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 "北 남은 가족들, 보위부 끌려가 강도 높은 조사 받아"
  • ▲ 탈북자 임지현(본명 전혜성)씨의 재입북 사건이 다른 탈북 방송인 가족들에게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28일 북한 대남선전매체인 ‘우리민족끼리’의 선전영상에 등장한 임지현.ⓒ北선전매체 영상 화면캡쳐
    ▲ 탈북자 임지현(본명 전혜성)씨의 재입북 사건이 다른 탈북 방송인 가족들에게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28일 북한 대남선전매체인 ‘우리민족끼리’의 선전영상에 등장한 임지현.ⓒ北선전매체 영상 화면캡쳐

    탈북자 임지현(본명 전혜성)씨의 재입북이 한국에서 활동하는 탈북 방송인의 가족들에게 악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국내 거주 중인 복수의 탈북 방송인을 인용, 임지현과 함께 국내 TV프로그램에 출연했던 탈북자들의 북한 가족들이 최근 보위부에 불려 다니며 강도 높은 조사를 받고 있다고 28일 보도했다.

    서울에 거주하고 있는 탈북자 박 모 씨는 ‘자유아시아방송’에 “며칠 전 북한의 가족들이 도 보위부에 불려가 조사를 받고 있다는 소식을 중국을 통해 들었다”면서 “임지현의 재입북 이후 혹시나 하고 걱정하던 일이 결국 현실로 됐다”고 말했다.

    탈북자 박 씨는 “임지현의 재입북 소식을 듣고 가장 걱정했던 것이 북한에 남아있는 가족들의 안전 문제였다”면서 “임지현과 함께 TV에 출연하면서 서로의 고향과 가족 얘기를 스스럼없이 털어놓은 것이 못내 후회스럽다”고 밝혔다.

    탈북자 박 씨는 “최근 보안원인 형님이 도 보위부에 불려가 나의 행방에 대해 조사를 받고 있다”면서 “누나가 전화통화에서 부모형제를 생각해서 한국에서 조용히 살라고 그렇게 당부했는데 왜 텔레비전에 얼굴을 내댔느냐고 질책해 가슴이 아팠다”고 말했다.

    탈북여성 김 모 씨도 ‘자유아시아방송’에 “가끔 고향의 가족과 안부를 주고받았는데 이제는 연락을 끊어야 할 처지”라면서 “북한의 언니가 보위부에 불려가 조사받은 사실을 알리며 일체 연락을 끊어야 한다고 말해 임지현 사건 때문임을 알았다”고 말했다.

    탈북여성 김 씨는 “며칠 전 언니가 중국을 거친 국제전화로 도 보위부가 너의 행적을 파악하고 가족들을 차례로 조사하고 있다고 연락했다”면서 “만약 너의 남한 정착 사실이 밝혀지면 식구들이 추방되거나 감옥에 갈 수 있으니 일체 연락을 끊자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자유아시아방송’에 따르면 이들 외에도 임지현과 함께 국내 방송에 출연했던 다른 탈북자들도 최근 북한의 가족들로부터 "남한에서 TV나 언론에 절대 나가지 말라"고 당부하는 다급한 전화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고 한다.

    이와 관련 백태현 통일부 대변인은 28일 정례브리핑에서 임지현의 재입북이 자진납북인지 강제납북인지를 두고 “경찰청의 조사가 아직 안 끝난 상황”이라며 말을 아꼈다.

    백태현 통일부 대변인은 “다만 정부는 북한 억류자, 납북자 문제에 대해서 국제기구와 협력 등을 통해 다각적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임지현은 28일 북한 대남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의 선전 영상에 또 등장해 탈북자들이 출연하는 한국 TV프로그램을 비난했다.

    임지현은 ‘반공화국 모략선전물 이렇게 만들어진다-전혜성의 증언 중에서’라는 30분짜리 분량의 영상에서 “남조선의 공화국 모략방송 대본은 탈북자 단체나 반공화국 모략 방송사 구미에 맞는 것을 골라 인간 쓰레기들의 거짓말을 막 부풀려 만드는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