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FA “국제사회 인도적 대북지원도 충성계층용으로 전용”
  • 김정은에게 우유로 보이는 액체를 주는 리설주. 이것도 국제사회가 인도적 대북지원을 해준 분유일 수 있다. ⓒ北선전매체 화면캡쳐.
    ▲ 김정은에게 우유로 보이는 액체를 주는 리설주. 이것도 국제사회가 인도적 대북지원을 해준 분유일 수 있다. ⓒ北선전매체 화면캡쳐.


    김정은이 국제사회의 강력한 제재에도 탄도미사일 발사 도발을 계속하고 있는 원인이 넉넉해진 식량 사정 때문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지난 30일 북한 소식통들을 인용해 “대북 석유수출중단까지 논의할 만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가 강해지고 있지만, 김정은은 이를 비웃기나 하듯 미사일 도발을 이어가고 있는데, 이는 북한 식량사정이 안정된 데 따른 자신감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보도했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북한 노동당 간부는 “8월은 북한의 곡물 수확량을 결정하는 매우 중요한 달로, 지난 20일부터 전국적으로 곡물 수확 예상판정 결과 2017년 농사가 2016년보다 훨씬 더 잘된 것으로 평가됐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이 北노동당 간부는 “유엔 안보리를 비롯한 국제사회는 대북 석유공급 차단이 김정은 정권에게 치명적인 타격을 줄 것이라고 판단하는 것 같은데 꼭 그런 것은 아니다”라며 “김정은은 소수의 ‘배급계층’만 잘 먹여 살리면 얼마든지 체제를 유지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북한에서 ‘배급계층’이란 북한군과 군수부문 종사자들, 노동당 및 사법기관 종사자들, 충성세력인 평양 시민들을 의미한다는 것이 이 北노동당 간부의 설명이었다. 지난 7월까지만 해도 평양 시민과 군수부문 종사자들에게 식량을 제대로 배급하지 못해 불만이 상당히 높았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北농업부문 노동당 간부 또한 “일반 근로자나 농민들은 뙈기밭 농사와 장마당 장사를 통해 식량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고 있다”면서 “국가의 식량이 부족해지면 가장 먼저 타격을 입는 사람들은 평양 시민들”이라고 주장했다고 한다.

    이 간부는 “국제사회가 북한 아동과 임산부, 노약자를 위한 인도적 식량지원을 중단한다 해도 일반 주민들은 살아가는 방법을 알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면서 “지금까지 올해 작황을 분석한 결과가 좋아서, 김정은은 당분간 국제사회의 경고에도 아랑곳 않고 핵무기 및 탄도미사일 도발을 계속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이 간부는 “올해 국제사회가 북한 어린이와 임산부, 노약자를 위해 지원한 식량은 모두 평양 시민을 비롯한 ‘배급계층’에게 돌아갔으며, 분유는 호위총국과 건설공사에 종사하는 돌격대원들에게, 밀가루는 외화벌이를 위한 음식재료로 전용(轉用)됐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이 간부는 “한 살부터 세 살까지의 육아원 아동들에게는 일일 100g의 식량을, 네 살부터 여섯 살까지는 일일 300g의 식량을 공급하는 것이 규정인데, 김정은 정권은 국제사회로부터 식량지원을 더 얻어내기 위해 육아원 아동들의 영양실조를 그대로 방치하고 있다”고 폭로하기도 했다고 한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북한 소식통들의 말대로라면, 한국 정부가 “인도적 대북지원은 허용할 것”이라고 밝힌 것이나 유엔 안보리와 미국, 일본, EU 등이 “인도적 대북지원 물품은 제재 대상에서 예외로 한다”고 규정한 것 모두 잘못됐다는 의미가 된다.

    영유아를 위한 분유와 노약자를 위한 밀가루까지 빼돌려 체제 유지에 쓰는 김정은 집단의 붕괴를 초래하려면 ‘전면 차단’과 ‘유관 3자 차단’ 이외에는 해결책이 없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