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규홍 서원대학교 명예교수

[박규홍 시사칼럼] 北核, 중국은 북한의 혈맹, ‘안보방정식의 오답’

박규홍 칼럼 | 최종편집 2017.07.10 09:5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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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정상회담과 G20 회의를 마치고 귀국한 문재인 대통령의 순방결과에 대한 청와대의 자평은 ‘4강 외교의 복원’과 ‘한반도 비핵화 주도권 확보’이다. 과연 그럴까?

북한의 핵개발과 미사일 도발의 수위는 더 높아졌고, 그 방책의 하나로 들여 놓기로 한 고고도미사일방어시스템인 사드는 배치에 반대하는 시민단체와 일부 성주주민들의 방해로 이미 배치된 일부 포대조차 제대로 가동하지 못하고 있다.

후보시절 문재인 대통령은 사드배치에 반대하면서 당선되면 해결할 복안을 가지고 있다고 천명한 바 있다. 그 복안이라는 게 환경영향평가를 구실로 사드배치를 지연시키면서 중국을 설득하는 것이었던 같다. 실제로 문 대통령은 취임 후 그런 수순으로 사드배치과정에 대한 진상규명과 환경영향평가가 끝날 때까지 사드 배치완료 시점을 연기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새 정부의 조치에 미국의 조야가 발칵 뒤집혔고, 외교안보수석이 사태를 수습하러 급히 워싱턴으로 날아갔지만 오해의 앙금이 사라지지 않았다. 대통령외교안보고문이라는 자는 외교안보고문의 자격이 아니라 외교안보 전공교수로서의 견해라면서 ‘사드배치 못하게 한다고 동맹이 깨지면 그게 무슨 동맹이냐?’는 주장을 폈다.  
한편 지난달 25일에 무주에서 개최됐던 세계태권도대회 개막식에서 대통령은 내년 2월에 개최될 평창 동계올림픽에 남북한 단일팀으로 참석하면 좋겠다는 제의를 했다. 새로 임명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아이스하키 종목의 남북단일팀 출전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마침 그 자리에는 북한의 장웅 IOC 위원이 참석한 자리여서 새로 출범한 정부가 이전 정부와 다르게 대북유화책을 펴겠다는 신호를 대통령의 입으로 직접 제안을 한 것이었지만 무색하게도 ‘천진난만한 발상’이라는 장웅 북한 IOC 위원의 답으로 돌아왔다. 북핵은 남쪽과 대화로 풀 일이 아니니 끼어주지 않겠다는 뜻일 게다.   

북한은 온갖 유엔제제에도 오히려 맷집을 키어왔는데 남한정부가 엄청난 액수의 뭉치 돈을 가져다준다면 모를까 맨입으로 대화부터 시작하자는 제의에 응할 리 없다. 미국이 더 강한 경제봉쇄를 하려는 데 한국이 뭉치 돈을 북한에 보내는 것을 허락할 리도 없다. 한마디로 새 정부는 기세 좋게 실현 불가능한 것에 기대를 하고 있다.

G20 회의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면 사드배치에 대한 보복조치를 풀어달라는 부탁을 할 거라던 대통령은 시 주석으로부터 오히려 ‘북한은 혈맹’이고 ‘사드배치를 되돌리라’는 말만 듣고 온 꼴이 됐다. 설상가상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로 G20 공동성언에 북한의 ICBM 도발에 대한 규탄 문구를 넣지도 못했다.  
 
웬만한 식견을 가진 국민이라면 대통령의 외교안보정책이 국제사회에서 먹혀들기가 쉽지 않을 거라고 이미 예견한 터이라, 지난 2주간의 벌어진 이런 일련의 국제 상황이 오히려 당연한 흐름이고 새 정부가 그 흐름에 못 맞추고 아마추어적으로 외교안보정책을 추진하고 있어서 크게 걱정하고 있다.    

문 대통령이 자랑스럽게 내세우는 ‘피플 파워’ 즉 ‘촛불혁명의 힘’이 국내에선 발휘될지는 몰라도 국제사회에서는 통하지 않고, 국가 간의 주장은 오로지 힘의 논리로만 통한다는 사실을 실감했을 것이다.

역대정권이 과감하게 대처할 수 없었던 사안을 촛불의 힘이 해결해줄 거라 생각했다면 그 또한 천진난만한 생각이 아닐 수 없다. 촛불의 힘을 믿고 외교안보문제를 시민단체나 운동권의 주장처럼 우리식대로 밀고 나가려 계획했다면 이참에 다시 한 번 곰곰이 생각해볼 일이다.

노무현 정권 때 시도를 했던 적이 있었지만, 역대 정권이 전작권을 가져오지 않았던 것은 그렇게 할 줄 몰라서가 아니라, 또 나라의 자존심을 지킬 줄 몰라서가 아니라, 나라의 안위가 국가자존심보다 더 중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었다. 역사왜곡에 반성하지 않는 일본의 행태에 시원하게 한 방 쥐어박으면 ‘사이다 맛’이겠지만 우리의 3배인 일본의 국력을 이용하고 활용하려면 정치외교적으로 대충 묻어가면서 우호관계를 만들어야 나라에 득이 되었기 때문이다. 

환경평가 핑계로 사드배치를 최대한 지연시키면서, 중국을 설득하여 북핵문제를 잘 해결하겠다는 방책을 미국이나 중국이 모를 리 없을 터이다. 그런 뻔한 방책으로 사드보복 해제를 요청한들 중국이 들어줄리 만무하다. 한국이 사드배치 철회를 하지 않을 거라는 걸 중국은 더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문재인정부의 첫 외교 전략은 북핵과 사드, 중국으로 얽힌 안보방정식에서 도출한 오답을 가지고 G20 회의에 간 모양새가 돼버린 것이다. 
 
문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주석으로부터 들은 ‘중국과 북한은 혈맹’이라는 말을 예사로 넘길 일이 아니다. 중국에게 한국은 경제적 교역의 상대일 뿐이라는 속내를 시 주석이 확인해준 것이기 때문이다.

진영논리 조건을 제거하고 ‘대한민국과 미합중국도 혈맹’인 엄연한 현실을 받아들이면 안보방정식의 정답이 바로 구해진다. 대통령이 첫 번째로 할 일은 진영논리를 떠나서 국가안보를 제대로 챙기는 것이다. 그의 판단에 대한민국과 5000만 국민의 명운이 걸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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