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철·박한범 의원 언제올지 몰라…마음이 급해 둘이 서둘러 먼저 왔다”
  • 물난리 속에 해외 연수를 떠났다가 급히 귀국한 충북도의회 최병윤 의원(왼쪽)과 박봉순 의원이 20일 충북도청에서 사죄의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김종혁 기자
    ▲ 물난리 속에 해외 연수를 떠났다가 급히 귀국한 충북도의회 최병윤 의원(왼쪽)과 박봉순 의원이 20일 충북도청에서 사죄의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김종혁 기자

    사상 최악의 폭우로 청주를 비롯한 충북지역이 물난리를 겪는 와중에 외유성 해외 연수를 떠났던 충북도의회 최병윤·박봉순 의원이 해외에서 돌아와 도민에 사죄했다.

    두 의원은 20일 오후 5시 30분 충북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 충북도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죄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어 “비난과 질책을 겸허히 수용하고 내일부터 수해 복구 현장으로 달려가 분골쇄신 하겠다”고 덧붙였다.

    수해 상황을 알고 출국 전에 의원들 간 논의를 했느냐는 질문에는 “갈지 말지 논의가 있었지만 소수 의견이 반영이 안 돼 결국 출발하고 말았다. 이언구 의원이 공항에서 되돌아갔지만 전날 강력하게 의견을 냈으면 아무도 출국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나머지 의원들의 귀국일정에 대해서는 “여행사에 티켓을 구할 수 있을 만큼 구해달라고 했는데 두 장이 구해졌다고 해서 급한 마음에 먼저 들어왔다. 의원들이 호텔 로비에 같이 있다가 공항가기위해 짐을 싸서 내려오니 그들은 없었고 이후 연락이 안됐다”고 설명했다.

    내년 지방선거 출마여부와 도의원 자진사퇴 여부에 대한 질문에는 “고민 하겠다. 추후 행동으로 보여드리겠다”고 짧게 답했다.

    이어 소속 정당으로부터의 징계에 대해서도 “아직 정확히 무슨 조치가 내렸는지 모른다. 잘못한 부분이 있으므로 달게 받겠다”고 수긍했다.

    이날 이들의 기자회견을 종합해 보면 도의회 행정문화위원회의 이번 해외연수는 출발하기 전부터 갈지 말지에 대한 의견이 분분했고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되돌아오는 방안에 대해서도 의견이 모아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 충북도민께 사죄하는 최병윤 의원과 박봉순 의원.ⓒ김종혁 기자
    ▲ 충북도민께 사죄하는 최병윤 의원과 박봉순 의원.ⓒ김종혁 기자

    그렇다면 아직 돌아오지 않은 김학철·박한범 의원과 동행한 공무원들의 귀국 일정은 미지수로 남았다.

    앞서 지난 18일 충북도의회 행정문화위원회소속 김학철(한국당 충주1)·박봉순(한국당 청주8)·박한범(한국당 옥천1)·최병윤 의원(민주당 음성1)은 ‘관광테마 발굴’을 목적으로 해외로 출국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지난 16일 사상 초유의 폭우로 도내 곳곳이 피해를 입은 상황에서 수해 복구에 여념이 없던 도민들 사이에서 비난의 목소리가 들끓었다.

    시민사회단체가 잇따라 비난 성명을 발표하고 급기야 충북도의회가 19일 ‘조기 귀국’ 조치를 내렸다.

    20일에는 오천도 애국국민운동대연합 대표가 “똥물 테러를 하겠다”고 도의회에 전화를 걸어온 후 도청 앞에서 항의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이어 자유한국당 당무감사위원회는 이날 김학철·박봉순·박한범 의원에게 최고 징계수위인 ‘제명’ 권고를 내렸고 더불어민주당도 최병윤 의원을 윤리위원회에 회부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은 전국적인 이슈로 급부상한 충북도의회 의원들의 실상을 취재하기 위해 대부분의 중앙 방송매체를 비롯한 수십 명의 기자들이 참여한 가운데 충북도청 대회의실에서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