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수용·보상 못 끝내 공장건축 지연”…“청주시 “11월 30억 들여 철탑 이전 착수”
  • ▲ 충북 청주시 흥덕구 청주TP내 15만4000볼트의 고압선 철탑.ⓒ독자제공
    ▲ 충북 청주시 흥덕구 청주TP내 15만4000볼트의 고압선 철탑.ⓒ독자제공


    충북 청주산업단지의 지도가 바뀌고 있다.

    청주시가 산업단지를 성공적으로 조성한 청주시 흥덕구 청주테크노폴리스(청주TP)가 ‘천지개벽(天地開闢)’ 수준은 아니더라도 산업단지 지도를 크게 바꿀만큼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청주TP에는 SK하이닉스(23만4187㎡)가 15조 5000억원 투입, 24시간 불을 밝히고 공장을 짓고 있고 인근지역에도 속속 공장이 들어서면서 청주TP는 활기가 넘쳐나고 있다.

    그러나 엄청난 변화 뒤에는 그늘이 있게 마련이다.
    청주TP에 입주한 기업들이 15만4000 볼트(V)의 고압선 철탑 이전이 늦어지면서 큰 피해를 보고 있다.

    청주TP에 입주할 10여개 업체들은 SK하이닉스 입주가 뒤늦게 결정되면서 청주시 관계자들이 통 사정하는 바람에 매입한 공장부지를 대승적인 차원에서 양보한 기업들이다.

    이들 기업들은 청주경제활성화를 위해 양보했지만 결국 돌아온 것은 철탑이 언제 이전할지 알 수 없는 답답한 상황이다.
    공단을 조성한 청주시가 8월까지 철탑을 이전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아직까지 공사에 착수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 ▲ 충북 청주TP내 고압선 철탑이 토지 수용이 지연되면서 고압선 철탑 이전이 늦어져 공장 건물 공사를 착공하지 못하고 있는 현장의 모습이다.ⓒ독자제공
    ▲ 충북 청주TP내 고압선 철탑이 토지 수용이 지연되면서 고압선 철탑 이전이 늦어져 공장 건물 공사를 착공하지 못하고 있는 현장의 모습이다.ⓒ독자제공

    그래서 청주시가 지역 활성화를 위해 SK하이닉스 입주를 공장부지를 내준 기업들에 대한 사후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것이다.

    네오텍 한 임원은 “신축공장 가까이 철탑이 있다. 3층까지 건물을 증축했을 경우 철탑에 걸리기 때문에 2층까지 건물을 짓고 중단된 상태”라며 “위험한 고압선 철탑으로 인해 중장비를 사용하지 못하고 있어 자재 하나하나를 인부들이 직접 나르고 있다. 철탑 이전이 이뤄지지 않아서 위험한 상황이어서 3층 증축을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쇄회로기판을 생산하는 이 회사는 3층 건물(9900㎡)의 제조공장을 건립할 계획이다.

    유진테크놀로지도 아예 공장을 착공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이 회사는 철탑이전도 이전이지만, 토지소유주와 보상‧수용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채 계속 미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철탑이전도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청주시가 조속히 이 보상을 마무리 짓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2차전지를 생산하고 있는 이 회사는 부지매입(1만3880㎡)과 건축비(45억 원)을 들여 공장신축을 추진하고 있다.

    한세이프도 공장을 조속히 착공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생각지도 않은 철탑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 ▲ 청주TP내 공장을 착공했으나 3층을 올리지 못하고 있는 모습.ⓒ독자제공
    ▲ 청주TP내 공장을 착공했으나 3층을 올리지 못하고 있는 모습.ⓒ독자제공

    한세이프가 공장용지로 1만1900㎡를 매입한 부지에 철탑 건립이 추진되면서 사단이 벌어졌다. 이 업체는 철탑 1개는 인지하고 있었지만 또 다른 하나는 전혀 몰랐고 시청 관계자들도 몰랐다. 결국 업체만 피해를 입게 됐다. 청주TP는 엄청난 이익을 보고 업체에게 업체에만 피해를 보게 됐다는 것이다.

