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호 "자칫 연목구어나 대기업 압박으로 비쳐질 수 있어" 우려
  • 국민의당 이언주 원내수석부대표.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국민의당 이언주 원내수석부대표.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국민의당은 25일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 집무실에 일자리 상황판을 설치한 것과 관련해 '연목구어(緣木求魚)'를 언급하며 강한 우려를 표했다.

    이용호 정책위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정책조정회의에서 "(상황판 설치는) 대통령께서 일자리 창출에 그만큼 관심이 높다고 하는 의지를 표현한 것으로 보여서 긍정적으로 평가하지만, 18개의 상황판에 나타난 지표는 사실 환율이나 주식처럼 시시각각 변하는 것이 아니라 월별, 분기별 통계 자료이기 때문에 매일 매일 상황을 체크할 일은 별로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더구나 대통령께서 경제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그것을 본다고 해도, 미묘한 경제통이 아닌 한, 또 추이나 이런 것들을 파악하고 분석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용호 정책위의장은 "이 시점에서 중요한 것은 어떻게 일자리를 만들 것인가 대책을 세우는 것이지, 얼마나 일자리가 만들어졌는지 결과를 점검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문재인 대통령의 일자리 상황판 설치를 두고 "실질적인 내용이 없이 전시(展示) 효과(效果)만을 노리고 펼치는 전시행정이 아니냐"는 비판여론이 제기되는 것과 맞물리는 목소리였다.

    그러면서 "정부가 효과적인 일자리 대책을 내놓기도 전에 결과만을 체크하는 것처럼 보여서 자칫 연목구어나 또한 관련공무원, 대기업에 대한 압박으로 비쳐질 수 있겠구나 하는 그런 우려도 든다는 점을 말씀 드린다"고 강조했다.

    이언주 원내수석부대표 역시 "상황판을 설치하는, 그래서 숫자를 계속 챙기는 이런 식의 방안으로 문제 해결될지 우려스럽다"고 했다.

    이언주 원내수석부대표는 "70년대식 해법이 아닌가. 공무원들이 전부 숫자만 보면서 연연할텐데 숫자는 조금씩 나아지는지 몰라도 실질은 바뀌지 않는 상황되지 않을지 걱정된다"고 했다. 그는 "상황판을 굳이 하시려면 거기(일자리 창출에) 들어가는 혈세, 그리 재정상황도 함께 병기해야하지 않나"고 일침을 가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전날 청와대 여민관 집무실에 일자리 상황판을 설치하고 "정부의 경제정책은 일자리로 시작해 일자리로 완성될 것으로 오늘 상황판 설치를 계기로 앞으로 좋은 일자리 정책이 더욱 신속하게 마련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고 자평했다.

    일자리 상황판에는 고용률, 취업자수, 실업률, 청년실업률 등의 지표가 표시된다. 일자리 창출과 관련한 지표로는 취업유발계수, 취업자 증감, 창업(신설법인 수), 고용보험 신규취득 등의 수치가 표시된다. 임금 격차, 임금상승률, 저임금근로자, 비정규직, 사회보험 가입률, 근로시간 등이 나타나며 경제성장률, 소비자물가, 설비투자 증가율, 소매판매 증가율 등 일자리에 영향을 주는 경제지표도 나온다.

    일자리 상황판은 두 개의 화면으로 구성, 삼성전자의 75인치 모니터 두 대로 운영되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