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표결 직후 국민의당에 감사 인사 전해… 禹 원내대표 "김근태 선배의 유품"
  •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 임명동의안이 국회에서 가결됐다. 이번 가결로 정부는 이유정 헌법재판관 후보자 자진사퇴,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낙마, 박성진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 자진사퇴 등 줄줄이 낙마도미노를 피할 수 있게 됐다.

    국회가 21일 본회의를 열어 김 후보자에 대한 표결을 진행한 결과, 투표수 298표 찬성 160표 반대 134표, 기권 1표, 무효3표로 가결됐다. 당초 이날 오후 2시로 예정된 임명동의안 투표는 국회 인사청문특위의 심사경과보고서 본회의 제출이 늦어져 20분 이상 지체됐다.

    투표 결과가 공개되기 전 더불어민주당 김현희 의원은 가결될 것이라는 이야기를 먼저 듣고 박수를 쳤지만, 동료 의원이 이를 제지했다. 

    정세균 국회의장이 투표 결과를 발표한 직후 민주당 의원들은 박수를 치기도 했지만, 대부분 차분한 모습을 유지했다.

    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가결 직후 기자들과 만나 "역시 국회가 국민의 바람을 외면할 수 없다는 것을 제대로 보여주시고, 사법 공백을 메워주신 국회 동료 의원분들 감사합니다"라며 "사법개혁과 독립성 훌륭하게 이끌어갈 수장이 뽑혔다 생각한다"고 밝혔다. 

    같은 당 우원식 원내대표는 이번 표결에서 캐스팅보트로 지목됐던 국민의당을 향해 감사 인사를 전했다.

    우 원내대표는 "앞으로 몸을 더 낮추고 집권여당으로서 국민 뜻 받들고 우리 사회의 개혁과 민생을 위해 뜻을 함께 하는 야당과 손을 더 굳게 잡고 협치의 길을 걸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국민의당 의원들이 사법개혁특별위원회를 하자고 할 만큼 사법개혁 의지가 높다"며 "국민의당 의원들께 감사하면서 앞으로 우리 사회 개혁을 위해 국민의당과도 협치의 문을 더 열어가겠다"고 전했다. 

    우 원내대표는 이날 국민의당을 상징하는 초록색 넥타이를 매고 등장해 관심을 받았다. 

    우 원내대표는 이에 대해 "제가 존경하는 김근태 선배님 유품"이라며 "나름대로 중요한 결정할 때 늘 이 넥타이를 한다"고 답했다. 

    반면 김 후보자 인준 반대를 당론으로 채택했던 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민주적 투표에 의해 결정된 것이기 때문에 결정된 사항에 대해 존중 한다"고 전했다.

    정 원내대표는 "성향의 부적격적인 측면이 면죄부를 받은 것은 아니"라며 "앞으로 대법장으로서 공정한 인사 또 우리의 사법부 독립성 공정성에 흠이 가지 않도록 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일반인이 생각하는 법 의식과 보편적 가치관에 어긋나게 간다든지 너무 진보적으로 나가지 않고 사법부의 시각이 변함 없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정치치권에서는 민주당이 국민의당을 상대로 벌인 마지막 총력전이 이번 표결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낙마 이후 민주당과 국민의당의 관계는 급속하게 냉랭해졌다. 

    추 대표가 국민의당을 향해 ‘땡깡 피우는 집단’이라고 말한 사실이 알려지며 양당 간의 어색한 기류가 흘렀다.

    이로인해 김명수 후보자 인준까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자 정부·여당은 야당들의 동의를 얻기위해 자세를 낮추는 것으로 전략을 선회했다. 

    추 대표는 국회에서 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이 늦어지자 18일 "김이수 후보자 표결 당시 저의 발언으로 상처를 받은 분들에게 심심한 유감을 표한다"며 국민의당을 향해 화해의 손길을 건넸다. 

    문재인 대통령도 '협치가 미흡했다'고 인정하고, 김 후보자 임명에 협력해줄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한 매채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미국 출국 직전에도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김동철 원내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김 후보자 인준 찬성을 부탁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일각에선 대통령까지 나서 안간힘 끝에 160표를 얻은 이번 사태를 비춰볼 때 국회선진화법이 적용되는 쟁점법안들이 논란에 휩싸인다면 또다시 여당에겐 곤욕스러운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