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통해 '변론' 맡게 된 이유 소상히 밝혀"애당초 조작 불가능한 사건..무리한 주장이 검증없이 보도돼"
  • 최근 자신의 남편(김광석)과 딸 아이(김서연)를 살해하거나 사망을 유도했다는 끔찍한 혐의를 받아온 서해순씨에게 경찰이 '혐의 없음' 결론을 내린 가운데, 그동안 '나홀로' 서씨의 무죄를 주장해온 변호인에 대해 뒤늦은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지고 있다. 모두가 마다하는 변론을 자처한 이는 인권변호사로 잘 알려진 박훈(사진) 변호사다. 오래 전 '석궁테러'로 유명한 김명호 전 성균관대학교 교수를 변호하기도 했던 박 변호사는 "판결문과 각종 기록을 보더라도 아무런 죄가 없는 서씨가 존속살해범으로 매도 되는 사실에 강한 반발감이 생겨 변호를 맡게 됐다"고 밝힌 뒤 "이번 사건은 김광석의 형 김광복의 무리한 주장을 이상호 기자가 아무런 검증도 없이 나팔을 불면서 서해순을 연쇄 살인범으로 몬 것이 본질"이라며 서씨야말로 진짜 피해자란 사실을 거듭 강조했다.

    흥미로운 점은 박 변호사가, 경찰의 수사 결과 발표가 나기도 전에 "이상호 기자와 그를 옹호하는 사람들이 이 사건만큼은 틀렸다"는 글을 올린 것. 그는 지난 10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이제 아침이 밝아 오면 서울경찰청 광역 수사대의 2달간에 걸친 중간 수사 결과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전제한 뒤, 이 기자 등을 상대로 "황당하고도 어이없는 주장을 그만하라"는 강도 높은 비판을 가했다. 조금이라도 자신의 주장에 확신이 없다면 감히 내뱉지 못할 소리다. 나아가 박 변호사는 이상호 기자와 김광석의 친형, 그리고 서해순씨와 자신이 참여하는 '4자 공개 토론'을 하자는 깜짝 제안까지하며 무죄 입증에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한편 10일 경찰의 수사 결과 발표 직후 이상호 고발뉴스 기자는 자신의 SNS를 통해 "추석 연휴 기간에도 수고해주신 경찰의 노고에 감사를 표하지만, 국민적 의혹에 비춰 미흡한 내용이 아닌가 아쉬움이 남는다"며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 이번 영화를 시작으로 남은 검찰 수사를 지켜보며 끝까지 포기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다음은 경찰의 수사 결과 발표 직후 이상호 기자가 올린 심경글 전문.

    서연양 경찰 수사결과를 보고

    숱한 의혹을 남기고 떠난 가수 김광석 의문사를 추적한 영화를 지난 8월 30일 개봉했습니다.

    영화 개봉 이후, 미국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던 딸 서연양이 ‘하와이 의료시설에 갇혀있다’는 제보를 받았습니다. 서연양 구출을 위해 실종 신고를 냈습니다.

    그 과정에서 서연양이 이미 10년전 사망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큰 충격과 함께 저희는 가슴이 찢어지는 아픔을 느꼈습니다. 서해순씨는 시댁은 물론 처가에 조차 딸의 죽음을 숨겼더군요.

    딸 서연이는 2007년 12월 20일 목요일 몸이 아파 조퇴를 했습니다. 12월 23일 일요일 새벽 119가 도착했을 때 서연양은 이미 심장이 정지한 상태였습니다. 그 긴 시간 동안 서연양에게 과연 무슨 일이 있었을까요?

    서연양 사망 사실을 보도했습니다. 그러자 제보가 들어왔습니다. 서해순씨가 영화 김광석 개봉 직후, 미국 뉴저지로 해외 이주를 준비중이라는 내용이었습니다. 긴급하게 수사기관에 서연양 사망경위 조사를 의뢰했습니다.

