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지역 도의원들 강하게 반발…이란투자·MRO 좌초이어 정치적 부담 클 듯
  • 이시종 충북도지사가 10일 도청에서 충주에코폴리스 사업 포기 선언을 하고 있다.ⓒ김종혁 기자
    ▲ 이시종 충북도지사가 10일 도청에서 충주에코폴리스 사업 포기 선언을 하고 있다.ⓒ김종혁 기자

    이시종 충북도지사가 충주에코폴리스 사업포기를 공식 선언했다.

    충주에코폴리스 사업포기는 2조원 대 이란투자유치 실패, 청주공항항공정비사업(MRO) 좌초에 이어 충북경제자유구역청의 세 번째 대형사업의 실패로 이어지며 이 지사에게 큰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여론이다.  

    이 지사는 10일 도청에서 유럽순방 성과 보고에 앞서 충주에코폴리스 사업 포기를 발표하며 “충주시민을 비롯한 도민께 죄송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현대산업개발 측과 계속 협상을 벌여왔으나 서로 합의에 도달하지 못했다”며 “기업의 요구대로 사업을 진행할 경우 분양이 안 되면 도가 엄청난 재정적 부담을 떠안을 것으로 보여 지금 포기하는 게 최선의 길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대산업개발 측이 지난주 금요일 최종 포기 의사를 전해왔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협상과정 등에 대해서는 “지금 이 자리에서 구체적으로 밝힐 수 없다. 기업의 입장도 있기 때문에 자세히 말할 수 없다”고 밝혀 좌초된 청주공항MRO 당시의 아시아나항공을 연상케 했다.

    이 지사는 “그동안 경자구역 지정으로 인한 규제에 묶여 지역발전이 안된 충주지역에 대해 그에 상응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를 추진할 계획”이라며 “앞으로 충주시와 협의해 지역발전을 위한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잇따른 사업 실패에 따른 경자청 운영에 대해서는 “사업이 많이 축소됐으므로 인원 감축 등을 계획하고 있으며 공석인 경자청장 자리도 현재의 본부장 체제로 운영해 나갈 예정”이라고 답했다.

    이로 인해 2013년 도가 첨단지식산업벨트(오송~증평~충주~제천)의 한 축으로 과학기술혁신을 통한 중부내륙권 거점을 형성하기 위해 충주시 중앙탑면 일원 2백33만2169㎡ 규모로 2020년 완공을 목표로 추진하던 충주에코폴리스 사업은 4년 만에 막을 내리게 됐다.

    한편 충주지역구인 이언구·임순묵·김학철 의원은 도가 충주에코폴리스 추진을 접으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지난달 30일 충주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대로 추진하라”고 주장해 왔다.

    이들은 “현대산업개발 등 참여기업들이 확고하게 추진의사를 갖고 있는데 도와 경자청이 사업 포기로 방향을 틀고 있다”며 문제점을 제기했다.

    이어 “면밀한 분석도 없이 도의 재정 부담이 1000억원에 달할 것이라는 등 왜곡된 정보를 흘리고 있다”며 “4년 전 이시종 도지사가 ‘충북경제를 이끌어 갈 백년대계’라고 외쳤으면서 지금 와서 포기하려는 것은 ‘비겁한 정치적 의도’”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또한 지난 5일에도 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조속한 착공을 기대한다”고 촉구하며 사업 추진이 제대로 안될 경우 ‘특별조사위원회’를 꾸려 조사를 추진하겠다고 압박하기도 했다.

    이 지사의 ‘사업 포기’ 선언에 반발하는 충주지역 도의원들이 이날 오후 반박 기자회견을 예고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