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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오전 북한이 시험발사에 실패한 미사일이 대함 탄도미사일일 가능성이 있다는 美국방부 관계자의 발언이 새삼 주목을 끌고 있다.美국방부 관계자의 발언은 지난 17일(현지시간) 美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나온 말이다. 당시 美국방부 관계자는 “북한이 이번에 쏜 미사일은 발사 4초 후에 폭발했다”면서 “이것은 기존의 스커드 미사일을 개량한, 1단계 액체추진 로켓을 사용하는 미사일로, 미군은 이를 KN-17이라고 명명했다”고 밝혔다.
제프리 루이스 미들버리 국제연구소 석좌 연구원은 美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KN-17은 새로운 형태의 지대함 탄도미사일로, 스커드 미사일을 근본적으로 개량한 형태”라고 지적했다.
美폭스뉴스의 보도가 나간 이튿날 외교전문지 ‘디플로맷’은 “북한이 발사에 실패한 KN-17과 지난 4월 5일 발사에 실패한 정체불명의 미사일 간에 공통점이 있어 보인다”면서 “북한은 현재 대함 탄도미사일 개발에 열을 올리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美‘디플로맷’은 “美태평양 사령부에 따르면, 4월 5일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은 ‘스커드’의 개량형이라고 알려졌는데, 발사 후 60km를 비행했을 뿐이나 상승고도는 189km에 달한 뒤 이상하게도 ‘팔랑개비’처럼 떨어졌다”면서 이 미사일 또한 대함 탄도미사일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美‘디플로맷’은 이어 “북한은 가까운 시일 내에 단거리 대함 순항미사일을 갖게 될 것으로 보이는데, 지난 4월 15일 열병식에서 이동식 차량 발사대(TEL)에 실려 그 모습을 드러낸 것 같다”고 추정했다.
美‘디플로맷’은 “북한군 해군의 파란색 위장무늬를 한 탄도미사일은 러시아의 아음속 대함 순항미사일 Kh-35를 바탕으로 한 것으로 보이며, 북한 당국은 이런 장거리 대함미사일 개발에 관심이 많은 것 같다”면서도 “하지만 북한이 아직은 정밀유도가 가능한, 장거리 대함 탄도미사일을 만들 능력은 갖지 않은 것 같다”고 평가했다.
美‘디플로맷’의 이 같은 분석은 중공군이 가진 대함 탄도미사일 DF-21 시리즈와 북한의 KN-17, 지난 4월 15일 평양 열병식에 나왔던 미사일의 모습을 비교한 것이다.
중공군이 보유한 대함 탄도미사일 DF-21은 대기권 바깥까지 날아갔다가 거의 수직에 가까운 각도로 목표물을 향하는데, 이때 정밀유도를 위해 인공위성의 유도를 받으면서 탄두에 장착한 추진체로 궤도를 수정한다.
반면 북한은 군사용 위성의 지원을 받을 수 없다. 하지만 북한이 1,000여 기 이상을 보유한 ‘스커드’ 미사일의 경우 비정상적인 상황이 되면, 탄두가 불규칙적으로 운동하며 떨어지는데 이때는 요격이 매우 어렵다는 점을 이용해 새로운 탄도미사일을 만든 것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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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디플로맷’이 북한 열병식에 나온 미사일 가운데 ‘스커드 개량형’에 응용했다고 지목한 Kh-35 대함미사일은 길이 4.4m, 폭 1.32m에 무게 0.65톤의 아음속 대함 순항미사일이다. 사거리는 기본형 130km, 개량형은 300km다. 한국군도 보유하고 있는 ‘하푼’ 대함미사일과 비슷하게, 발사한 뒤 초저공으로 비행하다 수직상승한 뒤 다시 목표물에 다이빙하듯 내리 꽂히는 방식이다.북한 열병식에 나온 것은 ‘스커드’ 미사일 크기다. 美‘디플로맷’은 Kh-35를 도입한 뒤 역설계를 통해 관련 기술을 ‘스커드’ 미사일에 적용했다고 분석했다. 이 분석대로라면, 북한의 대함 탄도미사일은 사거리가 수백 킬로미터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국내 언론들은 美국방부와 군사전문가들이 북한의 KN-17을 가리켜 대함 탄도미사일이라고 부르는 점을 부각시켜, 중공군의 DF-21과 비슷한 수준의 무기인 것처럼 보도하고 있다.
하지만 美국방부나 군사전문가들의 의견은 “현재 북한의 행태와 노력 수준에 따라 몇 년 이내에 DF-21에 비해서는 성능이 떨어지지만, 비슷한 무기를 만들어낼 수도 있다”는 것이어서, 이를 해석할 때는 주의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