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교체 전부터 "文 다음은 安" 외치는 민주당, 집권당 행세 눈살
  • 24일 천안 유세에서 안희정 지사 장남과 포옹을 나눈 문재인 민주당 대선후보. ⓒ이종현 기자
    ▲ 24일 천안 유세에서 안희정 지사 장남과 포옹을 나눈 문재인 민주당 대선후보. ⓒ이종현 기자

     

    문재인 민주당 대선후보가 24일 오후 충남 천안을 찾아 유세를 진행한 가운데, 청년유세단 중 '안희정 충남지사의 장남' 안정균씨에게만 공개적 감사를 표했다. 이날 유세 현장에 안정균씨를 비롯해 수많은 청년유세단원이 응원을 펼쳤다. 이 때문에 문 후보를 향한 '유세단 차별' 비판이 예상된다. 

    천안 아라리오 광장 인근 신부문화거리는 오후 5시쯤부터 문 후보를 보기 위해 수많은 인파가 몰렸다. 문 후보의 본격적인 유세는 오후 6시부터다. 민주당 측에 따르면 유세에 몰린 인파는 약 1만8000명이다.

    현장 분위기를 고무시키기 위해 민주당 충남도당 소속 '허리케인 유세단'과 중앙당 소속 '슈퍼문 유세단', 중앙당 청년위원회 소속 '엄지척 유세단'이 투입됐다. 이들은 모두 문 후보를 지지하는 2030세대로 구성됐다.

    유세단은 문 후보가 오기 전 총 3차례 응원을 펼치면서 다양한 민주당 대선 공식 선거송을 인파에 알렸다. 유세단 응원에 분위기는 금방 달아올랐다. 유세단 속에는 안 지사의 장남 안정균씨도 포함됐다. 정균씨는 엄지척 유세단의 일원이다.

    이후 오후 6시 30분쯤 문 후보가 유세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문 후보는 유세 차량에 올라와 연설을 시작했다. 문 후보는 "정의로운 나라, 원하십니까? 그렇다면 누구입니까"라면서 "흙수저와 금수저가 따로 없는 공정한 나라 만들 사람 누구입니까"라고 표심을 호소했다.

    그러나 문 후보의 이 발언은 1시간도 지나지 않고 무색해졌다.

    문 후보는 자신과 경선 경쟁을 펼쳤던 안 지사를 의식한 듯 "우리 재수씨 민주원 여사님 함께하고 있다. 또 (안 지사의) 아들 정균이 지금 유세단으로 전국 다니면서 맹활약하고 있다. 두 사람에게 감사의 박수 보내달라"고 밝혔다. 그리고 문 후보는 민 여사와 정균씨와 포옹을 나눴다.

    포옹을 나눈 후 시작된 연설에서 문 후보는 자신의 유세를 돕고 있는 다른 청년유세단원들에게 공개적인 감사 인사를 표하진 않았다. "흙수저와 금수저가 따로 없는 공정한 나라를 만들겠다"는 문 후보의 발언이 무색해지는 대목이다.

    청소년 활동계의 한 관계자는 이날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똑같은 유세를 했음에도 한 명에게만 감사를 표했다면 그 한 명을 제외한 나머지는 박탈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그 안에 소속된 사람이라면 당연한 것 아닌가"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문 후보 행동은) 법적으로 문제를 삼을 수 없으나 행동에 따른 비난은 할 수 있다. (다만) 문 후보가 악의적인 의도로 그렇게 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한편 문 후보와 민주당은 "문재인 다음은 안희정"을 외치며 집권당 행세를 보이기도 했다. 문 후보는 천안 유세를 통해 "이번에 문재인 미는 게 안희정 미는거다! 맞습니까"라면서 "이번엔 문재인 다음엔 안희정 부탁드려도 되겠습니까"라고 외쳤다.

    문 후보 연설에 앞서 유세를 펼친 박완주 민주당 의원도 "5월 9일 문재인으로 정권교체할 경우 다음엔 안희정에게 기회가 있다"며 "'이번엔 문재인 다음엔 안희정' 해보자"라고 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