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A “김정은, 집권 후 새 훈련장 건설, 재래 전력 최신화…향후 특수부대 키울 듯”
  • '미국의 소리'에 따르면, 북한은 최근 새 공수훈련장을 건설했다고 한다. 사진은 구글 어스에 나온 새 공수훈련장. ⓒ美VOA-구글어스
    ▲ '미국의 소리'에 따르면, 북한은 최근 새 공수훈련장을 건설했다고 한다. 사진은 구글 어스에 나온 새 공수훈련장. ⓒ美VOA-구글어스


    북한이 김정은 집권 이후 공수훈련 시설을 처음 건설한 사실이 인공위성 사진에 포착됐다고 ‘미국의 소리(VOA)’ 방송이 지난 20일 보도했다.

    ‘미국의 소리’ 방송은 美상업위성이 지난 4월 1일 북한 평안북도 선천군 일대를 촬영한 사진을 분석한 결과 낙하산 훈련을 위한 작은 훈련장이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소리’ 방송은 “T자 모양의 높은 구조물이 서 있고 바닥에는 착지 지점을 나타내는 두 개의 원이 표시돼 있으며, 구조물 옆에는 훈련 과정을 지켜볼 수 있는 관람석이 지어져 있다”고 설명했다.

    높은 구조물에서 바닥의 원으로 착지하는 훈련, 일명 ‘막타워 훈련용’으로 보이며, 그 옆의 관람석은 김정은 등이 훈련을 지켜볼 수 있도록 지어진 것이라는 설명이었다. 김정은이 2014년 ‘항공 육전병 부대(공수부대)’를 찾아 공수훈련과 타격훈련을 지켜본 사례를 추정 근거로 내세웠다.

    ‘미국의 소리’ 방송에 따르면, 커티스 멜빈 美존스홉킨스大 한미연구소 연구원은 “북한에는 이미 7개의 공수 훈련장이 있지만, 이번 것은 김정은이 집권한 뒤 처음 만들어진 훈련장”이라며 “한국 청와대 모형이 있던 훈련장에도 공수 훈련 구역이 있지만, 그곳은 계속 사이에 줄을 내려 훈련하는 형식”이라고 지적했다고 한다.

    ‘미국의 소리’ 방송은 과거 김정은이 공수부대 훈련을 시찰하면서, 병사들이 정확하게 낙하하는 모습에 큰 만족감을 드러내고, 北선전매체가 공수부대 병사들이 낙하산을 타고 청와대 모형 건물에 진입해 타격하는 모습을 공개한 점 등을 근거로 들어 “김정은이 공수부대와 같은 특수부대에 큰 관심을 보이고, 특수부대를 통해 북한의 군사력과 체제 우월성을 과시해 왔다”는 전문가들의 분석도 전했다.

    ‘미국의 소리’ 방송은 김정은이 집권한 뒤 전국 곳곳에 각종 훈련장을 새로 건설하고, 재래식 군사력 증강에 애쓰는 모습을 토대로 “향후 특수부대에 대한 김정은의 관심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 2016년 12월 北선전매체가 공개한 北특수부대의 청와대 타격훈련 모습.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2016년 12월 北선전매체가 공개한 北특수부대의 청와대 타격훈련 모습.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북한은 김일성 집권 때부터 특수부대 양성이 국가적 자원을 투입해 왔다. 덕분에 1980년대 후반까지 북한은 10만 명이 넘는, 세계 최대의 특수부대 병력 보유국으로 유명했다.

    그러나 1990년대 중반 ‘고난의 행군’이 시작되고, 김정일이 핵무기 및 탄도미사일 개발에 더욱 집중하면서, 특수부대에 대한 처우나 지원이 열악해지기 시작했다. 2000년대 이후 탈북자들에 따르면, 북한 특수부대 가운데서도 저격여단과 같이 평시 한국 침투 임무에 투입되는 부대들 이외에 일반적인 특수부대에서는 영양실조 병사가 나타나는 등 처우가 매우 열악했다고 한다.

    하지만 2012년 이후 김정은이 권력을 행사하면서, 북한 특수부대들도 병력은 소폭 줄이는 대신 장비를 최신형으로 바꾸고 보급을 늘려 ‘정예화’하고 있다는 징후가 계속 나타났다. 북한 정권에게 특수부대는 핵무기, 탄도미사일, 한국과 미국, 일본의 간첩처럼 ‘전략적 비대칭 무기’에 속한다는 것이 군사전문가들의 일반적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