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이냐 11월이냐, 가입자 유치 위한 보조금 전쟁 또? "시장 혼란 재연"
  • 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이 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63시티에서 열린 제54회 방송의날 축하연에서 축하주를 마시고 있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이 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63시티에서 열린 제54회 방송의날 축하연에서 축하주를 마시고 있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은 6일 통신3사 최고경영자(CEO)와 만난 자리에서 "9월 말 단말기 지원금 상한제 폐지로 과거 아이폰 대란 때와 같이 통신시장이 혼탁해지지 않도록 소모적인 마케팅 과열경쟁을 지양해달라"고 당부했다.

    이효성 위원장은 이날 오전 7시 30분 서울 광화문에서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황창규 KT 회장,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과 조찬을 함께 하면서 단말기 지원금 상한제 폐지 후 벌어질 과잉경쟁을 우려했다.

    "(통신3사는) 이용자 편익을 강화하기 위한 요금과 서비스 경쟁에 매진해야 한다."

    다음달부터 단말기 지원금 상한제가 폐지되면서 예상되는 혼란을 언급한 것이다.

    2014년 10월 1일 시행된 단통법의 단말기 지원금 상한제는 출시 15개월 미만 단말기에 지급하는 공시지원금을 33만원 이하로 제한해왔다. 이 법은 시행 3년을 꽉 채워 일몰된다. 이는 제조사나 이통사가 최신폰에도 더 많은 지원금을 지급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향후 시장이 어느 수준까지 과열될지 쉬이 가늠할 수 없다. 추석 연휴를 앞두고 한바탕 마케팅 대란이 벌어질 것이라는 관측과, 정부의 눈치를 보고 있는 업계가 11월부터 본격적으로 움직일 수 있다는 예상이 교차하는 상황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통신3사가 예전처럼 가입자 유치를 위해 보조금을 대거 투입, 시장 혼란이 재연될 수밖에 없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아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단말기 지원금 상한제 폐지로 인한 시장 과열을 우려해 10월 한 달간 시장을 집중 감시한다는 방침이지만 뾰족한 수는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효성 위원장은 "지난 7월 알뜰통신 가입자를 대상으로 한 마케팅에 대한 언론의 우려가 있었는데 전통적인 갑·을 관계에서 벗어나 알뜰통신, 중소유통점 등과 상생할 수 있는 다각적인 방안을 적극 강구해달라"고 통신3사에 주문하기도 했다.

    정부의 선택약정 할인율 인상 결정 후 알뜰폰 업계는 심각한 위기에 처했다. 통신3사의 선택약정 할인폭이 커지자 경쟁력이 약화돼 알뜰폰 업계 전체가 흔들리고 있다는 후문이다. 감당할 수 없는 물량 공세로 인해 알뜰폰 고객들이 점차 통신3사로 옮겨가는 사례, 가만히 이를 지켜볼 수밖에 없는 업계의 탄식이 속속 보도되고 있다.

    알뜰폰 업계의 불만은 갈수록 고조되는 상황이다. 업계에선 "문재인 정부가 개입해 시장을 망가뜨렸으니 이에 대한 책임도 져야 아니냐"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이효성 위원장의 주문에 대해 통신3사 CEO는 "건강한 통신시장 질서를 확립하기 위해서는 시장 참여자 간 상생이 중요하다는데 적극 공감하고 정부도 많은 관심을 가져달라"고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