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N-09 방사포, 中‘바이두’·러‘글로나스’ 동시 사용 가능성…무인기에 적용할 수도”
  • ▲ 美안보전문매체 '내셔널 인터레스트'는 "북한이 탄도미사일과 방사포 명중률을 높이기 위해 중국의 위성항법체계 '바이두'를 사용하고 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美내셔널 인터레스트 관련보도 화면캡쳐.
    ▲ 美안보전문매체 '내셔널 인터레스트'는 "북한이 탄도미사일과 방사포 명중률을 높이기 위해 중국의 위성항법체계 '바이두'를 사용하고 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美내셔널 인터레스트 관련보도 화면캡쳐.


    최근 북한 탄도미사일의 정확도가 매우 높아졌고, 그 배경에는 중국과 러시아가 만든 위성항법체계를 북한이 사용하고 있을 수 있다고 미국의 한 안보전문매체가 보도했다.

    美‘내셔널 인터레스트’는 지난 23일자 기사를 통해 “자체적인 위성항법체계를 갖고 있지 않은 북한이 비교적 정확하게 미사일 유도를 할 수 있었던 것은 중국산 위성항법체계를 사용하기 때문일 수 있다”고 보도했다.

    美‘내셔널 인터레스트’는 “美본토를 향해 대륙간 탄도미사일로 핵공격을 할 것”이라는 북한 김정은의 호언이 실현되려면, 위성항법체계를 통한 미사일의 정확한 유도가 필수적이라며 이 같은 의혹을 제기했다.

    美‘내셔널 인터레스트’는 “2016년 말, 북한이 중국 위성항법체계 ‘바이두(北斗)’를 군사용으로 사용하는 것을 막기 힘들다는 중국 군사전문가의 주장이 보도된 바 있다”면서 “2014년 당시 북한 기술자들이 중국에서 ‘바이두’ 관련 기술을 습득했다는 의혹도 있다”고 보도했다.

    美‘내셔널 인터레스트’는 “중국이 개발한 ‘바이두’는 미국의 GPS나 러시아의 글로나스와 같은 위성항법체계”라고 지적한 뒤 “북한이 탄도미사일에 러시아의 글로나스 체계를 사용할 것이라고 추정했었지만, 실제로는 중국의 ‘바이두’를 사용한다고 보는 것이 훨씬 합리적”이라는 ‘유 고이즈미’ 日미래기술연구소 러시아 안보정책 담당 연구원의 말을 인용했다.

    ‘유 고이즈미’ 연구원에 따르면, 현재 북한이 ‘글로나스’ 관련 장비를 사용 중인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러시아 정부가 북한이 핵실험을 실시한 2006년 이후로는 ‘글로나스’ 사용을 못하도록 조치했다고 한다.

  • ▲ 2015년 3월 중국이 신형 '바이두' 위성을 발사할 당시 모습. ⓒ中CCTV 관련보도 화면캡쳐.
    ▲ 2015년 3월 중국이 신형 '바이두' 위성을 발사할 당시 모습. ⓒ中CCTV 관련보도 화면캡쳐.


    美‘내셔널 인터레스트’는 “중국의 ‘바이두’는 1994년부터 관련 인공위성을 발사하기 시작, 동아시아 일대를 커버하는 위성항법체계로 GPS와 비슷하다”며 “(미국의 GPS처럼) 군사용과 민간용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 이 가운데 군사용은 보다 정밀도가 높고 전파방해에도 어느 정도 대항할 수 있는 성능을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美‘내셔얼 인터레스트’는 미국이 지난 4월 시리아에 59발의 토마호크 순항 미사일 공격을 퍼부었을 때, 일본이 자체적으로 7개의 GPS 위성을 쏘아 올린 사례를 소개한 뒤 “북한이 중국의 ‘바이두’를 사용하고 있는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민간용 서비스를 사용한다고 해도 나쁘지 않은 정확도를 얻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美‘내셔널 인터레스트’는 “다만 ‘바이두’ 민간용 서비스는 한국, 미국, 일본과의 군사적 충돌 시 전파방해에 취약하다는 점 때문에 북한이 이를 적용했을 가능성은 낮다”고 평가하면서 “중국이 북한에게 ‘비민수용’ 장치를 사용하도록 도와줬을 수도 있다”는 美‘참여 과학자 모임(UCS)’의 국제안보프로그램 중국 프로젝트 매니저 그레고리 쿨라키 연구원의 말을 인용했다.

