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로고송' 때문에 경북대생들 중간고사는 '엉망'
  • 문재인 민주당 대선후보의 전북대 유세 현장. ⓒ문재인 캠프
    ▲ 문재인 민주당 대선후보의 전북대 유세 현장. ⓒ문재인 캠프

     

    문재인 민주당 대선후보가 17일 전주 전북대학교 구정문에서 유세를 진행했으나, 공교롭게도 전북대 학생들은 울상을 짓는 모습이 연출됐다.

    이날 전북대 구정문에는 문 후보가 유세를 진행한다는 소식에 많은 인파가 몰렸다. 문 후보 측에 따르면 전북대 유세에 몰린 인파는 약 5,000명이다.

    이날 오후 2시 30분 전북대 구정문 인근에 배치된 문 후보 유세차량을 중심으로 사람들이 모였다. 오후 3시 10분 문 후보가 유세장에 도착했다.

    문 후보가 유세차량에 올라서자 인파는 환호했다. "문재인 대통령"을 외치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문 후보 역시 유세 연설 후 전주의 명물인 '전주비빔밥' 퍼포먼스로 지지층 환호에 화답했다.

    문 후보가 선보인 이 퍼포먼스는 다양한 나물과 밥이 하나되는 비빔밥처럼 '국민 대통합의 의지'를 국민에게 피력하는 게 골자다. 문 후보는 퍼포먼스 후 "노무현 대통령이 재임 중 전주에 왔을 때 전주 시민들께서 비빔밥을 주셨던 게 기억난다"며 "정말 통합의 정신, 그 마음으로 모든 지역에서 지지받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밝혔다.

    문 후보의 유세 현장에서 감지된 훈훈함과 달리, 유세장 변방에선 볼멘소리가 고개를 들었다.

    전북대 농업경제학과에 재학 중인 4학년 김모(28)씨는 오후 3시 20분쯤 기자와 만나 "구정문 인근 카페에서 시험공부를 하고 있었다"라면서 "문 후보가 우리 학교에서 유세를 진행하는 것은 좋다. 그러나 지금은 대학생들의 중간고사 기간임을 모르는 것 같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전북대 신문방송학과에 재학 중인 4학년 홍모(28)씨도 오후 3시 40분쯤 기자와 만나 "오후 2시 30분부터 중간고사가 진행됐다"며 "구정문과 시험장 건물의 위치가 가까운 거리는 아니지만 시끌시끌한 유세 소리가 들렸다"고 말했다.

    전북대 미술학과에 재학 중인 2학년 이모(21·여)씨는 오후 3시 50분쯤 기자와 만나 "대학교에서 유세를 하면 청년일자리 정책을 언급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한다"면서 "오늘 문 후보 유세를 들었으나 청년 정책 얘기는 없었다"고 했다.

    전북대학교 학생들의 중간고사 기간은 이번 주를 시작으로 오는 26일까지다.

    한편 문 후보가 지난 17일 방문한 경북대학교 학생들 사이에서도 이같은 불만의 목소리가 존재했다. 문 후보가 경북대를 다녀간 날 경북대 관련 페이스북 페이지 '경북대학교 대신말해드려요'에서 불만의 글이 올라왔다

    이 페이지는 "오늘 인문대에서 10시반부터 시험을 치는데 밖에서 콘서트 수준의 데시벨의 음악 소리가 들렸다"며 "알고보니 문 후보의 선거유세였다. 북문과 학교안에 선거차를 대놓고 사람 20여명을 대동해 음악을 틀어놓고 춤을 췄다"고 밝혔다.

    이어 "선거활동을 하는것은 좋다. 그런데 그걸 꼭 시험치고 있는 학생들이 있는 학교 안에서 해야 하는 것일까"라면서 "밤새워 공부하고 시험을 치르는 학생들의 인권과 학교의 권리는 대체 어디로 간걸까"라고 덧붙였다.

    또 "학생들부터도 배려하지 않고 고려하지 않는 대통령 후보가 과연 국민을 배려할 수 있을지 이번 일을 통해서 느끼게 된다"고 했다.

    경북대 학생들의 반발 탓일까. 경북대 총학생회 '가람'은 학교 인근에서 '음향기기를 활용한 대선후보들의 유세 활동 자제 공문'을 각 정당에 발송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