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 평양대사' 발언 문제삼아 비판…朴 "어떤 공직도 안 맡을 것" 주장
  • 지난 25일 대선후보 TV토론에 참석한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오른쪽)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JTBC TV화면 캡처
    ▲ 지난 25일 대선후보 TV토론에 참석한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오른쪽)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JTBC TV화면 캡처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를 향해 "상왕이 임명직이냐"고 물어 눈길을 끌었다.

    호남 정치권을 쥐락펴락하는 국민의당의 핵심 실세, 박지원 대표를 둘러싼 상왕(上王) 논란을 정면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여의도 내에선 '안찍박'(안철수 찍으면 박지원 상왕 된다)이라는 주장이 퍼지고 있는 상황이다. 

    홍준표 후보는 25일 JTBC에서 진행된 2017 대선후보 토론회에 출연해 "박지원 대표가 임명직을 안한다 했는데 상왕이 임명직이냐"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안 후보의 '제가 집권하면 국민이 상왕된다'는 답변에도 "국민이 아니라 박지원이 상왕이 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홍 후보의 이날 발언은 지난 21일, 박지원 대표의 유세에서 비롯됐다. 박지원 대표는 전북 정읍 유세에서 "(안철수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제가) 초대 평양 대사를 하고 대북 관련 일자리 창출에 앞장서겠다"고 했다.

    박 대표의 이 발언은 두 군데서 논란을 낳았다. 우선 북한이 미사일 도발을 강행하는 등 한반도 긴장감을 최고조로 끌어올리는 현 시점에 북한과의 평화를 부르짖는 것이 적절한지에 대한 논란이 있었다.

    여권 후보들은 안철수 후보에 대해 사드배치와 햇볕정책에 대해 입장이 애매한 안 후보를 계속해 공격했다.

    또 하나는 박 대표가 안철수 후보의 대통령 당선 여부에 따라 자신의 거취가 이미 정해져 있다는 뉘앙스를 풍겼다는 점이었다. 박지원 대표는 현역 정치인 중 '호남의 맹주'로 평가받는다. 국민의당의 지역 정치인 대부분이 호남 출신임을 감안하면 당내 박 대표의 위상은 절대적이다. 여기에 '초대 평양 대사' 발언이 겹치면서 '상왕론'이 제기된 것이다.

    이에 박 대표는 지난 23일, 자신의 지역구인 전남 목포 평화광장 유세에서 서둘러 진화에 나섰다. 그는 "저 박지원은 DJ의 영원한 비서실장으로 남을 것"이라며 "안철수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된다면 어떤 임명직 공직에도 단언코 진출하지 않을 것"이라 물러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