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지대 국제한국학연구소 '박정희 시대 연구, 세대와 관점을 교차하여' 학술 포럼
  •  

  • 20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박정희 시대 연구-세대와 관점을 교차하여' 주제로 명지대 국제한국학연구소 정기학술포럼이 개최됐다.ⓒ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20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박정희 시대 연구-세대와 관점을 교차하여' 주제로 명지대 국제한국학연구소 정기학술포럼이 개최됐다.ⓒ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박정희 전(前) 대통령 탄생 100주년을 맞이해 '박정희 시대'를 좌우(左右) 정치 논리에서 탈피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명지대학교 국제한국학연구소는 20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박정희 시대 연구 - 세대와 관점을 교차하여'를 주제로 정기학술포럼 100회 기념 학술대회를 열었다.

    이날 행사에는 이영훈 서울대 명예교수, 정성화 국제한국학연구소장,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 김영래 아주대 명예교수, 강규형·이지수 명지대 교수 등이 참석했다.

    명지대 국제한국학연구소는 '박정희 시대는 한국 현대사 이해를 위한 중요한 통로'라는 명제 하에 2005년부터 꾸준히 정기 포럼을 개최해왔다. 해당 포럼에는 우파 인사들 뿐만 아니라 성공회대 교수 등 좌파 진영 인사들도 상당수 참석하고 있다. 

    정성화 명지대 국제한국학연구소 소장은 "지난 14년 간 박정희 대통령에 대한 연구사업을 지속 추진해 왔는데 이는 일제로부터 해방 후 60여년이 지나는 기간 동안 전쟁·평화·독재·민주·가난·번영이라는 모든 경로를 압축적으로 경험한 그 가운데 박 대통령이 놓여있다는 확신 때문"이라고 포럼 취지를 밝혔다.

    정성화 소장은 "우리 사회 올바른 이해를 위해 박정희 연구가 아주 절실했지만 해당 연구는 정치세력 입장을 표현하는 수단에 불과했다"며 "특정 정파 편들기 이상을 넘어 박정희 시대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20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박정희 시대 연구-세대와 관점을 교차하여' 주제로 명지대 국제한국학연구소 정기학술포럼이 개최된 가운데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가 축사를 전하고 있다.ⓒ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20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박정희 시대 연구-세대와 관점을 교차하여' 주제로 명지대 국제한국학연구소 정기학술포럼이 개최된 가운데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가 축사를 전하고 있다.ⓒ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는 축사에서 자신의 과거 일화를 소개하며 "한강의 기적을 통해 지금 모두가 그 혜택을 누리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대학시절 이념 써클에 들어갔고 당시 김대중 전 대통령 등 좌파 인사들이 주장하는 '대중경제론'에 물들어, 1979년 박정희 대통령이 시해되는 그날까지 계급투쟁을 일삼았다"며 "그러나 이제서야 돌아보니 그것은 낮은 수준의 공산주의 운동이었다"고 회상했다.

    또 최근 '박정희 탄생 100주년 기념우표' 발행이 취소된 것과 관련, "방송·대학·출판·교육·법조 등 전 분야에서 좌경화가 일어나고 있고, 이것은 전 세계 어느 좌익 혁명보다 거친 혁명"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과거 좌익 활동에 몸담았던 것에 깊이 되돌아보며 반성한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 20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박정희 시대 연구-세대와 관점을 교차하여' 주제로 명지대 국제한국학연구소 정기학술포럼이 개최된 가운데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가 축사를 전하고 있다.ⓒ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20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박정희 시대 연구-세대와 관점을 교차하여' 주제로 명지대 국제한국학연구소 정기학술포럼이 개최된 가운데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가 축사를 전하고 있다.ⓒ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박정희 시대는 권위주의로 봐야, 전체주의 북한 독재와는 달라"

    올해로 100회를 맞이한 학술포럼은 1부와 2부로 나뉘어 진행됐다. 김영래 아주대 명예교수와 이영훈 서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가 대표 발제자로 참석했다.