    오늘 경찰은 수사결과를 발표했습니다. 결과는 무혐의였습니다. 추석 연휴기간에도 수고해주신 경찰의 노고에 감사를 표합니다. 하지만 국민적 의혹에 비춰 미흡한 내용이 아닌가 아쉬움이 남습니다.

    김광석 부녀의 죽음은 서로 깊은 연관성을 갖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이번 수사에서 김광석 의문사는 공소시효 만료라는 벽에 부딪혀 전혀 수사가 이뤄지지 못했다는 점이 더 큰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영화 김광석을 제작하는 과정에서 만난 수 많은 제보자들께서 혹시나 김광석 죽음의 진실이 드러날까, 불이익을 감수하고 경찰에 나가 진술해주셨는데 그분들께 죄송한 마음이 큽니다.

    몇몇 언론은 영화 김광석이 ‘마녀사냥’을 했다며 비난했습니다. 취재는 어려워도 비판은 쉽습니다.

    하지만 영화 김광석을 보신 분들께서 함께 진실을 밝히자며 많은 제보를 주셨습니다. 공소시효와 상관없이 의문사를 수사할 수 있도록 하자는 김광석법 제정 촉구 서명에도 5만명이 넘는 시민들께서 기꺼이 참여해주셨습니다.

    누구의 죽음이든 한치의 의혹도 있어서는 안된다며 직접 확인 취재에 나서준 고마운 언론도 있었습니다.

    특히 jtbc 스포트라이트와 tv조선 세븐, 채널A 등의 후속 보도는 향후 김광석 의문사 취재에 중요한 단초를 제공해주었습니다. 지난 20년 동안은 혼자였지만 영화 김광석을 통해 새롭게 만난 언론인들에게 존경과 진한 동료애를 전합니다.

    진실은 침몰하지 않습니다. 다만 느림보일 뿐. 포기하지 않겠습니다. 이번 영화를 시작으로 남은 검찰 수사를 지켜보며 끝까지 취재하겠습니다. 수사는 국민이 위임했지만, 의문은 국민의 것이기 때문입니다.


    다음은 경찰의 수사 결과 발표 직전, 박훈 변호사가 올린 심경글 전문.

    "나는 왜 연쇄 살인마 서해순의 변호인이 되었는가"

    이제 아침이 밝아 오면 서울경찰청 광역 수사대의 2달간에 걸친 김광석의 딸 김서연을 서해순이 죽였는지 아님 가부키 증후군의 병발로서 급사 했는지를 밝히는 이른바 중간 수사 결과 발표가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저는 서해순의 입장에서 보도자료를 배포할 것입니다. 하필 유구한 전통을 자랑하는 전태일 열사 기념 노동자 대회의 전날이기도 합니다.

    제가 문제를 삼고 있는 사람들은 탐사보도의 전문가를 자처하고 다이빙벨을 통해 부당한 탄압을 당한 이상호 기자와 20년간 줄기차게 서해순이 김광석의 재산을 탈취했다고 주장하는 김광석의 형 김광복씨입니다.

    그러나 저는 명백하게 말씀 드리겠습니다. 김광석의 형 김광복의 무리한 주장을 이상호가 아무런 검증 없이 나팔을 불면서 서해순을 연쇄 살인범으로 몬 것이 이 사건의 본질이라는 것을 말입니다. 목맨다는 것과 목을 졸라 죽이는 것은 너무나 확연하게 드러나기 때문에 조작 불가능한 것입니다. 그것은 수사론의 기본입니다. 서해순은 분명 확실하게 모든 이야기를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가정불화의 일상적인 모습입니다. 김광복과 이상호는 서해순이 불륜을 저지르고 이에 격분해 김광석이 이혼을 통보하면서 살해당했다고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서해순과 팬티 바람의 전과 13범 오빠가 합작해 목 졸라 죽였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부검감정서는 전혀 다른 이야기를 합니다. 아무런 저항흔도 없었고, 전형적으로 목맨 자살이라고 합니다. (더 이상 키 높이 보다 낮은 곳에서 목매는 것은 불가능 하다는 어이없는 주장은 그만해라)

