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군단 사건, 北인민군 총정치국까지 보고돼 집중 검열 진행 중…10군단도 긴장
  • 최근 북한군 2군단에서 김정은 비난·조롱 사건이 발생해 난리가 났다고 한다. ⓒ北선전매체 화면캡쳐.
    ▲ 최근 북한군 2군단에서 김정은 비난·조롱 사건이 발생해 난리가 났다고 한다. ⓒ北선전매체 화면캡쳐.


    최근 북한군 내에서 장교, 사병을 가리지 않고 김정은을 원색적으로 비난하는 일들이 잦아 군부가 동요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지난 13일 소식통들을 인용해 “최근 북한군 2군단 간부들이 김정은을 비방한 사건이 발생, 총정치국까지 보고되고 체포된 간부들은 가혹한 처벌을 받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황해남도 소식통은 “최근 인민군 병사들 사이에서 김정은을 유치원생에 비유하는 말들이 은밀하게 확산되고 있다”면서 “그 가운데 2군단 병사들이 김정은을 비난한 발언은 인민군 총정치국에까지 보고돼 긴급 조사가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김정은에 대한 비방과 조롱은 한두 부대에 한정된 게 아닌데, 이런 사건이 인민군 총정치국에 보고된 사례가 최전방을 지키는 2군단이어서 문제가 더욱 심각해졌다”고 설명했다.

    소식통은 “중부전선을 담당하는 2군단은 김격식 前인민군 총참모장이 군단장을 맡았을 때만 해도 ‘백두산 호랑이 부대’로 불렸다”며 “하지만 이후 간부들이 자주 교체되면서, 지금은 인민군 내에서도 부정부패가 가장 심해 ‘마적단’이라 불린다”고 해당 부대에 대해 설명했다.

    이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군 2군단 병사들과 일부 장교들은 김정은을 정신질환자라는 뜻의 ‘전간’이라거나 ‘유치원생’이라고 조롱하고, 김정은이 김일성과 김정일을 곱한 것만큼 포악하다는 의미로 ‘제곱 김’이라 부르기도 했다고 한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양강도 소식통은 “2군단에 대한 인민군 보위부의 집중 검열이 시작되자 곳곳의 군부대들이 난리가 났다”면서 “사단급 이상 부대의 정치 지도원들은 과거 6군단 사건 때처럼 2군단도 통째로 해체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이 소식통은 “2군단 사태를 지켜보는, 양강도 주둔 10군단은 지휘관과 정치 간부들이 군단 보위부와 함께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2군단 사태를 방관하다 10군단에도 자칫 피바람이 불 수 있다고 생각해 지휘부가 두려움에 떨고 있다”고 주장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양강도 10군단에서도 지휘관 등 간부들은 지금까지 자신들이 김정은을 향해 불만을 쏟아낸 흔적을 덮기 위해 노력 중이며, 병사들에게는 생활총화 노트(한국군의 수양록에 해당)를 완벽하게 정리해 검열에 대비하도록 지시했다고 한다.

    이 소식통은 “북한군 내의 김정은 조롱과 비난이 일부 사람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군단 참모들과 그 가족들, 지휘관 운전병들로부터 시작되었다”면서 “이미 엎질러진 물”이라고 표현했다고 한다. 보위사령부가 아무리 김정은 비방 문제를 수사한다고 해도 북한군 내부의 불만과 기강해이를 바로 잡기 어려울 것이라는 주장이었다.

    김정은이 집권한 뒤 보여준 포악한 행태로 볼 때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소식통들의 말처럼 북한군 2군단은 1995년 ‘6군단 해체’ 때처럼 공중분해 될 가능성도 없지 않아 보인다.

    ‘6군단 해체’ 사건이란 1995년 4월, 김일성이 죽고 난 뒤 집권한 김정일을 제거하기 위해 쿠데타를 준비했다는 혐의로 함경북도에 주둔하던 6군단이 공중분해 되고 40여 명의 장교가 처형당하는 등 수백여 명이 숙청당한 사건이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6군단 지휘부는 김정일이 집권한 뒤 배급시스템이 무너지자 ‘외화벌이’를 통해 물자를 자급자족해 왔는데, 김정일이 임명한 김영춘 당시 군단장과 마찰이 생기자 김씨 왕조 세습독재에 불만을 품고 쿠데타를 모의했다고 한다. 그러나 내부자의 밀고로 계획 실행 전에 발각됐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