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FA 소식통들 “수소폭탄 만들면 뭐하나? 땔감도 없는 거진데” 비난
  • 지난 6일 北평양 김일성 광장에서 열린 수소폭탄 실험 성공 자축행사. 북한 주민들은 김정은의 수소폭탄 축하 선전에 큰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고 한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지난 6일 北평양 김일성 광장에서 열린 수소폭탄 실험 성공 자축행사. 북한 주민들은 김정은의 수소폭탄 축하 선전에 큰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고 한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정은이 수소폭탄 실험 성공을 자축하며 대대적으로 선전하고 있지만, 그럴수록 북한 주민들의 불만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는 소식이 나왔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지난 8일 북한 소식통들을 인용해 “주민들은 김정은의 핵무기와 탄도미사일 개발 때문에 생활이 더 힘들어졌다고 본다”는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함경북도 소식통은 “노동당 중앙이 라디오, TV, 신문을 통해 수소폭탄 성공을 대대적으로 선전하고 있지만, 이에 대한 북한 주민들의 반응은 매우 부정적”이라며 “수소폭탄 실험 성공이 김정은에게는 대단한 일인지 몰라도 주민들과는 전혀 관계가 없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고 한다.

    이 소식통은 “수소폭탄 실험 성공이 3대 세습으로 얻은 김정은 체제를 공고히 하는 계기는 될 수 있겠지만 하루 벌어 하루 사는 주민들에게는 매우 불쾌한 일”이라며 “주민들은 축하집회 등 집단 행사에서는 환호하면서 김정은을 ‘세기의 위인’으로 칭송하지만 돌아서면 하루 생계를 걱정하며 당국에 적대감을 보이고 있다”고 현지 분위기를 설명했다고 한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함경북도의 다른 소식통은 “수소폭탄 실험이 성공한 뒤 각종 강연과 행사가 줄을 잇고 있다”면서 “북한 주민들의 관심은 모두 먹고 사는 문제에 쏠려 있는데 요란한 축하행사가 얼마나 원망스러울지 짐작이 간다”고 평가했다고 한다.

    이 소식통은 “요즘 수소폭탄 실험 이후 정세가 긴장되고 국경단속이 대폭 강화됐다”며 “그동안 보따리 장사와 밀수로 먹고 살던 북한 주민들은 하루빨리 국경선 통제가 해제되기만을 기다리고 있다”고 덧붙였다고 한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인터뷰를 한 서울 거주 탈북자는 “얼마 전 회령에 남은 가족과 통화를 했는데, 요즘 최저 기온이 7도까지 내려가고 있어 추위에 대비해 땔감을 마련해야 하니 돈 좀 보내달라고 하더라”면서 “통화 도중에 화가 나서 ‘핵실험과 탄도미사일 자랑하는 김정은이 그렇게 위대하나면서 주민들 땔감 문제 하나 해결 못하느냐’고 막말을 했는데 괜히 가족들에게 화를 낸 것 같아 미안했다”며 안타까움을 나타냈다고 한다.

    현재 한국과 미국, 일본의 일부 전문가와 언론은 북한의 수소폭탄 실험과 탄도미사일 개발과 그 대응책을 논의하면서 ‘정상적인 국가’를 평가할 때의 기준을 들이대고 있다.

    하지만 김정은이 ‘신정일치 국가의 제사장’ 또는 ‘절대왕정 국가의 군주’와 같은 지위를 차지하는 북한은 김정은 집단과 주민들을 철저히 분리해서 봐야만 제대로 된 분석을 내놓을 수 있을 것이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북한 소식통들의 이야기 또한 이런 시각에서 봐야 ‘김정은과 주민 간의 분리’라는 열쇠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