    가정사를 어디까지 이야기 할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당시 서해순과 김광석 사이에는 무슨 사건이 있었습니다. 서해순은 김광석의 여자관계를 분명하게 사망 그 당시에도 이야기 합니다. 다만 그 여자가 누구인지 암시만 할 뿐입니다. 저는 이 문제는 전혀 언급하지 않을 생각입니다. 부부 사이에 일어난 일은 절대로 모른다는 것이 나의 철학입니다. 그런데 이상호와 김광복 그리고 김광석의 친구 박학기, 그리고 이모씨는 뉴욕의 24시간 실종 사건을 그대로 믿으면서 서해순의 불륜으로 지고지순한 사랑을 했던 김광석이 괴로워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혼 통보를 하면서 자살이 아니라 타살 당했다고 주장합니다. 어이없는 주장입니다. 지고지순한 사랑을 한 사람이 그 상대방으로부터 타살을 당한 것은 존재한 적이 없습니다. 이점은 심리적 측면입니다.

    더 황당한 것은 저작권과 상속 재산에 대한 것입니다. 이상호와 김광복은 20년 동안 줄기차게 서해순이 강압으로 김광석이 생전에 아버지 김수영한테 양도한 저작권을 강탈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것은 이미 대법원의 민사소송 2건, 형사 소송 1건을 통해 2008년 6월에 확실하게 정리됩니다. 김광석이 아버지 김수영한테 양도한 적이 없다고 말입니다. 이런 판결문은 대법원 홈페이지에 김광석만 치면 바로 뜨는 판결문이고 그 판결문에 나오는 사건 번호를 통해 판결문 신청하면 금방 알 수가 있는 것입니다. 완벽하게 패배했음에도 불구하고 김광복은 여전히 서해순이 강탈해 갔다고 주장하면서 그 증거로 김수영과 서해순의 녹취록 일부를 공개합니다. "욕심 많은 노인네" 그 이야기는 2003년 말경 이루어진 전화 통화로 그렇게 이야기 한 적이 있고 그 표현은 정확이 맞습니다. 김광석의 친가는 서해순과 김서연의 상속을 전혀 인정하지 않으려 했던 조법적인 집단이었습니다. 어떤 판결문에도 그들의 저작권 양도를 인정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합의가 강압되었다고 주장하는 저런 녹취록을 제출하지만 배척당한 것입니다.

    이런 사정을 단 이틀간의 조사로 알게 된 저는 서해순이 누군 인가를 보게 된 것입니다. 그는 권력도 뭣도 없는 일개 평범한 사람입니다. 그런 그가 영아 살해, 김광석 살해, 김서연 살해를 한 사람으로 매도되는 것에 강한 반발심이 일었습니다. 이상호와 김광복 그리고 그를 옹호하는 사람들은 이 사건 만큼에서는 틀렸습니다. 김서연의 죽음을 왜 알리지 않았는지 그것에 흥분해 서해순을 연쇄 살인범으로 확증하였으나, 저는 그의 행위를 이해했습니다. 알릴 사람들도 없었고, 알릴 필요도 없었고, 경찰 지휘에 따라 부검을 하고 끝냈던 사건입니다. 소송 사기는 애초부터 성립할 여지도 없었습니다. 원고가 김수영의 부인 이달지와 김광석의 형 김광복이었기 때문입니다. 소송 사기는 원고가 하는 것이지 피고가 하는 것이 아닙니다.

    쓰다 보니 열 받습니다. 하여간 위와 같은 이유로 저는 서해순의 변호인이 됐습니다. 이에 하나 제안을 하고자 합니다. 이상호와 김광복. 저, 그리고 서해순과의 4자 공개 토론을 요청합니다. 그것도 신뢰도 높은 jtbc에서 말입니다. 꼭 말입니다.


    [사진 출처 = 박훈 변호사 페이스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