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족 측 "故 이OO PD, 드라마 방영 기간 과도한 업무로 고통 받아"CJ E&M "타 프로그램 비해 근무강도 높은 편 아냐..따돌림 등 인권침해 없었다"

  • tvN 드라마 '혼술남녀'에서 조연출로 일하다 사망한 故 이OO 피디의 유가족 측이 18일 기자회견을 열고 "고인이 강도 높은 노동과 폭력적인 직장 문화를 견디다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며 제작진의 책임 인정 및 공식 사과를 요구하고 나섰다.

    지난해 10월 26일 유명을 달리한 이OO 피디의 사망 경위를 밝히기 위해 결성된 '혼술남녀' 신입 조연출 사망 사건 대책위원회는 이날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개최한 기자회견에서 "드라마 제작 현장은 혹독한 정글처럼 매우 폭력적이고 위험한 곳"이라며 "고인은 동료들의 언어폭력과 장시간 고강도 노동에 시달리다 숨졌다"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대책위는 "원래 드라마 '혼술남녀'는 전체 촬영 분량 중 절반 가량을 사전 제작할 계획이었으나 외주 업체와 스태프가 교체되는 바람에 제작 기간이 대폭 줄어들었다"며 "그로 인해 일선 스태프들이 쉴새없는 노동에 시달렸다"고 주장했다.

    대책위에 따르면 이OO 피디는 지난해 1월 CJ E&M 공채 피디로 입사한 뒤 3개월 후부터 '혼술남녀' 팀에 합류에 드라마 제작 업무를 맡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 피디는 종영 다음 날인 지난해 10월 26일 숨진 채 발견됐다. 이와 관련, 대책위는 "이 피디가 드라마 방영 기간인 지난해 8월 27일부터 10월 20일까지 55일 동안 단 이틀 밖에 쉬질 못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열악한 제작 환경이 고인을 죽음으로 몰아간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대책위는 "이 피디는 선임 피디로부터 폭언을 듣는 등 동료들의 언어폭력에도 시달려왔다"며 고인이 입사 9개월 만에 자살을 선택한 배경에는 함께 일했던 동료들의 '괴롭힘' 등 복합적인 이유들이 작용했음을 강조했다.

    그러나 CJ E&M 측은 "당시 이 피디는 신입 피디 그룹에 속해 총 4명이 2명 2교대로 근무하는 방식을 취했다"며 "다른 프로그램에 비해 특별히 근무 강도가 높은 편은 아니었다"고 밝혔다.

    나아가 대책위가 제기한 동료들의 언어폭력에 대해서도 "팀 내에서 모욕을 준 적도 없고 따돌림 같은 것도 없었다"며 "말씀하신 내용과 같은 인권침해는 없었다"고 관련 의혹을 거듭 부인했다.

    한편 '혼술남녀'를 연출한 최OO 피디는 이날 '오펜' 센터 개관식에 드라마 부문 멘토 자격으로 참석할 예정이었나 끝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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