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 펜스 美부통령, 렉스 틸러슨 美국무장관 등 “중국 정부가 행동에 나설 때” 지적
  • 지난 2월 플로리다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美-日정상회담을 가진 아베 日총리와 트럼프 美대통령. ⓒ뉴시스-A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지난 2월 플로리다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美-日정상회담을 가진 아베 日총리와 트럼프 美대통령. ⓒ뉴시스-A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문재인 대통령이 휴가를 떠난 뒤인 지난 7월 31일 오전 8시, 아베 신조 日총리와 도널드 트럼프 美대통령이 북한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화성-14형’에 관해 50여 분 동안 전화 통화를 했다고 미국과 일본 언론들이 전했다.

    美백악관은 관련 성명을 통해 “美日정상은 북한이 미국, 일본, 한국과 그 밖의 나라에 심각한 위협을 제기하고 있다는 데 동의했고, 향후 북한에 대한 경제적, 외교적 압박을 강화하고 다른 나라들도 이에 동참할 수 있게 설득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NHK를 비롯한 日언론들 또한 “아베 日총리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북한에 대한 추가행동을 취해야 한다는 인식을 함께 했다”면서 “북한이 일방적으로 상황을 악화시켰다는 점을 중국, 러시아가 무겁게 받아들여 압박을 높여야 한다는데 양국 정상이 동의했다”고 전했다.

    日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탄도미사일이 일본과 매우 가까운 지점에 떨어져 크게 걱정했다고 말했다”면서 “日美정상은 양국 방위태세 및 능력 향상을 위해 구체적인 행동을 추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 외무·방위 장관 협의를 조기에 개최하기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美백악관과 日언론을 통해 나온 이야기 외에도 북한에 대한 압박을 더욱 강화할 수 있는 현실적인 조치로 중국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을 것이라는 추측이 제기되고 있다. 마이크 펜스 美부통령과 렉스 틸러슨 美국무장관의 북한 ICBM 관련 발언을 근거로 제시했다.

    지난 28일(현지시간) 렉스 틸러슨 美국무장관은 북한의 ‘화성-14형’ 발사를 규탄하는 성명을 통해 “북한 핵무장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며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 문제 해결에 역할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마이크 펜스 美부통령은 지난 30일(현지시간) 에스토니아를 방문한 자리에서 북한의 ‘화성-14형’ 발사를 지적하면서 “이제 전략적 인내의 시간은 끝났다. 미국은 지역 내 국가와 전 세계 국가들의 힘을 모아 북한을 경제·외교적으로 더욱 고립시킬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중국이 북한에 대한 압박을 더욱 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美대사 또한 지난 30일(현지시간), 북한의 ‘화성-14형’ 발사에 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추가 제재 결의안과 관련해 “효과 없는 유엔 안보리 결의안은 의미가 없다”면서 “중국은 북한을 향해 ‘결정적이고 중대한 조치’를 취할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일본의 경우 트럼프 美대통령과의 전화 통화에서 어떤 이야기가 오갔는지에 대해서는 밝히지는 않았지만, 북한이 ‘화성-14형’을 발사했을 당시 홋카이도 일대 주민들이 긴급 대피했다는 소식이 속보로 전해졌고, 이후로도 북한 문제가 계속 주요 관심사로 보도되고 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북한 ICBM 발사와 관련해 미국과 일본이 한국을 빼놓고 긴밀히 협의하며, 미국이 먼저 중국을 겨냥해 수위 높은 발언을 내놓자 중국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중국 정부의 공식적인 논평이나 반응은 아니지만, 中관영매체들은 31일 사설 등을 통해 “중국이 북핵 문제를 쉽게 풀 수 있다는 미국의 주장은 북한에 대해 무지한 것을 드러내는 태도”라며 “미국은 북한을 우습게보면 안 된다”며 대놓고 북한 편을 드는 모습을 보였다.

    이처럼 북한 탄도미사일 문제를 놓고, 미국과 일본이 중국, 러시아와 서로 견제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한국 정부와 청와대, 국회는 북한 문제를 ‘국내 정치문제’ 정도로 이해하며 대처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어 국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