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장전입 1번'이라던 청와대 발표와 달리 알고보니 총 3차례최근까지 KT스카이라이프 시청자위원장직 맡아, 방통위 설치법 위배 지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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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효성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후보자.ⓒ방통위 제공
    ▲ 이효성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후보자.ⓒ방통위 제공

     

    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가 당초 청와대의 발표와는 달리 3번의 위장전입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최근엔 결격사유 논란까지 더해지면서 인사청문회 통과 난항이 예상된다.

    앞서 청와대는 지난 3일 후보자 인선 발표와 함께 "이효성 후보자는 1994년 주민등록법 위반 이력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가 검증해주길 바란다"는 말로 이 후보자의 위장전입 사실을 미리 밝혔다.

    이 부분과 관련해 이효성 후보자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딸의 중학교 진학 문제로 인해 94년 12월 당시 거주하던 가양동에서 목동 친척집으로 주소지를 옮겼다"고 해명하며 논란을 잠재웠다. 여기까지가 청와대의 셀프고백에 해당하는 부분이다.

    하지만 자유한국당 측은 "이효성 후보자의 위장전입이 1994년 한 건이 아닌 총 3차례인 것으로 드러나 청와대의 셀프고백이 축소고백으로 드러났다"고 12일 주장했다.

    자유한국당 김정재 원내대변인은 "(청와대가) 상습범을 초범으로 둔갑시켜 인사검증이 아닌 인사농단을 펼쳤다"고 비판했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는 인사검증과정의 문제점을 인정하고 5대 인사원칙에 위배되는 고위공직후보자의 지속적 배출에 대해 국민 앞에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언론들의 취재 결과 이효성 후보자는 당시 학군 문제로 인해 1995년 2월 목동친척집에서 인근 지인집으로 주소를 옮겼고 1996년 7월 다시 친척집으로 옮기는 등 총 3번의 위장전입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딸이 목동 인근 고등학교에 입학한 1997년에야 본 거주지인 가양동으로 본 주소지를 이전했다.

    해당 사실이 알려지자 야권은 "등본 한통 떼보면 알 수 있는 일을 청와대가 몰랐을리 없고, 이를 의도적으로 줄여서 발표한 것"이라며 격앙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에 청와대는 "1번의 진학을 위한 위장전입이니 목적으로 따지면 한 건이 맞다"는 해명을 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신경민 의원도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워낙 정도(正道)만 걸어오신 분이라, 이효성 후보자를 둘러싼 당 내부의 별다른 분위기는 없다"며 인사청문회에서 큰 문제가 있지는 않을 것이라는 반응을 내놓았다.

    그러나 넘어야 할 산은 더 있다.

    위장전입 외 언론개혁시민연대, 안티조선 지지선언 등 친(親)여당 색채를 띤 과거행보가 논란이 되며 '결격 사유' 지적이 쏟아지는 것.

    자유한국당의 한 관계자는 "방통위원도 아닌 중립을 지켜야하는 위원장직 후보자가 과거 정치편향적 행보를 보여왔다는 것은 위장전입보다 한참 큰 문제"라며 철저한 인사검증을 예고했다.

    국민의당 오세정 의원 역시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위원장은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하는 자리인만큼 너무 한쪽으로 치우쳐선 안된다"는 말로 해당 부분을 중점적으로 검토할 것임을 시사했다.

    스카이라이프 경력 또한 문제다.

    청와대가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이효성 후보자는 올해 3월부터 위원장 후보자에 지명될때까지 KT 스카이라이프 시청자위원장직을 맡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방통위 설치법은 '방송통신 관련사업에 종사했거나 위원 임명 전 3년 이내 종사했던 자는 방통위원으로 임명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지난 5월 국민의당은 고영신 한양대 특임교수를 방통위원으로 내정한 바 있지만, 고 교수가 지난해 KNN 사외이사를 지낸 점이 해당 법에 위배돼 결국 내정을 철회하고 방통위원 재공모에 들어간 바 있다.

    해당 지적이 일자 방통위는 보도자료를 내고 "시청자위원회의 경우 위촉직에 해당해 방송사 경영, 중요 의사결정에 참여하지 않고 고용계약을 맺고 있지 않는 등 종사자로 보기 어렵다"며 결격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방통위에 따르면 이 후보자는 위원장 내정 후 KT 스카이라이프 측에 곧바로 사직서를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전북 익산 출신이며 성균관대 언론정보대학원 원장으로 재직 중인 이효성 후보자는 1998년 언론개혁시민연대 공동대표를 지냈으며 김대중 정부 시절엔 방송개혁위원회 실행위원을, 노무현 정부 시절엔 2기 방송위원회에서 부위원장을 역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