    <박정희 시대와 한국정치: 민주정치 시련기>를 주제로 발표를 맡은 김영래 교수는 "박정희 대통령 리더십에 대한 논쟁은 아직도 지속되고 있다"며 "경제성장을 두고는 '공(功)', 정치를 두고는 독재라는 '과(過)'가 주류를 이루고 있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라고 주장했다.

    '한강의 기적'으로 대표되는 경제성장의 긍정적 측면도 있지만, 정치적인 측면에서는 3선 개헌, 유신헌법, 긴급조치 등을 통해 민주정치를 퇴화시켰다는 부정적 평가도 공존한다는 것이다.

    이에 강규형 명지대 교수는 "박정희 대통령 시대를 민주주의 시련기로 규정하기 보다는 자유민주주의 발전을 위한 '성장통'으로 보는 것이 맞다"고 맞았다. 경제가 안정된 이후에야 정치가 발전할 수 있다는 순차적 측면에서 이를 바라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강규형 교수는 "권위주의와 전체주의는 다르다"며 "박정희 시대는 권의주의 국가였다"고 역설했다. 그는 "박정희 시대를 흔히 독재라고 표현하는데, 진짜 독재국가에는 야당이 없고 선거가 없다"며 "대한민국은 어찌됐건 야당의 존재를 인정했고, 전쟁 중에도 선거를 치렀다는 점을 눈여겨봐야 한다"고 했다.

     

  • 20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명지대 국제한국학연구소의 정기학술포럼이 개최된 가운데 이영훈 서울대 명예교수가 발언하고 있다.ⓒ뉴데일리 임혜진 기자.
    ▲ 20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명지대 국제한국학연구소의 정기학술포럼이 개최된 가운데 이영훈 서울대 명예교수가 발언하고 있다.ⓒ뉴데일리 임혜진 기자.

     

    "박정희 모델이 개발독재? 철저한 정부·민간협력체제"

    2부에서는 이영훈 서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가 <박정희 모델의 역사적 의의와 재평가>를 주제로 발제를 이어갔다. 이영훈 교수는 일각에서 박정희 시대 경제 성장을 '정부 주도 하의 개발 독재'라고 규정하는 것에 대해 단호히 선을 그었다.

    이영훈 교수는 "흔히 박정희 모델을 정부주도 개발정책으로 알고 있지만, 박정희 경제모델의 원리는 정부 주도가 아닌 명백한 정부·민간 협력체제였다"고 말문을 이어갔다.

    그는 "대기업 발전 우선 추구, 대외지향정책을 추구했던 박정희 모델은 전세계 어디에서도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14년 간의 정부·민간 사이 긴밀 협력체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당시에는 기업·종업원들의 '사업보국(事業保國·기업을 일으켜 나라에 이바지하다)' 정신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영훈 교수는 "한 세대에 걸친 고도성장을 이뤄낸 박정희 모델에 대한 비판은 1979년 10월 박 대통령이 사망하고 유신체제가 해체된 직후부터 제기됐고 YS 정부 때부터 박정희 모델은 전면 부정됐다"고 아쉬워했다.

    이지수 명지대 교수는 "인근 국가인 북한 및 싱가폴 등에도 권력자의 2세가 연속 집권한 사례가 있지만 박정희 케이스와는 구분된다"며 "그것은 경제성장의 성공 및 실패에 따른 것"이라고 했다.

    그는 "많은 이들이 북한이 미국과 평화협정을 맺고 적화통일을 마무리하면 북핵 문제가 끝날 것이라 생각하지만, 북한은 적화통일을 한다고 해도 체제속성상 끝없이 위기와 긴장을 재생산해야만 정권이 유지되는 성격을 가지고 있다"고 구분지었다.

    이날 대회에 참석한 일부 방청객은 "1960년대만 해도 한국인은 뭘해도 안된다는 비관적 생각이 사회에 만연했다"며 "그러나 박정희 정부와 월남전 참전 이후 우리 기업들과 국민 정서는 '하면 된다'라는 인식을 만들어냈다"며 1970년대를 회상하며 강연 방청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