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테러조직’ 표현 자제하며 ‘테러조직 소탕’ 호소…세일즈 외교는 대성공
  •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 중인 트럼프 美대통령은 연설을 통해 "테러와의 전쟁은 이슬람과의 전쟁이 아니라 선과 악의 싸움일 뿐"이라며 지지와 동참을 호소했다고 한다. ⓒ美블룸버그 통신 관련보도 화면캡쳐.
    ▲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 중인 트럼프 美대통령은 연설을 통해 "테러와의 전쟁은 이슬람과의 전쟁이 아니라 선과 악의 싸움일 뿐"이라며 지지와 동참을 호소했다고 한다. ⓒ美블룸버그 통신 관련보도 화면캡쳐.


    취임 후 첫 해외순방으로 사우디아라비아를 찾은 도널드 트럼프 美대통령이 현지에서 “테러와의 전쟁은 선과 악의 싸움”이라고 말했다고 美언론들이 보도했다.

    美AP통신, 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린 세계 이슬람 지도자들 앞에서 연설을 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대쉬(ISIS)’와 같은 이슬람 근본주의 테러조직의 근절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고 한다. 하지만 ‘급진적 이슬람 테러리즘’이라는 표현은 생략, 수위를 조절했다고 한다.

    美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은 사우디아라비아 방문 이틀째에 있었다고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을 통해 “전 세계가 애쓰고 있는 ‘테러와의 전쟁’은 ‘선과 악의 싸움’으로, 테러는 ‘신앙에 기반한 성전’이 아니며, 테러와의 전쟁은 여러분의 신앙심, 사회, 영토를 공격하는 것이 아니다. 미국은 이슬람 세계와 싸우려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美블룸버그 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은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에 모인 50여 명의 세계 이슬람 국가 지도자들을 향해 ‘친애하는 형제들’이라고 부르면서, 아랍 국가들에게 테러와의 전쟁에 동참을 호소하는 한편 테러조직원들에게 피난처를 제공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美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사우디아라비아를 찾아 수니파 아랍 국가들에게 미국의 전략에 대해 지지를 호소하는 한편 시아파 종주국인 이란이 재정적·군사적 지원을 하고 있는 시리아, 예멘이 대량 살상 등의 만행을 저지르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고 한다.

    美블룸버그 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연설은 그의 대외정책에 대한 이슬람 국가들의 우려를 완화하려는데 목적이 있는 것 같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직후 ‘이슬람 근본주의 세력’이 횡행한다는 이유로 일부 이슬람 국가 국적자들의 미국 입국을 한시적으로 제한하려던 행정명령에 서명했었음을 상기시켰다.

    美블룸버그 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에서 이슬람을 가리켜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종교 가운데 하나’라고 치켜세우며 ‘내 생각에는 이슬람 국가들이 미국을 싫어하는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 트럼프 美대통령이 연설을 한 곳. 세계 50여 개 이슬람 국가 지도자들이 모였다고 한다. ⓒ美블룸버그 통신 관련보도 화면캡쳐.
    ▲ 트럼프 美대통령이 연설을 한 곳. 세계 50여 개 이슬람 국가 지도자들이 모였다고 한다. ⓒ美블룸버그 통신 관련보도 화면캡쳐.


    美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븐 압둘 아지즈 알 사우드 국왕뿐만 아니라 압둘라 2세 요르단 국왕, 압델-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과도 만나 중동 정세와 미국의 중동 전략에 대해 논의를 했다고 한다.

    美블룸버그 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사우디아라비아 현지에서 바레인 국왕을 만나 관계 개선을 약속하고, 에미르 셰이크 타민 빈 하마드 알 타니 카타르 국왕을 만나서는 “그 누구도 미국처럼 무기를 만들지 못한다”면서 미국 무기 도입을 권유했다고 덧붙였다.

    英‘데일리 메일’은 美AP통신의 관련 보도를 인용한 뒤 “트럼프 대통령의 사우디아라비아 연설은 그가 대선 레이스나 취임 이후 보여준 ‘反이슬람’적인 발언들로 인한 중동 국가와의 경색 국면을 해소하려는 것 같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사우디아라비아에서 한 연설을 두고, 서방 일각에서는 ‘쇼’라고 폄하하고 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사우디아라비아로부터 1,100억 달러(한화 약 122조 9,000억 원) 상당의 무기구매 계약을 포함해 3,800억 달러(한화 약 424조 7,200억 원) 상당의 투자를 하겠다는 약속을 받아냈다. 이는 역대 美대통령 가운데 누구도 해내지 못한 ‘성공적인 세일즈 외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