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언주·정동영·천정배, 대선책임·사당화·조기등판 등 집중 공격
  • 안철수(왼쪽부터), 정동영, 천정배, 이언주 국민의당 대표경선 후보. ⓒ뉴시스
    ▲ 안철수(왼쪽부터), 정동영, 천정배, 이언주 국민의당 대표경선 후보. ⓒ뉴시스
    국민의당이 8·27 전당대회를 앞두고 14일 첫 대표경선 후보 TV토론회를 열었다. 토론회가 시작되자 이언주·정동영·천정배(기호순) 후보는 연합한 듯 안철수 후보를 공격하면서 1대 3의 구도를 형성했다. 안 후보는 대부분의 발언 시간을 방어하는 데 할애했다. 세 후보는 토론 분위기에 대해 비교적 만족한 반응을 보였지만 안 후보는 "아쉽다"는 말로 다음 토론회를 기약했다.
    세 후보들은 안철수 후보의 대선 패배 책임론과 사당화, 조기 등판 등을 비판하는 데 집중했다. 당초 안 후보를 지지하던 중 대표직 선출을 결정한 이언주 후보는 이날 JTBC '국민의당 대표 경선 토론회'에서 "안 후보는 당이 지금까지 어려워지는 동안 무엇을 했는가"라며 지지도가 부진해진 책임을 안 후보에게 돌렸다. 이어 "안 후보는 의원들이 (출마를) 반대했을 때 일일이 설득했어야 하는 게 아니냐"면서 "나였다면 삼고초려가 아닌 십고초려를 해서라도 울며 설득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동영 후보는 "안 후보는 당을 살리려고 많은 위원회를 만들겠다고 하는데 역대 정부 중에 위원회를 많이 만든 정부가 대개 무능하고 실패한 정부였다"고 안 후보의 계획이 실효성이 없음을 주장했다. 정 후보는 또 "지난 대선 때 선거대책위원회는 껍데기였고 누가 움직이는지도 모르고 선거를 치룬 것이 사당화의 폐해"라며 "안 후보는 내가 아니면 안 된다는 생각에 갇혀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천정배 후보 역시 "안 후보는 반성과 성찰의 시간을 보내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큰 역할을 해야 한다"고 조기 등판을 거론하면서 "이번 선거는 대선 패배의 책임으로 하차한 당 대표의 남은 임기를 채우는 보궐 선거인데 패배의 장본인일 뿐 아니라 패배의 책임이 훨씬 더 큰 안 후보의 출마를 누가 납득하겠나"라고 정치인의 책임있는 자세를 촉구했다.
    세 후보는 토론 직후 기자들과 만나서도 안철수 후보에 대한 칼날을 거두지 않았다. 이언주 후보는 "안 후보의 (토론회) 답변도 아쉽다"며 "구체적으로 고민하고 좀 더 치열한 답변이 있길 바란다"고 했다. 정동영 후보는 "극중주의로 당을 살릴 수 있는 게 아니고, 위원회를 가지고 당을 살릴 수 있는 게 아니고 강력한 리더십이 당을 살리고 죽인다"고 지적했다. 천정배 후보는 "성찰과 반성을 통해 대선 패배에 책임을 지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고 책임론을 재차 강조했다.
    안철수 후보는 세 후보의 맹공격을 받으면서도 자신이 국민의당의 구원투수임을 강조했다. 그는 "대선 패배의 가장 큰 책임이 내게 있다"면서도 "지금이 보통 상황이라면 (내가) 안 나서겠지만 당이 소멸할 위기에 있기 때문에 뒤에 있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매일 혁신하고 그 결과를 국민들에게 보여드려야 다시 (지지자들의) 관심을 받고 당이 살아날 것"이라고 했다. 그는 토론회에 대한 총평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전당대회는 당을 살리고자 열린 것"이라며 "후보들이 자신이 가진 비전이나 개혁방안을 치열하게 토론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해) 아쉽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