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세계 유일의 美정부 여행금지 국가…인도적 지원 방북은 특별여권 받아야
  • 美국무부가 8월 말부터 미국인의 북한 여행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사진은 북한 여행을 통해 판문점에 간 관광객. ⓒ北전문 여행사 '우리 투어' 홈페이지 캡쳐.
    ▲ 美국무부가 8월 말부터 미국인의 북한 여행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사진은 북한 여행을 통해 판문점에 간 관광객. ⓒ北전문 여행사 '우리 투어' 홈페이지 캡쳐.


    美정부가 미국인들의 북한 여행을 금지했다고 美언론들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美AP통신은 美국무부의 북한 여행 금지 조치에 대해 보도하면서 “이를 위반하는 개인은 벌금과 함께 최고 징역 10년 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의 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美국무부는 21일 성명을 통해 “렉스 틸러슨 美국무장관이 미국인들의 북한 여행을 전면 금지하는 ‘지리적 여행 규제’를 승인했다”고 밝혔다고 한다.

    성명을 발표한 헤더 노어트 美국무부 대변인은 “북한의 사법체계 때문에 미국인들이 여행을 할 경우 체포당하거나 장기간 구금될 위험이 증가하고 있어 장관이 관련 조치를 승인했다”고 밝혔다고 한다.

    헤더 노어트 美국무부 대변인은 “미국인의 북한여행 금지는 24일(현지시간) 관보에 게재되고, 30일 뒤인 8월 말부터 발효될 예정”이라며 “이 조치가 발효되면 美여권은 북한을 여행하는데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고 밝혔다고 한다.

    헤더 노어트 美국무부 대변인은 “美국무부는 오랜 기간 북한 여행의 위험성을 강력히 경고해 왔고, 미국인이 북한에서 무슨 일을 당할 경우 美정부는 스웨덴에 영사 지원을 의존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라며 북한 여행을 금지한 조치가 자국민 보호를 위한 것임을 설명했다고 한다.

    ‘미국의 소리’ 방송은 “美국무부는 미국인들에게 북한 여행의 위험성을 지적하며 여행 자제를 권고해 왔지만 지난 10년 동안 적어도 16명의 미국인이 북한에 억류됐다”면서 “다른 나라에서는 범죄에 해당하지 않는, 가벼운 행위조차 북한에서는 상식에 어긋나는 가혹한 처벌을 받기 때문에 매우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소리’ 방송은 “지난 6월, 북한에 구금됐다 혼수상태로 풀려난 뒤 숨진 美대학생 오토 웜비어 씨의 소식이 알려지면서 美여론이 격앙됐다”면서 “한 여론조사에서는 응답자의 절반이 북한 정권에 강력한 대응 조치를 해야 한다고 답했고, 40%는 북한 여행 금지에 찬성했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소리’ 방송은 “美국무부나 북한 모두 북한 여행을 하는 미국인들의 통계를 발표하지 않기 때문에 몇 명이 북한에 가는지 정확하게 알 수는 없다”면서 “북한 전문 여행사 관계자들은 매년 800~1,000여 명의 미국인이 북한을 찾는 것으로 추산했다”고 전했다.

    북한 전문 여행사들은 북한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연간 10만 명 수준으로, 이 가운데 서방 관광객은 5,000여 명이며, 그 중에서도 5분의 1이 미국인인 것으로 추산했다고 한다.

    북한을 여행하는 외국인은 한국이나 일본 관광객 규모와는 비교가 되지 않는 수준이지만 북한 김정은의 외화벌이에는 꽤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美국무부가 밝힌 북한 여행 금지 조치의 공식 명칭은 ‘지리적 여행 규제’다. 1967년 이후 알제리, 이라크, 수단, 쿠바 등에 대해서도 ‘지리적 여행 규제’ 조치가 취해진 적이 있다고 한다. 한동안 이 조치는 취해진 적이 없는데 북한이 유일하게 지정됐다고 한다.

    한편 美국무부는 국제기구나 인도적 대북지원 단체 등의 방북에 대해서는 길을 열어놓기로 했다. 헤더 노어트 美국무부 대변인은 “다만 확실한 인도적 목적으로 북한을 방문하려는 개인은 美국무부에 별도로 신청해 기한이 제한된 특별여권을 발급받아야 한다”고 설명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