    美‘내셔널 인터레스트’는 또한 제임스 루이스 美국제전략연구소(CSIS) 선임 부사장의 말을 인용해 “북한이 지난 4월 15일 김일성 생일 당시 열병식에서 선보인, 사거리 200km의 300mm 구경 방사포 KN-09에 중국 ‘바이두’와 러시아 ‘글로나스’를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장치를 사용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제임스 루이스 선임 부사장은 “KN-09라는 방사포는 중국제 MLRS의 복사판이라고 부를 정도로 닮았는데, 중국제 MLRS는 러시아 ‘글로나스’ 체계를 목표 유도용으로 이용한다”며 “확실한 증거는 없지만, 북한이 중국 ‘바이두’ 체계를 사용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고 지적했다고 한다.

  • ▲ 2016년 북한 열병식에 등장한 KN-09 방사포. 구경 300mm로 사거리는 200km 이상으로 추정된다. ⓒ北선전매체 화면캡쳐.
    ▲ 2016년 북한 열병식에 등장한 KN-09 방사포. 구경 300mm로 사거리는 200km 이상으로 추정된다. ⓒ北선전매체 화면캡쳐.


    美‘내셔널 인터레스트’는 또한 북한이 동아시아 지역의 미군 기지를 공격하고자 중거리 탄도미사일을 개발하면서, 과거에 비해 훨씬 정교한 지형 대조기술과 유도기술을 개발, 적용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북한이 호언한 ‘美본토 타격 대륙간 탄도미사일’을 개발하기 위해서도 이런 기술 개발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美‘내셔널 인터레스트’는 중국이 2020년까지 30개의 새로운 인공위성을 발사해 50개의 위성으로 ‘바이두’ 체계를 운영할 계획을 세워두고 있고, 2015년까지 중국에서만 ‘바이두’ 활용 스마트폰이 4억 대 판매됐고 2020년까지 7~8억 대가 팔릴 것이라는 사실에 주목했다. 란쳉키 中위성항법국 국장이 2016년 기자 회견에서 “바이두 체계의 정확도는 앞으로 몇 미터 이내로 더욱 정확해질 것”이라고 밝힌 점에도 주목했다.

    이런 현실로 볼 때 북한이 핵탄두 탑재 미사일을 개발하면서 ‘바이두’ 체계를 활용할 가능성이 높으며, 그것이 비록 민간용 ‘바이두’라 해도 명중률은 매우 높아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게다가 ‘바이두’ 기술은 탄도미사일뿐만 아니라 ‘무인기’에도 활용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 ▲ 중국, 미국, 러시아, EU의 위성항법체계 비교 화면. ⓒ中CGTN(중국국제텔레비전) 관련보도 화면캡쳐.
    ▲ 중국, 미국, 러시아, EU의 위성항법체계 비교 화면. ⓒ中CGTN(중국국제텔레비전) 관련보도 화면캡쳐.


    美‘내셔널 인터레스트’는 중국의 ‘바이두’ 체계 개발 및 개선 실태를 설명한 뒤 북한의 대미 군사전략이 현재 중공군이 내건 ‘A2AD(접근 억제-지역 거부)’ 전략과 유사한 형태로 발전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즉 압도적인 전력을 가진 美해군과 공군 전력이 전장으로 다가오기 전 대량의 탄도미사일 공격을 퍼부어, 접근 자체를 거부할 수 있다는 설명이었다. 이때 북한이 중국의 ‘바이두’ 체계를 활용할 경우 미군은 곤란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북한이 핵무기 개발이 아니라 재래식 전력으로 동아시아 지역을 방어한다고 할 때는 중국이 도울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美‘내셔널 인터레스트’의 분석과 예측은 상당한 가능성이 있다. 북한은 김정일 집권 시절부터 미국의 GPS 체계에 대해 공포와 부러움을 느꼈다고 한다. 1990년대 중반에는 일본 무역업체를 통해 민간 어선용 GPS 체계를 몰래 들여가려다 적발된 적도 있다.

    집권 이후 탄도미사일과 무인기 등 ‘비대칭 전력’ 개발에 자원을 쏟아 붓고 있는 김정은 입장에서도 ‘무제한’이 아닌 탄도미사일과 무인기의 살상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위성항법체계가 반드시 필요하다. 이때 중국산 스마트폰 등에 탑재된 ‘바이두’ 체계 장비를 군사용으로 전용한다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는 추측이 오히려 비합리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