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내부 ‘핵전쟁설’ 돌면서 주민들 사이에 ‘깡도강(단독탈북)’ 시도 증가
  • 최근 북한에서는 국경경비대의 도움 없이 단독으로 탈출하는 주민들이 증가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이 북한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사진은 두만강의 모습.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최근 북한에서는 국경경비대의 도움 없이 단독으로 탈출하는 주민들이 증가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이 북한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사진은 두만강의 모습.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최근 북한에서는 국경경비대원의 도움 없이 탈북하는 주민들이 늘고 있다고 한다. 과거 북한에서는 탈북할 때 국경경비대원에게 뇌물 등을 제공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관련 국경경비대원을 북한 당국이 공개총살한 뒤부터 이런 현상이 증가했다고 한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지난 21일 북한 소식통을 인용해 관련 소식을 전했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함경북도 소식통은 “김일성 생일인 4월 15일 무산군의 주민 3가족이 국경경비대원들을 구타해 제압하고 탈북한 사건이 발생했다”고 전했다고 한다.

    이 소식통은 “김일성 생일로 특별경비주간에 발생한 탈북사건이어서 국경경비대와 사법기관들에 초비상이 걸렸다”면서 “탈북한 주민들은 무산군 독소리에 살던 가족들로 모두 7명”이라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北사법기관들은 탈북 주민들이 국경경비대에 발각될 위기에 처하자 접근하는 국경경비대원들을 구타하고 무기를 빼앗아 버린 것으로 보고 있다고 한다.

    소식통은 “현재 국경경비대는 2인 1조로 편성돼, 1개조가 1,500m 구간을 맡고 있다”면서 “국경경비대 초소 인근에 살던 이들 탈북 주민들은 평소 국경경비대의 경계가 소홀한 구간과 시간대를 파악한 뒤 탈북하는 치밀함을 보였다”고 덧붙였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함경북도의 다른 소식통은 “이들은 탈북하면서, 가족 가운데 어른 3명이 순찰을 도는 국경경비대원 2명을 덮쳐 입을 틀어막고 나무에 결박했다”면서 “국경경비대원이 갖고 있던 소총을 빼앗아 탄창을 분리한 뒤 강에 던졌다”고 관련 내용을 전했다고 한다.

    이 소식통은 “사건 발생 이튿날인 16일부터 무산군 국경경비대 병사 수십 명이 동원돼 아직도 차가운 두만강에 뛰어들어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지만 아직 탄창을 못 찾았다”면서 “사건 발생 이후 무산군 인민보안부와 국경경비대는 주민들의 이동을 금지시키는 한편 중국 측에 사건 내용을 통보하고, 탈북한 가족들을 체포하기 위해 중국 현지에 수사요원들을 파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고 한다.

    이 소식통은 “최근 북한 내에서는 핵전쟁 소문까지 퍼지면서, 이래도 죽고 저래도 죽을 바에는 탈북한다는 식으로 단독탈북을 감행하는 주민들이 많아졌다”면서 “이번 탈북은 그 연장선에서 발생한 사건이어서 국경경비대와 사법기관들을 곤경에 몰아넣었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북한 소식통들의 이야기가 사실이라면, 현재 북한 내부는 미국과 중국의 대북압박으로 인한 주민들의 동요가 점차 심해지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할 수 있다. 또한 이런 모습은 1990년대 중반 ‘고난의 행군’이 시작될 때 ‘평양과 그 외 지역’으로 양분화되어 내부 갈등이 심각해졌을 때를 연상케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