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향한 서울시 내부 불만 고조…하루 앞으로 다가온 국감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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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시 신청사 전경.ⓒ뉴데일리DB.
    ▲ 서울시 신청사 전경.ⓒ뉴데일리DB.


    박원순 서울시장에 대한 신뢰 저하 문제로 국정감사를 하루 앞둔 서울시가 술렁이고 있다.

    지난달 서울시 예산담당과 A주무관(28) 투신사건 후 예산과를 총괄하는 기획조정실장이 사의를 표명하고 예산담당관까지 교체되면서 내부에서 각종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장혁재 서울시 기획조정실장은 지난 10일 사의를 표명했다. 투신 사건으로 논란이 일자 "어떤 형태로든 책임을 지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장혁재 실장의 사표를 반려하고 설득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장 실장은 11일 예정돼 있던 김종욱 정무부시장과의 면담도 취소하고 20일까지 연가를 낸 상태다.

    통상적으로 기획조정실에서 업무보고와 예산안 편성 등을 총괄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당장 하루 앞으로 다가온 국정감사를 앞두고 서울시가 비상에 걸린 셈이다.

    박원순 시장은 조직 쇄신을 위해 기존 이동률 예산담당관을 타 부서로 전출시키고, 백일헌 장애인복지정책과장을 예산담당관으로 전보하는 인사를 단행했다.

    예산과는 서울시 살림을 꾸려가는 가장 주요 부서 중 하나다. 직원 1인이 평균 2조원에 달하는 예산안 검토를 맡는 등 업무량이 과도한 대표적인 부서로 꼽힌다. 자연스레 시 공무원들 사이에서 악명 아닌 악명이 높다.

    지난달 18일 숨진 채 발견된 A주무관(28)은 2015년 7급 공채로 입사해 지난 7월 예산과로 인사이동한 새내기 직원으로 알려졌다.

    이번 공무원 자살 사건을 계기로 박원순 시장의 시정 인사배치가 적재적소에 이뤄지고 있지 않다는 문제가 도마에 오르고 있다. 경험과 능력치가 다소 부족한 직원에게 감당할 수 없는 과도한 업무량을 떠민 것 아니냐는 지적이 많다.

    박원순 시장 취임 후 서울시에서는 총 '7명'의 공무원 자살 사고가 발생했다. 재임 기간 이후인 2012년부터 올해까지 1년에 1명 꼴로 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전임 서울시장 재임기간에도 이같은 사고는 있었다. 2006년 7월부터 2011년도 8월까지 오세훈 전 서울시장 재임 당시 서울시 공무원 자살 사고는 총 5건이 발생했다.

    논란이 불거지자 박원순 시장은 지난달 26일 직원 정례 조례에서 "모든 게 다 제 잘못이고 저의 책임"이라며 사태에 통감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공무원들의 싸늘한 시선은 여전하다.

    일각에서는 "기획조정실장이 아닌 서울시장 이하 부시장이 이번 사태의 책임을 져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시 관계자는 16일 "5급 이하 직원들이 박 시장을 상대로 대면 상담 요청을 계획 중이라는 풍문도 들린다"며 "그 정도로 박 시장을 향한 내부 여론이 좋지 않다"고 귀띔했다.

    이 관계자는 "상황이 이런데도 박 시장은 국정원 제압문건 등 외부 정치에만 전념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원순 시장 뿐만 아니라 박 시장이 기용한 시민단체 출신 인사들에 대한 불만도 만만치 않다.

    공무원 조직에 대한 이해도가 낮은 시민단체 출신 인사들이 조직성향에 대한 고려없이 시정을 쥐락펴락하며 막무가내식으로 추진하는 경향이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박원순 시장은 재임 7년 기간 동안 자신의 측근 인사들을 무더기로 서울시 별정직 공무원 자리에 앉힌 것으로 드러나 논란을 빚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박성중 자유한국당 의원이 서울시로부터 제출받은 '서울시 별정직 채용현황' 자료에 따르면, 박원순 시장은 2011년 10월부터 올해 9월까지 총 104명의 별정직 공무원을 채용했다.

    이 중 대다수는 희망제작소, 민노총, 아름다운재단 등 '친(親)박원순' 성향의 시민단체 출신으로 확인됐다. 박원순 시장은 서울시정이 아닌 오로지 제 식구 챙기기에만 급급하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한편, 이 부분과 관련해 서울시는 16일 자료를 내고 "박 시장 취임 후 시 전체 별정직 채용 인력은 104명이나 실제 시장 보좌 인력은 85명"이라며 "그 중 63명이 퇴직하고 현재 총 22명이 근무하고 있는데 이는 전임시장에 대비해 동일한 수준"이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