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조해진 복당… 정병국·정운천에게는 어떤 영향 미칠까
  • 이명박 전 대통령이 과거 당·정의 주요 인사들과 함께 환담을 나누는 모습. 오른쪽부터 정병국 전 대표, 이명박 전 대통령, 김무성 전 대표, 주호영 전 대표 등의 모습이 보인다. 주호영 전 대표의 왼쪽에서 수첩에 발언 내용을 받아적고 있는 인물은 조해진 전 원내수석부대표이다. ⓒ뉴시스 사진DB
    ▲ 이명박 전 대통령이 과거 당·정의 주요 인사들과 함께 환담을 나누는 모습. 오른쪽부터 정병국 전 대표, 이명박 전 대통령, 김무성 전 대표, 주호영 전 대표 등의 모습이 보인다. 주호영 전 대표의 왼쪽에서 수첩에 발언 내용을 받아적고 있는 인물은 조해진 전 원내수석부대표이다. ⓒ뉴시스 사진DB

    이명박 전 대통령(MB)을 겨냥한 정치보복성 적폐청산 수사가 의도했던 보수궤멸은 커녕 보수대통합의 물살만 거세지게 하는 모양새다.

    한때 바른정당 유승민 대표의 '정치적 동지'라 불렸던 조해진 전 원내수석부대표가 자유한국당으로 복당한데 이어, 이명박정부에서 특임장관을 지낸 주호영 전 대표권한대행도 14일 오전 한국당에 입당 원서를 제출했다.

    유승민 대표가 새누리당 원내대표일 때, 원내수석을 지냈던 조해진 전 원내수석은 지난 2일 이명박 전 대통령을 만나 보수통합의 당위성에 관해 의견을 나눴다. 이후 심사숙고 끝에 정치적 결단을 내리고, 지난 9일 통합파 의원들이 한국당에 복당할 때 한 배를 탄 것으로 알려졌다.

    조해진 전 원내수석은 이날 본지와 통화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은) 적폐청산을 한다면서 많은 후유증을 만들어내고 있다(는 말을 했다)"며 "국가안보가 위태로운 상황에서 적폐청산을 한다며 안보의 보루인 군·국정원·검찰을 상처내고 제 기능을 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몰아가고 있다더라"고 전했다.

    아울러 "나라가 잘못될까봐 굉장히 걱정스러운 상황인데, 그렇게 가지 않도록 중심을 잡아야 할 야당이 대선을 거치면서 약해져 본래의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며 "정부·여당이 적폐청산이라며 무리한 일을 강행하는 것을 바로잡고 야당이 희망을 줄 수 있도록, 보수가 하나돼야 한다는 말씀을 하셨다"고 덧붙였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조해진 전 원내수석을 만난 자리에서 "보수가 하나돼야 한다"는 뜻을 담았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유승민 대표의 '정치적 동지'였던 조해진 전 원내수석도 한국당으로 복당하게 됨에 따라, 보수대통합의 물결은 더욱 촉진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명박정부에서 농식품부장관을 지낸 바른정당 정운천 최고위원도 이명박 전 대통령을 겨냥한 정치보복이 보수통합의 에너지를 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운천 최고위원은 이날 YTN라디오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국가안보의 수장인 국정원장 3명이 조사를 당하는 일이 있으니, 보수 세력이 얼마나 우려하겠느냐"며 "전전(前前) 정권까지 이렇게 하면 정치보복으로 느끼는 분들이 많아질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 바른정당에서 자유한국당으로 복당한 주호영 전 대표와 조해진 전 원내수석부대표의 모습. ⓒ뉴시스 사진DB
    ▲ 바른정당에서 자유한국당으로 복당한 주호영 전 대표와 조해진 전 원내수석부대표의 모습. ⓒ뉴시스 사진DB

    나아가 "아무래도 전직 대통령이니 보수 세력의 원로라는 측면에서 상징성이 있다"며 "그것(정치보복)에 대항한다면 그만큼 보수통합의 에너지가 더 커질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한편 이명박정부에서 특임장관을 지냈고, 바른정당 창당멤버이자 초대 원내대표로 당대표권한대행을 맡아 어려운 시기에 당을 이끌었던 주호영 의원은 이날 오전 한국당에 입당 원서를 제출하며 복당 수순에 돌입했다.

    주호영 전 대표는 이날 본지와 통화에서 적폐청산이 정치보복으로 흐르고 있다는데 동의하면서 "다같이 조금만 더 했더라면 보수대통합이 됐었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미 자리에서 물러난 전전임 대통령의 "보수통합" 당부가 현역 정치인들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는 어렵다 해도, 바른정당에 잔류한 친이(친이명박)계 의원들의 행보에 명분을 제공하는 형태로 간접적인 영향은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과 함께 김영삼 전 대통령을 '민주화의 아버지'로 추어올리며 당사에 초상화를 게시하기로 한 결정이, 김영삼·이명박 전 대통령과 동시에 깊은 정치적 인연을 맺은 바른정당 핵심 중진의원에게 신호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에 반해 원래는 친박(친박근혜)계였던 바른정당 유승민 대표는 이명박 전 대통령을 겨냥한 적폐청산 수사에 유보적인 입장을 표했다. 유승민 대표의 향후 입장에 따라, 다시 한 번 바른정당발(發) 정계개편이 촉발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돈다.

    유승민 대표는 이날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 수사 결과 발표문을 읽고 탄핵해야겠다고 결심했던 사람"이라며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해서도 검찰 수사 결과를 보고 분명한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