 북한이 이들 나라와의 무기거래에 직·간접적으로 연루됐다고 밝혔다”면서 “하지만 북한은 이에 대한 해명을 내놓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소리’ 방송은 “유엔 안보리 소말리아·에리르티아 감시 그룹은 북한제 ‘73식 기관총’과 군사용 고주파 무전기, 암호 해독장비, GPS·고주파 안테나와 케이블 등을 찾아냈다”고 전했다.

    유엔 안보리 소말리아·에리트레아 감시 그룹이 찾아낸 북한제 ‘73식 기관총’은 지원화기로, 북한이 ‘82식 기관총(PKM 기관총의 카피판)’을 생산하기 전까지 사용하던 기관총이었다. 북한은 1980년대 이란에 대량의 무기를 판매하면서 ‘73식 기관총’도 판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의 소리’ 방송은 “감시그룹이 작성한 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 3월 프랑스 해군이 아덴만 인근에서 소말리아로 향하던 이란 선박을 정선시켜 수색한 결과 ‘73식 기관총’ 6정을 발견했다고 한다”면서 “이란이 과거 북한으로부터 구매했던 ‘73식 기관총’을 다른 무기들과 함께 소말리아로 팔려다 저지당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소리’ 방송은 “감시그룹은 지난 5월 3일(현지시간) 북한 측에 ‘73식 기관총’ 수출과 관련한 정보를 제출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답변을 못 받았다”면서 “북한 ‘73식 기관총’이 유엔 안보리 보고서에 등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르면, 2017년 1월 유엔 안보리 예멘 제재위원회 전문가들이 “예멘의 후티 반군이 ‘73식 기관총’을 보유하고 있다”고 지적했는데, 당시 전문가들은 ‘73식 기관총’이 이란을 통해 예멘으로 반입된 것으로 추정했다고 한다. 다만 유입 과정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고 한다.

    감시그룹은 또한 에리트레아도 북한과의 무기 거래에 연루된 정황을 찾아냈다고 한다. 2016년 말 북한을 출발해 에리트레아로 향하던 선박에서 45개 박스에 담긴 군용 장비를 찾아냈는데, 여기에는 군사용 고주파 무전기, 암호 해독용 장비, GPS와 고주파 안테나, 케이블 등이 포함돼 있었다고 한다.

    군용 장비를 담은 박스에는 ‘글로콤’이라는 상표가 붙어 있었는데, 감시 그룹 전문가들은 이 회사가 말레이시아에 있는 북한의 위장 기업으로, 북한의 ‘팬 시스템’이 소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고 한다.

    유엔 안보리가 소말리아·에리트레아를 제재하고 감시하는 이유는 이곳에서 광범위한 전쟁 범죄와 테러 등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소말리아는 1990년대 유엔 평화유지군의 개입으로 내전을 끝낸 뒤 ‘알 카에다’를 추종하는 ‘알 샤바브’가 들어와 폭정을 일삼다 아프리카 연합군의 개입으로 권력을 잃은 뒤 과도정부를 상대로 내전을 벌이고 있다.

    에리트레아는 1990년대 에티오피아에서 독립한 국가로 한 때는 국경을 놓고 에티오피아와 분쟁을 벌였다. 이후 독립이 된 이후에는 독재 정권 때문에 수많은 난민이 주변국으로 탈출하고 있다. 전체 인구 440만 명 가운데 37만 명 이상이 나라를 떠나 난민으로 떠돌 정도로 폭압통치가 심각하다. 때문에 해외에서는 ‘아프리카의 북한’이라고 부를 정도다.

    이런 점 때문에 유엔 안보리는 소말리아와 에리트레아에 대해 다른 국가와의 무기 거래를 전면 금지하는 제재를 취했다.

    북한은 이들 나라뿐만 아니라 '테러조직'으로 불리는 '하마스'와 '헤즈볼라' 등에도 각종 무기를 판매하고 있어 국제사회의 비난을 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