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흥행도 좋지만 아름다운 경선해야…타산지석 삼겠다"주승용, 문재인 겨냥 "대세론 유도위한 계획된 유출이라는 항의 거세"
  • ▲ 국민의당 최고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 ⓒ뉴데일리 공준표 기자
    ▲ 국민의당 최고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 ⓒ뉴데일리 공준표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대선후보 경선 현장투표 결과로 추정되는 문건 유출로 논란을 빚고 있는 가운데 마찬가지로 경선을 앞둔 국민의당도 조심스러운 모습이다. 

    국민의당은 이번 경선에서 '사전 선거인단 없는 현장투표'라는 방식을 처음 도입할 예정이다. 특히 투표 현장관리가 어렵다는 점에서 얼마든지 제2의 '민주당 사태'를 맞이할 가능성이 잠재됐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국민의당 주승용 원내대표는 23일 "민주당 대선 경선 동시투표 결과가 SNS로 유출됐다고 한다. 민주당 측은 (유포된 내용이) 근거 없는 자료라고 일축했다"면서 "유력 후보의 대세론을 유도하기 위한 계획된 유출이라는 다른 후보들의 항의가 거센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주승용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우리 국민의당도 이번 주 토요일부터 대선 경선을 시작할 예정"이라며 "경선 과정에서 검증은 철저히 해야겠지만, 네거티브가 심해지면 경선 후유증이 커져서 본선에서 힘이 빠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의 경선 파문을 반면교사 삼아 우리 국민의당 경선은 공정하고 엄정하게 진행해 모두가 하나로 통합하는 아름다운 경선이 되도록 노력하자"고 강조했다.

    조배숙 정책위의장은 "문재인 전 대표가 압도적인 투표결과가 유출되고 안희정 충남지사, 이재명 성남시장 측이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며 "대세론의 진상이 이런 것인가 씁쓸하다"고 문 전 대표를 비난했다.

    이어 '이명박-박근혜 정부를 미워하면서 결국 그 미움 속에서 자신들도 닮아버린 것 아닌가'는 안희정 지사의 페이스북 글을 낭독하고는 "안 지사와 후보의 핵심 측근들이 문재인 전 대표를 향해 격정을 토로하고 있다"며 "얼마나 맺힌 게 많으면 저럴까 공감한다"고 말했다. 

    국민의당 전국 순회경선이 이틀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사전 선거인단 없는 현장투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신분증을 가진 19세 이상 국민이면 누구나 사전 등록 없이 현장에 와서 투표할 수 있는 제도로 ARS 투표나 배심원단 등 다른 제도보다 보통·비밀·직접·평등의 민주 선거 4대 원칙에 비교적 더 부합한다는 장점이 있다는 평가다. 

    다만 조직 동원 싸움 등으로 투표수 예측이 어려워 현장 관리의 문제점이 있고 대리·중복투표를 막을 마땅한 방안이 없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같은 문제점에 대해 박지원 대표는 "우리 경선은 흥행도 좋지만 안전한, 아름다운 경선을 해야한다"며 "머리가 아프다. 지금 남의 당 얘기할 정신이 없다"고 토로했다.

    박지원 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만약 후보들이 버스를 이용해서 동원하거나, 혹시 점심식사라도 제공하는 등 불미스런 일이 있으면 아름다운 경선 안 될 것 아니냐. 또 과연 우리 컴퓨터 시스템은 제대로 작동을 할 것인가"라며 "어제 민주당의 그러한 사태를 보고 타산지석으로 생각해서 잘해야하는데 큰일"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이날 의원총회에서는 세월호 인양과 연계된 최종 대선 후보 선출일자를 두고 황주홍 최고위원과 장병완 선거관리위원장이 맞붙기도 했다.

    황주홍 최고위원은 최종 경선일을 당초 5일로 했다가 세월호 인양일을 고려해 4일로 하루 앞당긴 것에 대해 "공당의 행사를 매우 불확실한 세월호 인양 문제와 결부지어 번복하고 결정하는 게 과연 자연스러운가"라며 "이제 날짜를 변경한 유일한 원인이 제거됐으니 재논의하거나 5일 선관위의 최종 결정일로 다시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장병완 위원장은 "최종 경선일을 하루 빠르게, 늦게 하는 것으로 국민의 선택이 달라지지 않는다"며 "능력과 경륜을 갖춘 후보자들이 당 선관위 룰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국민 선택을 폭넓게 얻는 문제에 집중해야 한다"고 기존의 4일 방침을 고수했다.