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비닐, 합성수지 비닐봉투 비해 2~3배 비싸...대부분 점포 외면
  • 최근 서울시가 1회용 비닐봉투와의 전쟁을 선포했지만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하지 않아 편의점, 약국, 재래시장 같은 일선 사업장에서 혼란이 일고 있다. ⓒ연합뉴스
    ▲ 최근 서울시가 1회용 비닐봉투와의 전쟁을 선포했지만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하지 않아 편의점, 약국, 재래시장 같은 일선 사업장에서 혼란이 일고 있다. ⓒ연합뉴스

     

    완전분해가 가능한 '친환경 비닐봉투'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근 서울시가 1회용 비닐봉투와의 전쟁을 선포했지만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하지 않아 편의점, 약국, 재래시장 같은 일선 사업장에서 혼란이 일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 개인사업자들은 "일회용 비닐봉투 값을 따로 받는다고 하자 소비자들이 불만을 늘어놓는 경우가 많아 친환경 비닐봉투 도입을 검토하고 있지만 업체 찾기가 쉽지 않아 걱정"이라며 한숨을 내쉬고 있는 상황이다. 

    서울시는 환경오염을 가중화하는 비닐봉투의 사용량을 줄이고 재활용을 활성화하기 위한 종합계획을 수립했다고 지난달 11일 밝혔다.

    비닐봉투 사용 원천감량, 폐비닐 분리배출 체계 개선. 폐비닐 안정처리 등을 통해 연간 소비량 216만장에 달하는 비닐봉투 사용량을 획기적으로 줄이겠다는 방침이다.

    서울시는 시 산하기관 등이나 공공매점 등에서 비닐봉투를 대신해, 장바구니와 종이봉투 사용을 권고하고 있다. 이른바 '1회용 봉투 사용 줄이기' 캠페인에 돌입한 것이다.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 촉진에 관한 법률'에 따라 무상제공을 단속하고 위반 사업장에는 최고 300만원 과태료를 부과할 예정이다. 1회용 봉투 무상제공 금지 대상에서 제외된 사업장 면적 33㎡ 이하 업장과 소규모 용량(B5규격 및 0.5리터 이하)의 1회용 비닐봉투에 한해서도 무상제공을 금지 법령 개정 등을 추진키로 했다.

    우리나라는 국민 1인당 연간 비닐봉투 사용량이 420개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검정봉투'로 익히 알려진 1회용 비닐봉투는 석유-폴리에틸렌 등 화학물질로 만들어져 최소 20년에서 100년까지 썩지 않는다는 단점이 있다. 이에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꼽히기도 한다.

    유엔환경계획에서는 지난 2009년 1회용 비닐봉투 사용금지를 촉구하는 운동을 벌였고, 플라스틱폐기물을 유해폐기물로 분류하자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는 2007년 1회용 비닐봉투 사용금지 조례를 만들었고 2015년 하와이도 특수 목적을 제외한 1회용 봉투 사용 전면 금지 법안을 제정했다.

    이같은 추세에 비닐봉투 대신 '종이봉투'를 사용하자는 캠페인도 전개되고 있으나 종이봉투 1톤을 만들기 위해 나무 17그루를 베어야한다.

    이같은 측면에서 종이봉투 역시 근본적인 대안은 될 수 없다는 지적이 일면서 '친환경 비닐봉투'가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친환경 비닐봉투'란 석유 등의 화학물질을 줄이고 옥수수전분과 쌀겨 등 친환경적인 재료를 이용해 생산하고 있는 비닐봉투다. 일반적으로 빛에 의해 분해되는 '광분해성'과 미생물에 의해 분해되는 '생분해성'으로 분류된다.

    일반 합성수지 비닐봉투보다 환경에 덜 유해하다는 장점과 함께 빨리 망가져버린다는 단점도 있지만, 일부 지자체와 기업은 앞장서 '친환경 비닐봉투 사업'을 추진 중이다.

    대표적으로 강원도 영월군이 농촌 고령화에 대비해 '생분해성 비닐'을 농업에 도입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5개월부터 분해가 시작되는 비닐을 사용해 인건비 축소 등 문제를 해결한다는 것이다.

    또한 유명 의류업체인 '유니클로' 는 얼마전부터 포장용 종이백을 비닐백으로 전면교체했다. 옥수수전분으로 만든 비닐봉투를 제작해 폐기 시 조금 더 환경에 무해하게 분해될 수 있도록 한다는 취지다.

    그렇다면 1회용 비닐봉투와의 전쟁을 선포한 서울시는 왜 친환경 비닐봉투 사업 추진을 망설이고 있을까.

    서울시 관계자는 먼저 비용과 특정업체 선정을 문제로 들었다. 일반 비닐봉투보다 시중 단가가 2.5배에서 3배가 비싸다는 이유다.

    서울시 관계자는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만일 지자체 종량제 봉투를 전부 생분해성 비닐로 제작한다고 했을 때, 올라가는 단가로 인해 그만큼 소비자들에게도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반 합성수지 비닐봉투와 달리 친환경 비닐봉투의 경우, 6개월 정도가 지나면 비닐 생명이 다해 재활용이 불가능하다는 점이 장점이자 단점이다. 빨리 분해되는 만큼 다시 재생산 문제로 귀결되며 비용 문제를 초래하는 것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환경경제통계과에서 인증받은 생분해성 수지제품 제작 회사는 우리나라에 총 6곳이 있다.

    환경경제통계과에서 인증받은 한 업체 관계자는 "소위 말하는 친환경 비닐봉투는 일반 비닐봉투에 비해 단가 차이가 기본 2배"라며 "기업들이나 업체에서 단가 문제로 인해 제작을 많이 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하지만 비닐봉투를 유료로 제공하는 문제를 두고 개인사업자들 사이에서 불만이 커지자 서울시 측은 친환경 비닐봉투 사업을 다시 한번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여러 문제가 지적되고 있는 만큼) 추후 환경부와의 협의를 통해 생분해성 비닐봉투 사업 등에 관한 논의를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