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安, 반기문 사퇴 시기에 보수표 의식해서 찬성"에 "사실과 달라"劉 "국민의당, 아직도 반대하지 않냐"… "당론화됐다" 못박아
  •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가 25일 JTBC에서 열린 4차 TV토론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공동취재단
    ▲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가 25일 JTBC에서 열린 4차 TV토론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공동취재단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와 관련된 짐을 상당 부분 해소했다는 평가다.

    사드에 대한 입장을 '특별한 상황의 변화없이 바꿨다'는 지적과 '대선후보-당론 따로'라는 타당 후보들의 공세를 사실상 무위로 돌리면서다.

    안철수 후보는 25일 "'그동안 상황변화 없는데 왜 반대에서 찬성으로 돌아섰냐'고 하는데, 그동안의 상황변화로 가장 큰 것이 북한의 5차 핵실험 아닌가"라고 강조했다.

    안철수 후보는 이날 JTBC 주최로 열린 4차 대선후보 TV토론에서 '(사드 찬성이)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사퇴한 바로 그 시기에 나왔는데 보수표를 의식한 것이냐'는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의 지적에 "사실과 다 다르다"며 이같이 반박했다.

    반기문 전 총장이 대선 불출마를 선언한 것은 올해 2월1일이었다. 문재인 후보의 지적대로라면 당시 보수진영의 후보로 대표되던 반 전 총장이 사퇴하면서 안철수 후보가 그 자리를 대신하기 위해 사드에 대한 반대 입장을 바꿨다는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안철수 후보는 이보다 앞선 지난해 9월 이미 '사드반대'에서 '조건부 찬성'으로 선회했다. 지난해 9월 9일 북한이 5차 핵실험을 강행하고 9일 뒤인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핵 개발을 거듭하고 있는 북한 제재에 중국을 끌어들이기 위한 도구로 써야 한다"며 "대북 제재의 한 수단으로 (사드를) 사용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이후 언론 인터뷰에서 "사드 배치에 반대한다"고 언급하면서 의견이 혼재됐다는 지적도 나오지만, 적어도 북한의 5차 핵실험을 기점으로 사드에 대한 입장이 달라졌다는 것에 대해서는 의문의 여지가 없다는 분석이다.

    사드 당론 변경에 대한 부분도 지난번 토론회에 이어 재차 바뀌었음을 강조했다. 발단은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와 '중부담 중복지'를 놓고 공방을 벌이면서다. 


  •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오른쪽)와 바른정당 유승민 대선후보가 25일 JTBC에서 열린 4차 TV토론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JTBC 방송 화면 갈무리.
    ▲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오른쪽)와 바른정당 유승민 대선후보가 25일 JTBC에서 열린 4차 TV토론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JTBC 방송 화면 갈무리.

    안철수 후보는 "중부담 중복지에 대해 동의하지 않은 의원들이 꽤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 문제 때문에도 (바른정당에) 합류하지 않은 의원들도 알고 있다"며 "그렇게 되면 사실 곤란한 것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유승민 후보가 "중부담 중복지 때문에 합류하지 않았다는 것이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고 반문하자 "당내에서 대통령 후보가 됐으면 정책적인 부분들은 다 공조하고 한 목소리를 내야 되는 것 아니겠나"라고 부연하기도 했다. 대선후보로서 당의 의견을 하나로 모으지 못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꼬집은 셈이다.

    이에 유승민 후보는 "안철수 후보가 저한테 그런 말씀 하실 게 아니다. 안 후보가 사드 반대하다 찬성으로 돌아섰는데 국민의당은 아직도 반대하지 않냐"면서 "햇볕정책에 대해 안 후보는 반대한다 했는데 햇볕정책의 계승자들이 우글우글한 곳이 국민의당인데 저보고 공격하실 일이 아니죠"라고 반박했다.

    그러자 안철수 후보는 "아니다 당론화됐다"면서 "국민의당은 저를 중심으로 해서 다 일치된 목소리를 내고 있다. 바른정당은 그러지 않고 있다는 것을 지적했다"고 재차 강조했다.

    지난 23일 국민의당 박지원 대표는 전남 목포 유세에서 "안철수 후보가 대통령으로 당선되는 것이 애국의 길이라고 믿는다"라며 "DJ의 이념과 정책을 계승한 이 박지원이 안 후보의 사드 찬성과 햇볕정책 공과(功過)론에도 찬성을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같은 날 박지원 대표와 함께 당 소속 의원 39명 중 34명도 사드 당론 변경에 찬성하면서 사실상 당론을 변경했다. 대선을 앞두고 토론회에서 당론 부분이 계속 문제되는 상황을 고려해 안철수 후보에게 힘을 실어준 것이다.

    다만 서면으로 인한 당론 변경인만큼 이후에라도 정식으로 의원총회를 개최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일각에서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