    청주TP에 입주를 앞두고 있는 관계자들은 “SK하이닉스 입주를 위해 대승적인 차원에서 인근지역으로 공장부지를 옮겼지만, 돌아온 것은 불이익이었다. 청주시청이 8월까지 철탑을 옮겨주기로 했으나 11월까지 옮긴다고 하는데 미뤄질 가능성 등으로 신뢰가 가지 않는다”면서 “딱히 시 직원들은 “세월이 가면 뭔가 되겠지”하고 있는 기분이 든다. 그러니 기업들만 죽어난다”고 하소연했다.

    한세이프 관계자는 “공장 건물을 ‘기억자’로 지어야 하는데 철탑건립 계획으로 공장을 지을 수가 없다. 법원에 소송을 걸어야 하는 상황이 아닌지 고민할 정도다. 계약서에는 없던 내용”이라고 밝혔다.

    충북도 투자자문관인 김태일 메인비즈 충북지회장은 “지자체가 대기업유치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 그 사례가 청주TP라고 본다. 중소기업들이 SK하이닉스에 매입한 부지를 양보하는 등 지역경제활성화를 위해 많은 기여를 했지만, 돌아온 것은 철탑이전 지연과 생각지도 않은 철탑이 새로 들어서는 등의 불이익을 당하면서 골머리를 앓고 있다”면서 “결국 청주시와 청주TP가 사후관리에 부실하다는 비판을 면치 못하게 됐다. 기업을 유치한 뒤 사후관리에도 유치 못지않은 관심과 성의가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청주시 도시개발과 관계자는 “기존은 철탑은 있지만, 서쪽으로 한세이프 등 1개의 철탑과 부지 외에 유진테크놀리지 등의 철탑이전은 최근에 실시계획인가가 났고 한전에서 이전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 청주TP내 공장을 건축을 하고 있는 SK하이닉스 신축공사현장.ⓒ독자제공
    ▲ 청주TP내 공장을 건축을 하고 있는 SK하이닉스 신축공사현장.ⓒ독자제공

    한전 충북본부 윤주명 대리는 “지난 20일 청주TP의 철탑 도시계획시설 사업시행자 지정 및 실시계획인가고시가 났고 철탑 이전 공사는 다음 달부터 착수한다”면서 “이 철탑은 청주산단 전기공급선로 이기 때문에 휴전작업을 계획을 하고 있고 오는 12월전까지 철탑이전을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윤 대리는 “그러나 청주TP가 용지확보가 안 된 곳이 있어 약간 지연될 수 있지만 입주기업의 전기공급에 문제가 없어야 하기 때문에 올해 안에 공사를 완료할 계획”이라며 “이전할 철탑은 4기이고 선(4회선)이 많이 걸리는 철탑이기 때문에 고난도 작업이 필요한 곳이지만 최대한 빨리 완공할 계획이다. 현재 철탑 및 전선 등 자재는 확보돼 있으며 공급 계약금액 25억 원”이라고 말했다.

    청주TP 사업팀 송선재 차장은 “지난 6월부터 토지 수용(660㎡)을 위해 소유주와 협의를 계속하고 있으나 보상가가 낮다면서 보상협의가 안 되고 있다. 철탑 이전문제가 시급해 토지 소유주와 계속 접촉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청주TP의 토지 수용이 늦어지면서 철탑이전도 덩달아 늦어지고 있는 것이다.    

    박홍구 청주시 도시계획과 팀장은 “철탑이전과 관련해 도시계획시설결정 공람과 실시계획인가를 마치고 11월부터 철탑이전 공사에 착수할 것”이라며 “4개 철탑 이전에 30억 원이 투입된다”고 밝혔다.

    박 팀장은 그러나 “철탑 이전은 당초 계획이 없던 것으로 인허가 과정에 공장 필지 위로 지나가는 철탑 이전을 검토하라는 지시에 따라 작년부터 철탑 이전을 추진해왔다”고 말해 철탑이전이 뒤늦게 이뤄지고 있다는 사실을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